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증언한 '5·18 북한군 개입설, 말도 안 되는 이유'

배동민 2017. 10. 1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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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 때 북한군 특수부대가 광주에 침투했다'는 주장에 대해 당시 광주 치안을 담당했던 전남경찰국(청) 소속 경찰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11일 전남경찰청이 공개한 '5·18민주화운동 과정 전남 경찰의 역할 조사 결과 보고서'에는 정보형사들이 '말도 안 된다'고 주장한 근거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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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뉴시스】배동민 기자 = '5·18민주화운동 때 북한군 특수부대가 광주에 침투했다'는 주장에 대해 당시 광주 치안을 담당했던 전남경찰국(청) 소속 경찰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무안=뉴시스】 '5·18민주화운동 때 북한군 특수부대가 광주에 침투했다'는 주장에 대해 당시 광주 치안을 담당했던 전남경찰국(청) 소속 경찰들은 11일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사진은 1980년 5월21일 광주 동구 금남로를 가득 메운 시민들. 이날 계엄군은 집단발포를 자행, 수없이 많은 시민들이 쓰러졌으며 항쟁기간 가장 많은 사상자를 냈다. 2017.10.11. (사진=5·18기념재단 제공) photo@newsis.com

11일 전남경찰청이 공개한 '5·18민주화운동 과정 전남 경찰의 역할 조사 결과 보고서'에는 정보형사들이 '말도 안 된다'고 주장한 근거가 담겨 있다.

'광주서 정보과 외근 형사 15명, 정보2과 15명'은 1980년 5월21일 계엄군이 철수한 이후에도 광주 시내에 남아 있었다.

이들은 시내에 나가 지속적으로 시위대의 움직임과 동향을 파악해 보고했다. "현장에 밀착된 근무를 해 누구보다 상황 파악이 정확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18일부터 계엄군이 들어오는 전 과정의 현장에 있었지만 관계 기관이나 현장 경찰끼리도 북한 관련 첩보는 전혀 없었다.

당시 전남경찰국 정보과 대공분실에서 근무했던 경찰관은 '안기부에서 공작비, 활동비, 수사비 등이 모두 나왔다. A급 공작(간첩 검거 공작)도 해야 했다. 공작비가 아니라 실적 때문에 없으면 억지로 만들기도 했는데 북한군이 나왔다는 첩보가 있었으면 완전 A급 공작이 되는데 그것을 그냥 넘어갈 대공형사가 어디 있겠나'라고 전했다.

전남경찰국 인사계장도 '말도 안 되는 소리다. 600명이나 내려왔는데 경찰이 모를 수 없는 일이다. 설령 당시 몰랐을 지라도 나중에라도 파악이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직원은 '당시 경찰보다 정보력이 강했던 보안사나 정보부에서 북한군이 들어왔다면 그 사실을 인지했을 것이고, 인지했다면 어떻게든 경찰에 지시해 소정의 조치를 하게 했을 것'이라고 북한군 침투설을 일축했다.

실제 현재까지 공개된 군 자료 등 어떤 문서나 기록에도 5·18 당시 북한군 600명이 침투했다는 내용은 없다.

오히려 시민들이 간첩으로 의심되는 사람을 목격했다며 경찰에 신고한 기록과 증언이 나왔다.

5월24일 광주 서부경찰서 상황일지에는 '15:40 농성동에서 주민들이 경장 강경섭을 붙잡아 차에 태워 어디로 가버렸음. 16:15 경장 강경섭을 간첩으로 오인해 체포 후 집에 가서 주민등록증 확인 후 석방'이라고 기록돼 있다.

같은 날 화순경찰서 상황일지에도 '00:15분경 신고자의 거동수상자 출현 신고에 따라 군부대와 합동 수색한 결과, 보성군 벌교읍 벌교리에서 2명을 발견했으나 대공상 용의점 없음으로 확인됨'이라고 적혔다.

'나주와 화순 등지에서 시민군들이 간첩용의자를 잡아 경찰에 신고·인계했고 서부서 강경섭이 간첩으로 오인 받아 끌려간 사실 등 시민군들이 당시 대공 용의점을 가진 사람을 내부적으로 적발하는 활동을 펼쳤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에 대해 전남 경찰은 "국가안전기획부가 작성한 '광주사태 상황일지 및 피해 현황'은 시민군의 세세한 활동까지 시간대별로 기재될 정도로 상세한 기록이지만 북한군 내용은 없다"며 "5·18 직후 어떤 기록에서도 확인할 수 없는 '북한군 개입설'은 5·18의 역사적 의미를 훼손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gugg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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