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자 누명’ 시인, 또 극단적 선택 시도
무혐의에도 주변 차가운 시선 여전… SNS에 자살 암시글… 약물 복용
병원 응급실서 치료 받고 귀가
성폭행 누명을 썼던 시인 박진성 씨(39)가 2일 약물 과다복용 상태로 발견돼 병원 치료를 받았다. 박 씨는 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살을 암시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성폭행 무혐의 처분 후에도 정신적 고통을 호소해왔다.
3일 박 씨 가족과 경찰 등에 따르면 박 씨는 2일 오전 대전의 자택에서 정신을 잃은 채 발견돼 충남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다행히 상태가 호전돼 3일 퇴원했다. 박 씨 가족은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위해 폐쇄병동에 입원해야 하지만 지금 격리되면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는 말에 일단 귀가했다”라고 했다. 박 씨는 최근 1년간 이번처럼 약물을 과다 복용해 응급실에 3차례가량 실려 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박 씨는 자신의 SNS에 ‘지쳤다. 결백을 밝힐 수 있는 방법은 하나다. 제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박 씨 아버지(66)는 “무혐의가 밝혀졌지만 아들을 향한 세상의 손가락질이 여전하다”고 말했다. 박 씨 아버지는 “추측성 기사와 악성 댓글에 시달리면서 기존에 앓고 있던 공황장애와 심장발작 등이 악화됐다. 소송도 여러 개 겹치다 보니 몸과 마음이 모두 한계에 도달한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아들에게 내려진) 출고 정지 처분은 그대로인 상태라 더 이상 시집을 낼 수가 없다. 인터넷에 계속 시를 쓰고 있는 아들 모습을 보니 부모로서 너무 가슴이 아프다”라고 호소했다. 출고 정지 처분은 출판사가 이미 출간된 책의 판매 금지를 서점에 요청하는 것이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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