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측, 뇌물수수 등 18개 혐의 전면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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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과 어떻게 공모했는지 설명 빠져"
유영하 변호사, 檢 주장에 조목조목 반박

재판받는 박근혜 전 대통령/연합뉴스
[서울경제] 뇌물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 측이 23일 검찰의 공소사실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도 “변호인과 입장이 같다”라고 직접 말하며 18개의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의 첫 정식 재판에서 3가지 내용을 문제 삼았다.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및 대기업 출연금을 받았다는 뇌물수수 혐의 동기가 없으며 △최순실과 언제 어디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했는지 공모관계에 대한 설명이 없으며 △형사사건으로서 증거관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유 변호사는 먼저 “검찰 공소장엔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가 어떻게 공모해서 삼성에서 돈을 받았는지 설명이 빠져 있다”며 검찰의 주장을 반박했다. 검찰이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을 ‘경제 공동체’로 봐 최씨가 받은 뇌물에 대해서까지 박 전 대통령에게 혐의를 적용했으면서 구체적인 모의 과정, 범행 과정에 대한 설명은 빠졌다는 것이다.

유 변호사는 또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기금 출연 강요 혐의에 관해서도 “대통령 지시로 재단이 설립됐다는 기본 전제가 틀렸다”고 반박했다. 유 변호사는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지시해서 안종범 전 수석이 전경련을 통해 기금을 모금했다고 하지만, 대통령은 재단 설립을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은 재단 출연과 관련해 직권남용과 강요 혐의를 적용하면서, 대기업들이 출연을 안 하면 세무조사 등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했다고 하지만 어떤 경위로 어떻게 협박과 폭행을 해서 재단 출연하게 했다는 건지 나와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SK, 롯데그룹 측에 뇌물을 요구한 혐의를 두고도 “SK나 롯데 측에서 어떤 부정 청탁도 받은 적이 없다”며 부인했다.

이른바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명단과 관련해서도 “블랙리스트에 대해 어떤 것도 보고받은 적이 없고, 지원 배제시키라고 지시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설사 좌편향 단체에 대해 어떤 말씀이 있다 쳐도 그 말 한마디로 일련의 과정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고 하면 살인범의 어머니에게 책임을 묻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반박했다. 문체부 1급 공무원들에 대한 사직 강요, 현대자동차나 포스코 등에 대한 직권남용 혐의 등도 전부 부인했다. CJ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강요한 혐의도 “조원동 전 경제수석에게 ‘CJ가 걱정된다’는 이야기는 했지만, 이 부회장을 일선에서 물러나게 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유 변호사의 모두진술이 끝난 뒤 재판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피고인도 부인 입장이냐”고 묻자 박 전 대통령은 “네. 변호인과 입장이 같습니다”라고 답했다. /김민제 인턴기자 summerbreez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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