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새벽 칸 뤼미에르 대극장 안의 풍경. 스크린에서 영화 <부산행> 상영 직전 연상호 감독 이하 배우 공유, 정유미, 김수안 등이 레드카펫을 걷고 있는 모습이 나오고 있다.

14일 새벽 칸 뤼미에르 대극장 안의 풍경. 스크린에서 영화 <부산행> 상영 직전 연상호 감독 이하 배우 공유, 정유미, 김수안 등이 레드카펫을 걷고 있는 모습이 나오고 있다. ⓒ 이선필


 14일 새벽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영화 <부산행> 상영이 끝나고 퇴장하던 공유가 관객들의 요청에 함께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14일 새벽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영화 <부산행> 상영이 끝나고 퇴장하던 공유가 관객들의 요청에 함께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 이선필


4일 차를 맞은 제69회 칸영화제의 자정은 <부산행>이 밝혔다. 13일 밤 11시 20분(현지 시각) 칸 뤼미에르 대극장 앞 레드카펫 행사를 시작으로 <부산행>을 보러온 관객들이 하나둘 모였다. 국내에서도 공개된 적 없는 월드 프리미어 상영이기에 영화인들의 관심이 높았다.

지난 9일 국내 예고편만 공개된 상태에서 좀비물 내지는 재난 스릴러 장르라고 예상만 했을 뿐 막상 그 만듦새나 주제의식에 대해선 다들 생각하는 바가 달랐다. 특히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 <사이비>로 잘 알려진 연상호 감독의 첫 실사 영화라는 점에서도 궁금증이 모였던 상황.

막상 관객에게 공개된 작품은 스릴러 요소와 함께 주제의식도 명확한 상업영화에 가까웠다. 정상인과 좀비 사이에서 공포에 떠는 인간 군상을 잡아내면서 누군가는 악인으로 누군가는 선인으로 분류되는 지점을 흥미롭게 그렸다.

뤼미에르 극장을 메운 관객들은 대체로 <부산행>을 오락영화로 즐기는 모양새였다. 등장인물이 궁지에 몰리거나 일부 캐릭터가 극적 반전을 위해 몸을 던질 때 여러 차례 박수로 화답했다.

이런 관람 풍경은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칸영화제의 전통 중 하나다. 기립박수 역시 마찬가지다. 뤼미에르 대극장이 경쟁 부문 및 주요 부문 초청작을 상영하는 상징적인 공간인 만큼 상영 직후 기립박수는 하나의 예우이자 관례로 자리 잡았다. <부산행> 상영 직후도 이와 다르지 않은 풍경이 나왔다.

현지시각 새벽 2시 6분경 영화가 끝나고 크래딧이 올라가자 관객들은 일제히 기립해 박수를 쳤다. 상영관 정중앙에 자리에 앉은 연상호, 공유, 정유미, 김수안 등이 이에 화답하며 손을 흔들기도 했다.

통상 10분 정도 기립박수를 치는 것을 고려할 때 <부산행> 역시 이에 버금가는 박수가 나왔다. 영화 속에서 펀드 매니저 석우(공유 분)의 딸로 분한 김수안은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을 흘렸고, 카메라가 이를 잡아 스크린에 비추자 관객들이 더욱 뜨겁게 환호하기도 했다.

<부산행>은 적절한 유머와 적당한 긴장감이 어우러진 작품이었다. 상영 직후 <오마이스타>와 만난 한 50대 남성 관객은 "나쁘지 않았다(not bad)"고 평하며 "임산부(정유미 분)의 남자친구로 나온 덩치 큰 배우(마동석 분)가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영화 <부산행> 스틸컷

영화 <부산행> 역시 10분 가량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사진은 <부산행> 스틸컷. ⓒ NEW


 영화 <부산행> 스틸컷

칸 영화제에서 만난 어느 관객은 "덩치 큰 남자 배우가 인상적이었다"고 답했다. 사진은 영화 <부산행> 스틸컷. ⓒ NEW


20대의 두 여성 관객은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이었다"며 "가족의 사랑을 말하는 주제 역시 공감이 갔다"고 평했다. 스위스 출신의 한 30대 여성은 "한국에서 온 작품이기에 유럽에선 예술적 요소가 있는 걸로 받아들여질 것"이라며 "영화가 감동적이었고 웃을 수 있는 포인트도 있었다, 특히 전반적으로 무서웠다"고 답했다.

이 스위스 여성은 공유가 한국에서 어떤 배우인지 묻기도 했다. "톱스타"라는 답에 만족한 듯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또 다른 작품을 보고 싶다"고 전했다.

일부 관객들의 반응이지만 종합해보면 연령대 별로 영화를 받아들이는 정도가 다를 것으로 보인다. 중년층보다는 젊은층이 환호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특유의 가족주의, 교육열, 정부에 대한 불신이 담겨있는데 공감이 되던가"라는 질문에 대부분 "보편적인 가족애는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답했다.

<부산행>을 시작으로 14일엔 또 다른 한국영화이자 경쟁부문 진출작인 <아가씨>가 공개된다. 저녁 공식 상영에 앞서 <아가씨>는 기자 시사를 가진 후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영화 <부산행> 스틸컷

영화 <부산행> 영문 포스터. ⓒ NEW



부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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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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