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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전세계 증시서 하루 2천440조원 증발(종합2보)

송고시간2016-06-25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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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증시 급락…안전자산인 국채와 금에 투자 몰려엔·달러 가치 상승 …파운드와 신흥국 화폐 가치 하락무디스, 영국 국가신용등급 하향 조정

(뉴욕·서울=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김경윤 기자 =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으로 유럽은 물론 지구 반대편 금융시장까지 온종일 요동쳤다.

유럽과 미국,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급락해 24일 하루에만 전 세계 주식시장의 시가총액 2조800억 달러(약 2천440조 원)가 증발했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국채와 금에는 투자가 몰렸다.

엔과 달러의 가치는 급등했지만 파운드와 신흥국 화폐의 가치는 떨어지는 등 외환시장에도 충격파가 전해졌다.

국제신용평가사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의 행보를 우려하며 영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 주식시장 출렁…'블랙 프라이데이'

이날 미국 뉴욕증시는 일제히 3∼4%의 급락세로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3.39% 떨어진 17,399.86으로 마감됐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3.60% 내린 2,037.30, 나스닥 종합지수는 4.12% 하락한 4,707.98로 마쳤다.

다우지수와 S&P 지수가 이처럼 떨어진 것은 지난해 8월 중국발 금융시장 요동이 찾아온 이래 약 1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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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주요국 증시도 직격탄을 맞았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지수는 전날보다 무려 8.04% 폭락한 4,106.73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DAX 지수는 6.82% 떨어진 9,557.16,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는 8.62% 떨어진 2,776.09로 마감했다.

브렉시트 진앙인 영국의 경우 '셀 브리튼'(영국 증시 이탈) 현상으로 주가가 폭락하다가 가까스로 낙폭을 줄였다.

FTSE 250지수는 장 초반 11.4%까지 추락해 사상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고, FTSE 100 지수도 9% 가까이 빠지다가 마감 시점에는 3.15% 떨어진 6,138.69로 마무리했다.

브렉시트 결정 직후 일제히 급락한 아시아 증시까지 포함해 S&P의 글로벌 브로드마켓 지수(BMI) 기준으로 24일 하루 전 세계 증시 시가총액 2조800억 달러가 한꺼번에 사라졌다.

브렉시트가 글로벌 저성장을 불러올 것이라는 관측에 따라 국제유가도 내림세를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8월 인도분 가격은 전날보다 4.93% 떨어진 배럴당 47.6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북해 브렌트유 8월 인도분 가격도 전날보다 4.91% 내린 배럴당 48.41달러를 보였다.

국제유가는 전날까지만 하더라도 세계 경제에 대한 낙관 속에 배럴당 50달러를 넘겼지만, 브렉시트 결정으로 급락세로 돌아섰다.

◇ 리스크 회피 심리 급부상…안전자산에 투자 몰려

예상과 달리 브렉시트로 결론 나자 투자자들은 서둘러 위험을 회피하는 전략에 나섰다.

주식 등 리스크가 큰 자산에 대한 투자를 줄이면서 경기 변동에 비교적 덜 영향을 받는 안전자산을 샀다.

금값은 하루에 4.7% 급등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물 금은 전날보다 59.30달러(4.7%) 상승한 온스당 1,322.40달러로 마감해 2014년 7월 이후 최고로 올라섰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금값이 온스당 1,400달러에 근접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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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에도 투자가 몰려 채권가격은 오르고 수익률은 떨어졌다.

독일 국채 10년물의 수익률은 사상 최저인 0.169%까지 떨어졌다.

영국의 10년물 국채 수익률도 1.008%로 낮아져 역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불확실성에 대비해 채권을 사려는 투자자가 몰리면서 채권가격이 올라갔기 때문에 수익률은 떨어졌다.

미국의 10년물 국채도 1.419%를 기록해 사상 최저를 기록했던 2012년의 1.404%에 근접했다.

◇파운드 가치, 30년 최저치로 추락

브렉시트 결정은 외환시장에도 엄청난 충격을 가져왔다.

브렉시트에 따라 경제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는 국가의 화폐 가치가 큰 폭으로 내렸다.

영국의 파운드는 1파운드당 1.3224달러에 거래돼 1985년 이후 가치가 가장 하락했다.

파운드는 이어 올해 최고치인 1.5018달러로 급등했다가 다시 1.364달러로 내려가는 등 급변 양상을 보였다.

결국, 파운드의 가치는 하루에 8%가량 하락했다.

유로도 1유로당 1.0909달러로 내려가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 됐다.

글로벌 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 개발도상국의 화폐도 브렉시트의 파편에 맞았다.

남아공의 랜드가 4.4%, 헝가리 포린트가 3.5%, 멕시코 페소가 3.6%, 폴란드 즈위티가 4.4% 각각 하락했다.

일본 화폐인 엔의 달러 대비 가치는 4% 가까이 급등했다.

엔은 국제 통화 중에서도 안전 통화로 분류되고 있어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에는 인기를 구가한다.

달러는 엔 대비로는 가치가 하락했지만 다른 화폐와의 교환에서는 가치가 올라갔다.

주요국 화폐 대비 달러의 강세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2.5%가량 상승했다.

◇신용평가기관 무디스, 영국 신용등급 '부정적'으로 하향

한편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브렉시트가 영국 경제 전망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영국의 국가신용등급은 기존의 'Aa1'을 그대로 유지했다.

무디스는 "앞으로 수년간 영국은 EU와 교역관계를 재협상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불확실성을 높이고 신뢰도를 낮추며 지출과 투자를 줄인다"고 설명했다.

또 "장기적으로 영국이 EU나 다른 국가와의 교역 협상에서 유리한 내용을 지켜내지 못한다면 영국의 성장 전망은 현재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sungje@yna.co.kr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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