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이 멸종한 것은 암흑물질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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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6.06.15. 오후 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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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물질로 인해 혜성이 충돌해 공룡이 멸종했죠. 서로 다른 존재인 암흑물질과 공룡이 무슨 상관이냐고요? 둘은 상호 연결돼 있습니다."

지난 14일 고려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리사 랜들 하버드대 물리학과 교수(54·사진)는 저서 '암흑 물질과 공룡'의 책 제목을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랜들 교수는 '천국의 문을 두드리며' 등 전작에서 일반인들이 어려워하는 물리학을 쉽게 풀어내 주목을 받았다. 이번에 선보인 책은 은하 탄생에서 태양계 구성까지 우주의 역사를 암흑물질을 중심으로 설명했다. 그는 대중 교양서를 집필하는 것에 대해 "산발적으로 흩어진 아이디어를 모아 논리를 만들어 퍼즐을 푸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물질의 대부분은 원자로 구성돼 있다. 이들 원자는 중력 등 여러 가지 힘을 통해 상호작용하고 있다. '물질'은 우주 전체를 구성하고 있는 것 중 5%를 차지하고 있다. 빙산의 일각이다. 나머지는 암흑물질(26%)과 암흑에너지 등 우리가 아직 관찰하지 못한 것으로 이뤄져 있다. '암흑물질'이란 이름은 전하도 없고 빛과도 상호작용하지 않아 붙은 이름이다. 은하의 움직임을 연구하던 과학자들이 이동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다는 것을 발견했고 은하를 움직이는 힘으로 암흑물질을 제시하며 처음 학계에 알려졌다.

랜들 교수는 6600만년 전 공룡의 멸종으로 이어진 거대한 소행성 충돌의 원인을 암흑물질에서 찾았다. 랜들 교수는 "은하 내 원반은 사실 이중으로 돼 있는데 이 중 하나가 암흑물질로 구성돼 있다"며 "은하계를 공전하는 태양은 이중 원반을 3200만년 주기로 지나가는데 태양계 끝 부분의 천체는 암흑물질의 영향을 받아 궤도를 이탈하면서 불안정해진다"고 설명했다. 이들 천체는 태양계 밖으로 밀려 나가다 안으로 들어오는데 안으로 밀려들어오면서 지구로 향한 소행성 하나가 지구와 충돌해 공룡 멸종으로 이어졌다는 가설이다. 공룡이 역사의 무대에서 퇴장하면서 인간 등 포유류가 지구를 지배하게 됐다.

랜들 교수는 미국의 유명한 드라마인 '빅뱅이론' 출연 사례를 언급하며 암흑물질 찾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엑스트라로 출연했지만 방송 후 날 발견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며 "암흑물질도 우리가 찾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연구를 계속하면 조만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영욱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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