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美시위대에 여론 싸늘… 젊은층도 등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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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시대적 행태” 비판

“전단 뿌리기 ‘北 삐라’ 같아”

文지지층 “태극기 부대 감사”

시위 방치… 경호 소홀 지적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기간 일부 반미·급진 성향 단체 회원이 트럼프 대통령 사진에 소금 뿌리기, 불법 유인물 무더기 살포 등 구시대적 행태를 되풀이하면서 주된 지지층인 젊은이들마저 등을 돌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노(NO) 트럼프 공동행동’(공동행동)은 8일 서울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2번 출구 앞에서 약 500명이 모여 시위를 벌이며 깃발을 불태우거나 트럼프 대통령 얼굴이 새겨진 대형 현수막에 소금을 뿌리고 단체로 현수막을 찢는 등 ‘퍼포먼스’를 했다.

전날 오후 10시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숙소로 이동하는 광화문 광장 쪽 도로를 향해 일부 시위대가 종이컵과 야광봉 등을 불법으로 투척하는 일이 벌어졌다. 경호에 비상이 걸린 경찰은 이례적으로 국빈인 트럼프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의 주행 도로를 급히 변경해야 했다. 경찰이 집회·시위 자유 보장을 우선하다가 중대한 국가행사의 경호가 뒷전으로 밀리면서 위험천만한 상황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중민주당(환수복지당)과 당원들은 ‘전쟁 미치광이! 완전파괴’ 등이 적힌 불법 전단을 서울 곳곳에 뿌리다가 잇달아 경찰에 붙잡혔다. 마포경찰서는 마포구 서강대교 인도에서 트럼프 대통령 방한 반대 현수막을 내걸고 유인물을 배포한 혐의(경범죄처벌법 위반)로 이모(28) 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과도한 반미 선전전에 대한 반응은 싸늘하다. 성균관대생 전모(24) 씨는 트럼프 대통령 비난 유인물 살포에 대해 “삐라(대남전단)를 뿌리는 북한 사람들 같다”며 “촌스러운 행동이고, 저들이 뭘 하든 관심 없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심혈을 기울인 한·미 동맹 외교에 반미 시위가 악영향을 미치는 행동이란 판단에 따라, 문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들이 되레 친미·보수 단체 집회를 옹호하는 모습까지 생겨났다. 포털 사이트에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성조기와 태극기를 흔드는 친미·보수 집회 사진 게시글이 올라오자 ‘문꿀오소리’(문 대통령 열혈 지지자들이 자신들을 킹코브라를 먹어치우는 용감한 동물 벌꿀오소리에 빗대 일컫는 말)를 자처하는 네티즌들은 “오늘만큼은 태극기 힘내! 이문덕(이게 다 문재인 덕)!”이라는 댓글을 줄줄이 달았다.

한 네티즌은 “태극기부대원들이 이렇게 좋아 보이기는 처음”이라며 “열심히 성조기와 태극기를 흔들어 준 덕분에 트럼프가 만족해하며 출국했다고 한다”고 썼다.

김수민·김현아 기자 human8@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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