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에에에엥 넘모 감사해요.”
일명 ‘팀장님 만화’로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화제를 모은 작가 ‘이 대리’가 스포츠경향을 통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모은 ‘팀장님 만화’는 직장 상사와 있었던 에피소드를 그린 웹툰이다. ‘팀장이랑 종합격투기 한달 다닌 만화’ ‘팀장님 너무 잘 속는 만화’ ‘팀장님 만화 들켜서 팀장님한체 쫓긴 만화’ 등 여러 편으로 구성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웃긴대학과 디시인사이드 카툰-연재 갤러리 등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졌으며, 편당 수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몰이를 이어갔다.
팍팍한 현실과는 대비되는 말랑말랑하고 따뜻한 캐릭터, 친근한 그림체로 인기를 얻은 이 웹툰은 누리꾼들로부터 “헬조선에서 보기 드문 부드러움” “사람이 궁금한 만화” “마치 상사와 연애하는 듯한 따뜻함과 달달함” “만나보고 싶은 직장상사” 등의 반응을 얻었다. 또 “호에에에에엥” “넘모” “임마~” 등 등장인물들의 말투도 온라인 커뮤니티를 정복했다.
그러나 이 웹툰은 최근 급작스럽게 완결했고, 많은 누리꾼들은 아쉬움을 표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서 ‘내엉덩이가너무…’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팀장님 만화’ 주인공을 29일 서면으로 만났다.
-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몇몇 누리꾼은 중년으로 알고 계신데요. 20대 중반 남성, 중소기업 통신관련 업체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 ‘팀장님’을 연재하게 된 계기는.
“어릴 적부터 뜬금없는 생각이 떠오르거나 필기할 때 그림으로 그리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팀장님’ 만화를 그림일기처럼 그려놓고 잊고 있다가 자주 다니는 커뮤니티 사이트에 ‘뜬금없이’라는 제목으로 올렸는데요, 그 뒤 반응이 좋아 회사를 배경으로 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올리면 어떨까 싶어서 그리게 됐습니다”
- 최근 연재 종료를 암시하는 만화를 그렸는데,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더라. 종료 이유는.
“주인공인 팀장님을 비롯해 주위 사람들이 서서히 알게된 것도 이유이지만… 지금이 딱 적당하다 싶었습니다”
- ‘팀장님’ 시리즈 연재 중 가장 기억이 남는 독자 반응은.
“제일 많이 받았던 질문이기도 하면서 인상 깊었던 질문은 ‘(팀장님과)사귀는 사이 아니냐’ ‘결혼해라’라는 것이었습니다. 질문을 받고 나서 졸고 있는 팀장님을 쳐다봤는데, 콧수염을 보고 우정에 금이 갈 뻔 했습니다. 사랑이 아닙니다. 우정입니다…”
대한민국에서 부하직원에게 직장상사는 ‘스트레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포털사이트에 ‘직장 상사’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직장상사 스트레스’ ‘직장 상사와 전 남자친구의 상관관계’ ‘직장상사 관리법’ ‘직장상사 생존 보고서’ ‘날마다 스트레스를 주는 직장상사에게’ 등의 연관검색어가 뜬다. 그러나 이 만화에 등장하는 두 사람은 다르다. 누리꾼들은 만화에 등장하는 주인공 팀장님과 대리(작가 본인)를 두고 ‘헬조선에서 보기 드문 직장상사와 관계’라고 평한다.
-실제로 팀장님과 본인(작가)의 관계는 어떤가.
“팀장님은 실제로도 유쾌하신 분입니다. 같이 있으면 주변사람들까지 유쾌하게 만들어 신기할 정도예요. ‘어떻게 의식의 흐름이 저기까지 닿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뜬금없는 생각을 하실 때도 많습니다. 워낙 종잡을 수 없어서 만화로 그리지 못한 여러일 들도 많습니다. 또 굉장히 감정에 충실하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분이예요. 팀장님과 저는 직급상 팀장과 대리지만, 그 이상의 관계라고 생각하고요.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사랑이 아닙니다. 우정입니다 ㅠㅠ”
- 캐릭터와 실제 인물의 싱크로율은 얼마나 되나.
“저는 잘 모르겠는데, 팀장님 만화에서 윤희씨(직원)에게 들킨 이유가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팀장님 캐릭터 생김새’ 때문이었습니다.”
- 팀장님과 회사 직원들에게 만화가로서의 정체를 들키는(?) 장면이 있다. 어떤 심정이었나.
“만화 속 ‘윤희씨… 그만둬… 제발… 거기까지… 그만하란 말야, 임마!’ 대사 그대로였습니다. ‘이제 어떻게 되는 거지’하는 생각이 들었고, 난감해하고 있을 때 만화에서처럼 팀장님이 연약한 헤드락으로 용서해주셨습니다.”
- 에피소드나 캐릭터 외에도 상황묘사도 상상 초월이다. 어둠 속에서 말 거는 팀장님을 소싸움에 비유하는 장면이 특히 인상 깊었는데, 그런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나?
“웃음을 참다 벌렁거리는 팀장님의 코에서 버팔로를 떠올리는 장면을 말씀하시는 것 같네요. 이상하게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평소에도 이런 생각을 자주 합니다. 그 장면은 상상이 아닌 실화예요. 실제로 사무실에 몰래 숨어있다가, 저 생각 때문에 들켰습니다”
- 디시인사이드에서 ‘내 엉덩이가 너무…’ 라는 닉네임을 사용 중인데 카연갤에서 ‘고정닉’을 만들지 않은 이유가 있나. ‘엉덩이’ 닉네임을 고집한 이유는.
“따로 만들지 않은 이유는 없고요. 아이디에 ‘내 엉덩이가 너무 ~해’를 고집한 이유는 실제로 제 엉덩이가 그 정도로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죄송합니다.”
- 누리꾼 사이에서 많은 인기를 얻었는데 작가로 데뷔할 계획은 없나.
“정말 생각해 본 적도 없었고, 그림체가 그림체인지라 그저 이렇게 만화를 봐주시는것만으로도 너무 신기하고 감사합니다. 그림은 한 번도 배운 적이 없어서 만화를 그릴 때마다 마우스로 일일이 그리는데, 이런 그림이어도 좋은 댓글 달아주시고 한번이라도 봐주신 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인사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팀장님’ 시리즈를 사랑해 준 독자들에게 한마디.
“마지막 만화에도 그렸듯이, ‘헬조선’이라는 단어를 보고 굉장히 공감도 가고 마음도 아팠습니다. 한국사람은 울때도 헬헬 거리면서 운다는 농도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힘들 때 가끔 인터넷에서 보는 재밌는 자료나 만화들처럼 잠깐이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싶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제 만화를 봐주시고 좋아해주신 분들 덕분에 제가 더 웃음지을수 있는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팀장님만화를 봐주신 분들에게 한마디 하면 ‘호에에에엥, 넘모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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