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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 '유커만 바라봤는데…' 얼어붙은 관광업계

[집중취재] '유커만 바라봤는데…' 얼어붙은 관광업계
입력 2016-12-14 20:29 | 수정 2016-12-14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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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우리나라에 오는 중국인 관광객 유커가 넉 달째 줄고 있습니다.

    사드 배치가 결정된 지난 7월부터입니다.

    이 와중에 중국 당국이 저가여행 근절책을 내놓으면서 우리나라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는데요.

    제주와 명동 등 주요 관광지가 직격탄을 맞고 있지만 회복될 기미도 없다고 합니다.

    정준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푸른 바다와 기암이 어우러진 제주 용두암.

    용을 신성시하는 중국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지만 주차장은 비었고, 단체 관광객들도 별로 눈에 띄지 않습니다.

    [제주 주민]
    "작년에는 (자리가 없어서) 이런 데 차 못 세웠어요. (중국인이) 엄청 많았었는데 지금 뚝 끊겼어요."

    유커들을 태운 버스들이 늘어섰던 성산 일출봉 인근 상인들도 울상입니다.

    [식당 종업원]
    "중국인들은 10월부터는 거의 안 와요. 저희가 느끼기로는 (예전의) 3분의 1수준…."

    [관광버스 기사]
    "(운행하는 버스가) 한 30%? 노는 차들 엄청 많아요. 3분의 2는 줄었다고 봐야죠."

    유커들을 볼 수 있는 건 예약 관광객으로 버티는 대형 면세점 정도.

    [인찌엔셔/중국인 관광객]
    "사드 배치는 한중 우호관계를 해치는 일이라서 (중국인들이) 잘 안 오는 것 같습니다."

    '한류 패션의 중심지'로 불리던 동대문 의류도매상가에도 찬바람이 붑니다.

    [동대문 상인 A]
    "(중국인) 전혀 안 와요. 매상이 어딨어요. (하루에) 하나 두 개 팔고 가는데…."

    중국 현지 통관이 안 돼, 어렵게 주문받은 물량을 보내지 못하는 상인들은 발만 동동 구릅니다.

    [동대문 상인 B]
    "(매출이) 100%에서 80%가 줄었다고 보면 되죠. 무역 보내면 거기서 못 나간다고…."

    저가 단체관광으로 유커들의 실망감이 커진 즈음에 외교 악재까지 겹친 상황.

    그런데 그나마 찾아오는 여행객들을 상대로 한 싸구려 관광은 여전히 판을 칩니다.

    4인당 찌개 하나에 반찬 몇 가지가 전부인 관광식당에,

    [관광버스 기사 B]
    "부대찌개 같은 걸로 주는데 (한국 사람들은) 먹으라고 해도 못 먹어요. 어떤 중국사람은 토하기도 하고요."

    손님들을 반강제 쇼핑으로 내모는 업체들은 당국의 단속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김남수/관광산업정상화운동본부 국장]
    "제주 지금 4박 5일 들어오는 게 16만 원, 17만 원인데 전부 물건 파는 데로 가는 거예요."

    [허밍/중국인 관광객]
    "관광 중에 단체쇼핑이 너무 많고 별로인 것 같아서 좀 줄였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중 유커 비중은 해마다 늘어나 현재 48%, 지난해 쓰고 간 돈만 15조 원에 달합니다.

    관광산업을 사실상 유커가 떠받치고 있어 감소로 인한 타격이 더 큰데, 실제로 "중국 정부가 마찰을 빚고 있는 주변국들에게 유커를 무기로 인해전술을 펴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유커만 바라보다가 개인 여행객 유치나 관광객 국적 다변화에는 소홀했던 업계.

    겹치는 악재로 사라진 유커에 어느 때보다 춥고 긴 겨울을 맞게 됐습니다.

    MBC뉴스 정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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