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 밖'의 한화, 무엇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2016. 5. 16.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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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장민재.

한화는 지난 1일 대전 삼성전을 마칠 때만 해도 주중 5경기를 4승1패로 마치며 반등 신호를 켰다. 그러나 흐름은 오래가지 못했다. 가파른 낭떠러지가 다시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 주말 KIA와 광주 3연전을 모두 내주기까지 2승9패. 시즌 성적은 9승26패까지 밀려있다. 그 사이, 김성근 감독은 허리디스크 악화로 수술대에 오르며 9경기를 결장했다. 퇴원 뒤 자택에서 재활 시간을 갖고 있는 가운데 이번주는 지나야 벤치로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승패 차이가 ‘-17’로 벌어졌다. 올라야할 고지는 더욱 멀어졌다. 고지를 쳐다보는 대신, 적정한 곳에 시선을 두고 묵묵히 걸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면 찾아올지 모를 기회를 기다려야하는 처지다. 한화는 어느 곳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까.

■선발진의 변화
한화는 지난주 연패 속에서도 투수진 운용의 변화를 모색했다. 부진했던 외국인투수 마에스트리를 불펜으로 돌리고, 불펜요원이던 장민재를 선발로 투입했다. 마에스트리는 거듭된 부진에 불펜 대기를 자원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급기야 2군으로 내려갔다. 장민재는 12일 NC전에서 4이닝을 3안타 2실점으로 막고 합격점을 받았다. 장민재는 선발투수로 기회를 더 얻을 것으로 보인다. 이태양 역시 5회를 채우지는 못했지만, 11일 NC전에서 4이닝을 4안타 3실점으로 막고 전보다 안정감을 보였다.

한화의 올시즌 선발 방어율은 7.95. 최악의 수치를 찍어놓은 가운데서도 ‘답’ 없던 선발진을 꾸려갈 여지를 만들었다. 돌아온 에이스 로저스에 우완 송은범을 축으로 이태양과 장민재가 본격적으로 선발진에 가세하면, 앞쪽에서 전보다는 견고한 싸움이 가능해진다. 다른 한자리를 놓고 심수창 또는 제3의 외인투수가 필요하다.

■기로에 선 김태균
김태균은 2001년 프로 입단 뒤 최악의 슬럼프에 빠져있다. 하필이면 주목도가 최고로 높은 시즌, 팀 성적이 바닥까지 떨어진 시즌에 슬럼프가 맞물리면서 심적 압박감은 더욱 커져있다.

김태균은 올시즌 35경기에 나서 타율 2할6푼8리에 1홈런 15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기본 성적도 그간의 평균치를 크게 밑돌지만, 승부처에서 보이는 모습이 김태균답지 않았다. 득점권 타율을 2할7푼(37타수 10안타)으로 올리는 동안 장타가 2루타 1개뿐이었다. 헛스윙 비율이 5.1%에서 6.8%로 증가했는데, 스트라이크존에서 빠져나가는 공에 헛스윙하는 횟수가 늘어난 탓으로 보인다.

일단은 하체가 흔들린다는 게 타격 부진 이유다. 김태균으로서는 타격 밸런스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아직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올해 4번타자로 144타석, 3번타자로 5타석, 5번타자로 4타석에 들어서는 등 한 차례도 중심타선을 벗어나지 않았다. 본인의 노력이 이어지는 동시에, 일시적으로라도 김태균의 타순 이동 등을 고려하는 벤치의 판단이 따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성우 +알파
지난 주말 KIA와 3연전은 한화 팬이라면 스트레스 지수가 정점에 오르는 시리즈였다. 그럼에도 위안을 찾자면, 전체 시즌의 새 힘이 돼줄 새로운 얼굴이 보였다는 것이다. 대졸 프로 5년차인 왼손 외야수 양성우의 가능성이다. 양성우는 지난 9일 NC전 이후 4경기에서 타율 6할(10타수 6안타)를 기록했다. 타석에서 움직임은 더욱 강렬했다. 12타석에 들어서며 상태투수의 투구수 60개를 끌어냈다. 타석당 5개씩으로, 악바리처럼 상대를 괴롭혔다. 주말 KIA전에서는, 좌익수로서 홈 쇄도하는 주자를 잡아내는 송구 능력도 보였다.

고졸 프로 5년차 우투좌타 유격수 하주석 또한 뜨거워지고 있다. 테이크백이 짧게 나오는 하주석은 센터를 중심으로 왼쪽으로 밀어치는 습성이 있다. 이는 장점이자, 단점이었다. 젊은 패기로 당겨서 시원한 타구를 간간이 만들어야 투수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KIA전에서는 4타수 3안타를 때리며 우익선상 2루타와 우중간 안타를 섞었다. 타구방향이 다채로워지고 있다.

한화는 이미 계산 밖으로 접어들어 있다. 분위기 전환을 위해서는 계산 밖의 새 동력이 필요하다. 양성우의 활약으로라도 2군 멤버를 조금 더 면밀히 살필 것으로 보인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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