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영의 PSY] 91세 송해가 기자들에게 해명+사과한 사연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7.09.06 17: 49

91살 송해가 당황했다. 직접 마이크를 잡고 긴 해명까지 불사했다. 행사를 마친 후에는 기자들에게 다가와 행사의 미흡함을 사과했다. 서로가 민망한 상황이 발생한 셈이다. 
6일 오후 1시 30분, 강남구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에서 '제1회 송해 가요제'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주인공 송해를 비롯해 후배 가수인 박상철, 유지나, 이애란 등과 제작진 및 관계자들이 나란히 카메라 앞에 섰다. 
먼저 송해는 "오랫동안 마이크를 잡고 방송했지만 이렇게 즐겁고 흥분되기는 처음"이라며 "소리없이 돌아가시는 분들을 곁에서 보면 마음이 아팠는데 70년간 받은 관심과 사랑에 대해 보답하고자 한다"며 '송해 가요제' 취지를 밝혔다. 

'송해 가요제'는 송해길보존회가 주최하고 종로구가 함께 만드는 행사다. 지난 3일 1차 예선에 이어 오는 10일 추가 예선을 진행, 18팀을 선발해 17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특설무대에서 본격적으로 가요제가 열린다. 
송해는 오래도록 '전국 노래자랑'을 진행하면서 느낀 노래의 즐거움을 강조했다. 대한민국 역사와 함께 발전하고 국민에게 힘을 주는 우리 가요에 대한 관심이 점차 줄어드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모든 가요인에게 힘을 주고 싶다고 했다.  
취지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하지만 행사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더 이상 들을 수 없었다. 사회자는 포토타임을 강조하며 취재진의 질의를 넘어가려 했다. 가요제에서 송해의 역할이 뭔지 제대로 설명 듣지 못한 취재진은 어리둥절할 수밖에. 
심지어 제작진은 취재진의 질문에 "말해줄 수 없다", "당일 현장에서 확인하시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기자석이 술렁거리자 송해가 급히 마이크를 잡고 제작진의 답변을 해명했고 아직 확정된 바 없지만 자신이 MC나 심사 등 여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찝찝해하는 취재진을 뒤로하고 '내빈들'은 송해와 사진 찍기에 바빴다. '제1회 송해 가요제' 기자회견 현수막을 배경으로 너도나도 송해와 인증샷을 찍어댔다. 취재진 뒤에 멀뚱멀뚱 앉아 있던 신인 걸그룹도 나와 송해와 단체사진을 촬영했다. 
결국 송해는 긴 포토타임을 마친 뒤 남아 있는 기자들에게 다가왔다. 예선이 아직 남아 있고 이번이 행사 처음이라 아직 부족한 게 많다며 좋게 봐 달라고 당부했다. 질의가 있어도 행사가 아직 기획 준비 상태라 답변이 부실하니 양해를 부탁했다.  
웃고 있었지만 서로가 민망한 상황이었다. 이런 와중에도 관계자들은 단상에 올라 연신 카메라 셔터만 눌러댔다. 취재진보다 더 많은 '내빈들' 덕분에 웃지못할 촌극이 벌어졌다. 여전히 '송해 가요제'에 대한 궁금증은 해소되지 않았는데 말이다. 
어찌 됐든 오는 17일 광화문에서 '제1회 송해 가요제'가 열린다. 후배가수들은 송해 만큼 가요제 역시 장수하길 바란다고 덕담했지만 글쎄다. /comet568@osen.co.kr
[사진]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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