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리의 솔.까.말] 샘해밍턴 저격한 황현희, 역효과 낸 '한심한' 일침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개그맨 황현희가 난데없이 ‘인종차별적 개그’를 지적한 샘 해밍턴의 발언을 반박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를 향한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황현희는 22일 자신의 SNS에 샘 해밍턴을 향한 글을 남겼다. 개인적으로 연락하려 했지만 “형의 말하는 방식이 잘못되어서 공개적인 자리에 글 올릴게”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황현희는 “단순히 분장한 모습을 흑인 비하로 몰아가는 형의 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는 어떻게 해석이 되냐면 영구, 맹구라는 캐릭터는 자폐아들에 대한 비하로 해석될 수 있고, 예전에 한국에 시커먼스라는 오랫동안 사랑받았던 개그란 것도 있었어. 그럼 그것도 흑인 비하인건가?”라고 반문했다.
또 “이런 식으로 풀어가자면 형이 지금 하고 있는 '슈퍼맨이 돌아왔다'라는 프로그램은 아이들과 좋은 곳에 가고 맛있는 거 먹이는 모습이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한 부모들에겐 내 아이에겐 저렇게 해주고 싶어도 해줄 수 없어서라는 상대적 박탈감을 주는 프로그램이야…라고 해석될 수도 있어. 하지만 프로그램이나 형의 의도는 저런 게 아니잖아. 한심하다는 표현은 적절치 못했다고 생각해”라는 생각을 전했다.
해당 글은 삭제된 상태. 하지만 네티즌들이 이 글을 퍼나르며 황현희가 논란의 중심이 됐다. 이와 함께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 측이 홍현희의 해당 클립을 삭제하고 사과의 뜻을 전하며 일단락 된 듯 보였던 ‘흑인 비하 논란’도 다시 불이 붙었다.
물론 황현희가 어떤 의도에서 이런 글을 남겼을지는 짐작할 만 하다. 후배 개그맨이 비난의 대상이 된 것이 마음 아팠을 수도 있고, 샘 해밍턴이 홍현희를 두고 “진짜 한심하다!”며 강하게 비판한 사실이 서운했을 수도 있다. 그것도 아니면, 황현희가 올린 글에서 엿볼 수 있듯 과거의 사례를 떠올리며 개그니까 별 문제 없다고 생각했을 지도 모른다. 그나마 좋게 해석하자면, 문제점은 인식하지만 “한심하다”고 말한 것은 너무 심했다는 뜻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의도가 무엇이든 크게 잘못 생각한 듯 하다. 과거에는 다수의 사람들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아무 말 하지 않았던 것 뿐, 인종차별적 개그를 해왔다고 해서 현재에도 그것을 ‘그래도 되는 일’이라고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문제점을 인식했다면 그리고 의식 수준이 성장했다면 과오를 반복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다시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외국에서 찢어진 눈 분장을 하고 동양인을 희화화하며 개그를 해도 웃어넘길 수 있을까. 이를 비판한 사람들에게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황현희의 섣부른 말이 자신은 물론 홍현희에게도 ‘한심한’ 일로 되돌아오고 말았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SBS 방송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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