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여중생 집단 폭행 가해자가 밝힌 범행 이유 4가지

입력
수정2017.09.05. 오후 3:22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온라인커뮤니티


부산 여중생들이 또래 친구를 폭행해 피투성이로 만든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의 여파가 하루도 지나지 않은 5일 이와 유사한 여중생 집단 폭행 사건이 강릉에서도 일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2달 전 폭행당한 동생의 친언니가 억울함을 호소했다. 언니는 SNS에 "고민 끝에 용기 내서 올립니다"면서 "제 동생 사건도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고 썼다.

피해자 언니는 "처음에는 동생 생각해서 이렇게까지는 안 하려고 했지만 가해자들의 반성 없는 태도와 너무나 당당한 행동들, 정말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잔인한 행동들에 대해 더 이상 참을 수 없었습니다"라고 밝혔다.

온라인커뮤니티


사건은 두 달 전인 7월17일 새벽 3시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피해자와 가해자들은 강릉 경포해변에서 함께 술을 먹고 있었다. 함께 술을 먹다가 그 중 A양이 먼저 피해 학생을 때렸다. 그 자리에서 피해자와 A양은 사과하고 풀었으나 옆에 있던 5명의 학생들이 A양에게 "비켜보라"며 "쌓인 것이 있다"며 폭행을 시작했다. A양은 폭행이 시작되기 전에 먼저 집으로 갔고 친구들에게 "적당히 하고 가라"는 말을 남겼다.

A양이 떠난 뒤에도 폭행이 이어졌다. 학생들은 자리를 옮겨가며 피해자를 구타했다. 몸과 머리에 침을 뱉으며 욕설과 폭행을 했고 피해자 지갑에서 돈을 빼갔다. 날이 밝자 가해자 5명 중의 한 명의 자취방으로 데리고 가 또 폭행했다. '아는 오빠'에게 영상통화를 걸어 때리는 모습을 보여줬고 동영상까지 찍어 단체 채팅방에 올렸다. 사진을 찍어 SNS로 공유하기까지 했다. 옷을 벗기려 했고 성적인 발언도 했다. 그렇게 피해자는 7시간 동안 폭행을 당했다고 한다.

다음날 A양이 피해자의 사진을 보고 가해자들과 피해자가 모여있는 집으로 달려왔다. 그때까지도 가해자들이 술을 먹고 와 계속 폭행을 했다고 한다. 보다 못한 A양은 피해자를 데리고 나와 죽을 먹이려 했지만 가해자들이 옆에서 "돈 아깝게 왜 먹이냐"라고 했다. 피해자의 얼굴을 보면서 "아 쟤 얼굴 봐, 징그러워"라는 말도 했다.

온라인커뮤니티


A양이 피해자를 집에 데려다주려고 하자 가해자 한 명은 피해자에게 "너 집 가면 신고할 거잖아. 그냥 화장실에 묶어놓자"고 말했다. 다른 가해자들이 "그건 아니다"라고 했고 피해학생은 해변 파라솔에서 쉬겠다면서 해수욕장으로 갔다. 피해자는 쓰러졌고, 피해자의 지인이 그를 발견해 병원으로 실려 갔다.

피해자 언니는 "정말 화나는 건 (가해자들은) 아무런 죄의식, 미안한 행동 없이 지금까지도 페이스북에 당당하게 술 먹는 사진과 자기들 사진을 올리면서 너무나 아무 일 없는 것처럼 행동했습니다"하고 밝혔다. 그는 "(가해자들이) 저한테도 협박 문자를 보냈고 주변 사람들한테 '제 동생이 잘못했으니 때렸다'는 말을 하고 다녔다"고도 덧붙였다. 피해자는 현재 정신병원에서 입원치료 중이다.

피해자 언니의 글이 일파만파 퍼지자 가해자 5명 중 한 명은 SNS에 폭행 이유에 대해 설명하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피해학생을 네 가지 이유 때문에 때렸다고 썼다. 1방세를 내지 않았고, 2가해자의 낙태 사실을 친구들에게 알렸고, 3친구를 "돈줄"이라 불렀고, 4술을 마시고 안 마신 척했기 때문이다. 그는 "친구 한 명이 피해학생이 지낼 데가 없어서 재워주기로 했고 방세를 반반 나눠내기로 했었다"며 "근데 피해 학생이 방세 내기로 한 날 자기 짐만 들고 방세를 안 내고 다른 곳으로 갔고, 그 친구 어머님께 심한 욕을 해서 때렸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어린 나이에 임신해서 아기를 낳았다"면서 "자랑도 아니고 소문나는 게 너무 무서워서 타지에서 아기 낳을 때까지 있다가 강릉으로 내려왔는데 소문이 퍼져있었다"고 했다. "피해 학생에게 낙태 전 무섭다고 얘기했는데 그 얘기를 친구들한테 하고 다녔다"며 "너무 실망한 나머지 술기운에 사과할 때까지 때렸다"고 전했다.

다른 가해자들이 폭행한 이유도 전했다. 피해자가 가해자 한 명의 돈을 빼앗아 쓰며 "돈줄"이라고 했고 가해자들은 그 태도에 분노했다고 한다.  술집에서 다 같이 술을 마셨는데 "자기는 술 마셔놓고 안 마신 것처럼 말해서 괘씸했다"는 이유도 있었다고 가해자는 밝혔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

[국민일보 홈페이지] [페이스북]
[취재대행소 왱!(클릭)]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