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말에나 '지진' 발송대상 포함
국민안전처가 경주 지진 발생 이후 뒤늦게 긴급재난문자(Cell Broadcasting Service; CBS) 체계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과 개선에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19일 국민안전처(이하 안전처)에 따르면 긴급재난문자 발송 기준에는 아직도 '지진'이 포함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태풍·호우·홍수·대설·폭염 등의 재난에 대해서는 주의보·경보 문자를 발송하도록 돼 있지만 지진은 기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7월 5일 울산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5.0 지진에도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되지 않자 당시 박인용 안전처 장관은 "지진도 긴급재난문자 발송 기준에 포함할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관련 작업이 아직도 마무리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난 사태의 경우 골든타임 확보가 관건인데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12일 밤에 일어난 관측 이래 최대 규모인 5.8 수준의 경주 지진의 경우 재난문자는 첫 지진 발생 후 9분이나 지나 발송됐다. 또 발송 대상 지역도 한정적이어서 이를 받지 못한 수도권 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앞서 부산 지역에 호우경보가 내려졌던 지난 2일 밤에는 서버 오류로 100여통의 긴급재난문자가 5초 단위로 반복 발송됐다. 이에 2만여명의 시민은 긴급재난문자 메시지를 확인했는데도 휴대전화가 쉬지 않고 울리는 '문자 폭탄'에 시달렸다.이와 관련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난 6월 '우리나라 지진대응관련 주요현황과 개선과제'라는 보고서를 내고 지진 발생시 재난문자 미발송 문제를 지적했다. 실제로 7월 울산 동쪽 해역에서 역대 5위급 지진이 발생했을 때에도 안전처의 긴급재난 문자는 무려 18분이나 지나 발송됐다. 당시에는 지진 발생 날짜도 틀렸다. 이에 대해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이재정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약속 두 달이 지나도록 규정조차 변경하지 않는 등 소 잃고 외양간도 안 고치는 전형적인 전시행정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안전처의 안일한 대응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자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개선을 추진키로 했다. 우선 지진을 긴급재난문자 발송 기준에 포함하는 작업은 울산 지진 직후부터 추진해 다음달 말까지는 완료할 계획이다. 안전처 관계자는 "현재 개정 내용을 담은 '재난문자방송기준 및 운영규정'에 대한 의견조회 및 부패영향평가가 진행 중"이라며 "행정예고와 심사의뢰, 개정발령을 10월 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지진 규모에 따른 문자 발송 대상 지역 범위 확대 필요성도 제기된다. 안전처는 경주 지진 당시 규모 5.0의 첫 지진에는 120㎞, 본진인 규모 5.8 지진에는 200㎞ 반경에 대해서만 문자를 발송한 점에 대해 사전 시뮬레이션을 통해 내부적으로 정한 기준에 따른 것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진동을 느낀 수도권은 포함되지 않아 불안이 가중됐다는 점에서 기준 변경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이밖에 부산 호우 경보 시 발생한 대량 발송 문제나, 지진 발생 시 일부 가입자에게 발송이 늦었던 점 등에 대해서도 이동통신사 등 관련 주체가 포함된 운영협의회를 통해 원인 분석을 거쳐 통신 데이터량(트래픽) 분산과 고도화 등 개선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재운기자 jwlee@dt.co.kr
19일 국민안전처(이하 안전처)에 따르면 긴급재난문자 발송 기준에는 아직도 '지진'이 포함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태풍·호우·홍수·대설·폭염 등의 재난에 대해서는 주의보·경보 문자를 발송하도록 돼 있지만 지진은 기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7월 5일 울산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5.0 지진에도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되지 않자 당시 박인용 안전처 장관은 "지진도 긴급재난문자 발송 기준에 포함할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관련 작업이 아직도 마무리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난 사태의 경우 골든타임 확보가 관건인데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12일 밤에 일어난 관측 이래 최대 규모인 5.8 수준의 경주 지진의 경우 재난문자는 첫 지진 발생 후 9분이나 지나 발송됐다. 또 발송 대상 지역도 한정적이어서 이를 받지 못한 수도권 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앞서 부산 지역에 호우경보가 내려졌던 지난 2일 밤에는 서버 오류로 100여통의 긴급재난문자가 5초 단위로 반복 발송됐다. 이에 2만여명의 시민은 긴급재난문자 메시지를 확인했는데도 휴대전화가 쉬지 않고 울리는 '문자 폭탄'에 시달렸다.이와 관련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난 6월 '우리나라 지진대응관련 주요현황과 개선과제'라는 보고서를 내고 지진 발생시 재난문자 미발송 문제를 지적했다. 실제로 7월 울산 동쪽 해역에서 역대 5위급 지진이 발생했을 때에도 안전처의 긴급재난 문자는 무려 18분이나 지나 발송됐다. 당시에는 지진 발생 날짜도 틀렸다. 이에 대해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이재정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약속 두 달이 지나도록 규정조차 변경하지 않는 등 소 잃고 외양간도 안 고치는 전형적인 전시행정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안전처의 안일한 대응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자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개선을 추진키로 했다. 우선 지진을 긴급재난문자 발송 기준에 포함하는 작업은 울산 지진 직후부터 추진해 다음달 말까지는 완료할 계획이다. 안전처 관계자는 "현재 개정 내용을 담은 '재난문자방송기준 및 운영규정'에 대한 의견조회 및 부패영향평가가 진행 중"이라며 "행정예고와 심사의뢰, 개정발령을 10월 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지진 규모에 따른 문자 발송 대상 지역 범위 확대 필요성도 제기된다. 안전처는 경주 지진 당시 규모 5.0의 첫 지진에는 120㎞, 본진인 규모 5.8 지진에는 200㎞ 반경에 대해서만 문자를 발송한 점에 대해 사전 시뮬레이션을 통해 내부적으로 정한 기준에 따른 것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진동을 느낀 수도권은 포함되지 않아 불안이 가중됐다는 점에서 기준 변경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이밖에 부산 호우 경보 시 발생한 대량 발송 문제나, 지진 발생 시 일부 가입자에게 발송이 늦었던 점 등에 대해서도 이동통신사 등 관련 주체가 포함된 운영협의회를 통해 원인 분석을 거쳐 통신 데이터량(트래픽) 분산과 고도화 등 개선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재운기자 jwle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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