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 고통 크다” 240번 버스 기사 휴가…경찰 면담서 ‘고소’ 문의도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9월 14일 11시 03분


코멘트
사진=채널A 캡처
사진=채널A 캡처
이른바 ‘240번 버스 사건’ 논란으로 한때 누리꾼들의 맹비난을 받았던 240번 시내버스 운전사 김모 씨(60)가 “정신적인 고통이 크다”고 호소하며 휴직계를 냈지만 회사 측의 만류로 당분간 휴가를 가기로 했다.

김 씨는 지난 11일 오후 6시 27분경 서울 광진구 건대역 정류장에서 건대입구역 정류장을 향해 출발한 직후 여성 승객 A 씨가 “어린 딸이 혼자 내렸으니 버스를 세워 달라”고 요청했으나 정차하지 않고 버스를 운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맹비난을 받았다.

목격자라는 한 누리꾼이 온라인에 “아주머니가 울부짖으며 아이만 내리고 본인이 못 내렸다고 문 열어달라고 하는데 무시하고 그냥 건대입구역으로 갔다”며 김 씨를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고, 이 글이 확산하면서 김 씨가 일방적인 비난을 받은 것.

하지만 이후 온라인에서 아이 엄마의 잘못도 있다는 또 다른 목격담이 제기되고, 서울시가 13일 사건 당시 김 씨가 운수사업법과 도로교통법, 버스 운영 매뉴얼을 준수했다고 결론을 내리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당시 버스는 정류장을 떠난 지 10초가량 지나 4차로 도로의 3차로에 진입한 뒤였기 때문에, 정류장이 아닌 곳에 버스를 세우고 사람을 내리도록 하기는 안전 상 어려웠다는 판단이다.

또한 서울시는 버스와 정류장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 결과 김 씨가 건대역 정류장 정차 당시 A 씨의 딸이 혼자 버스에서 내린 사실을 알 수 없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버스가 출발하고 A 씨가 정차 요구를 한 뒤에야 인지했다는 것이다.

경찰도 12일 김 씨를 경찰서로 불러 면담을 하는 등 조사에 나섰다.

김 씨는 면담을 끝낸 후 이번 논란을 처음 보도한 인터넷 언론을 고소할 수 있는지 문의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김 씨는 자신에게 직접 취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기사를 작성한 점을 문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넷에 김 씨를 비판하는 글을 처음 올렸던 누리꾼은 해당 글을 삭제한 뒤 12일 밤 새로 올린 글에서 “제대로 상황 판단을 못하고 기사님을 오해해서 너무나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기사님을 찾아뵙고 사과드리겠다”고 밝혔다.

누리꾼들은 “손가락 하나로 사람인생 하나 날려버릴 뻔했네”(drea****), “cctv없었다고 생각해봐라. 끔찍하다”(tren****), “잘 알지도 못하면서 현장에서 모든 걸 다 본 거마냥 무책임한 행동에 여럿 죽네”(skyl****), “잘못했으면 버스운전기사가 다 뒤집어 쓸뻔 했네”(pain****)라며 최초 유포자와 이를 확산한 이들을 비난했다.

또한 “좀 객관적이지 못했던 글쓴이와 그 글에 앞뒤 안 보고 닥달한 모든 이가 죄인이요”(newh****), “득달같이 달려들어서 물어뜯고. 어 아니네 죄송하다라. 이미 그 기사분이 받은 상처는?”(ioi2****), “요즘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너무 쉽게 타인을 비방하는 게 아닌지. 정말 진심어린 반성과 사과로 상처입은 기사님의 마음이 치유될 수 있도록 해주세요”(drla****)라며 무분별한 비난을 자제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