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서 인공지능이 수사 도와 화제

영국 뇌물사건 수사에 인공지능(AI) 로봇이 활용돼 관심을 끌고 있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영국 중대범죄수사청(SFO)은 AI 스타트업 레이븐(Ravn)의 로봇을 활용해 롤스로이스 뇌물사건을 수사했다.

SFO가 이 회사 로봇을 사용한 것은 롤스로이스 뇌물사건이 처음이다. 롤스로이스는 항공기 엔진 등 부품 계약을 따내려고 여러 나라에서 수천만달러 뇌물을 뿌린 혐의를 지난달 인정했다.

영국서 인공지능이 수사 도와 화제

이 로봇은 인간 수사관처럼 문서를 살피고 분류, 요약할 수 있다. 하지만 훨씬 빠르며 인간이 하는 실수도 저지르지 않는다. 레이븐 로봇은 7명의 수사팀이 3000만쪽의 문서를 살피는 것을 도왔다. 하루에 많게는 60만쪽을 훑었다. 덕분에 수사 속도는 훨씬 빨라졌다.

롤스로이스 사건에서 레이븐 소프트웨어는 주로 문서를 기밀인 것과 아닌 것으로 분류해 변호사와 수사관을 돕는 역할을 했다. 이는 인간이 했더라면 몇 개월이 걸렸을 법적 절차다.

SFO는 기록 검토 시간을 줄이기 위해 레이븐의 `AI 형사`를 향후 수사에 활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데이비드 그린 SFO 청장은 “로봇 기술이 기밀 정보 식별을 돕는 자체 지식 기반을 강화할 수 있었다”면서 “인간보다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며 정확하다”고 했다.

데이비드 럼스덴 레이븐 최고경영자는 엑셀이나 워드, PDF, 파워포인트 등의 자료에 있는 단어나 표, 숫자, 그림 등을 뽑아 분류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직원 1만명의 기록에서 여권 번호를 뽑고 싶으면 AI가 여권 사진만으로 자동으로 해준다. AI가 없다면 사진에서 일일이 여권 번호를 적어야 한다”고 말했다.

설립 7년 된 레이븐의 고객은 영국과 미국의 대형 로펌, 영국의 은행과 기업 등이다.

최대 고객 가운데 하나인 영국 통신업체 BT는 비용 절감을 위해 글로벌 부품 계약을 평가하는데 AI 기술을 쓰고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