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산 여중생 가해자에게도 '칭찬일색'...말뿐인 선도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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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7.09.17. 오전 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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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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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충격적인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 가해자들이 사건 전부터 선도 대상 학생으로 지정됐지만 관리 자체가 허술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YTN이 입수한 보고서를 보면 가해 학생들에 대한 평가는 칭찬 일색이었고 담당 경찰관은 규정과 달리 단 한 차례도 연락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광렬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1시간 반 넘게 한 살 터울의 여중생을 백여 차례 폭행한 부산 10대 여중생들.

피해자를 피투성이로 만든 사진을 SNS에 올리는 등 어른 못지않은 잔혹함이 드러나면서 소년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습니다.

YTN 취재 결과 가해 학생들이 폭행 사건 전에 선도 프로그램을 받았지만 과정과 결과 모두 엉터리였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범행 40여 일 전에 선도프로그램을 받은 결과 통보서입니다.

학생들을 특정 단체에 위탁해 집단상담과 미술치료, 법 교육 등을 진행한 결과인데 이 결과는 관계 기관에 통보됐습니다.

평가는 칭찬 일색이었습니다.

참여 태도는 전체적으로 '적극적'이었고, 미술치료에도 성실히 참여했으며 "당면한 문제도 해결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서로 다른 네 명이 1박 2일, 10시간 가까이 교육을 받았는데도 평가 결과는 마치 복사한 듯 판박이였다는 겁니다.

토씨 하나 다르지 않아 부실 평가 의심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경찰 관계자 : 교육 자체가 단체로 우선 이루어지고, 애들이 특별한 문제가 없다 보니까 그렇게 나왔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나중에 (검찰이나 법원에서) 애들 처분할 때 참고하라고 보내주는 거죠.]

문제는 또 있습니다.

경찰 메뉴얼에는 선도 대상 학생들에게 6개월 동안 학교전담경찰관이 한 달에 한 차례 이상 연락하게 돼 있습니다.

하지만 가해 학생들이 선도대상으로 지정된 이후 연락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경찰 관계자 : 통화도 안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 애들 연락처를 가지고는 있었죠. 중간에 방학도 끼고 그때까지는 특별히 문제가 없어 보였으니까…. 교육받는 애들 전부 다를 저희가 계속 그렇게 할 수는 없는….]

이처럼 허울뿐인 관리가 진행되는 동안 충격적인 폭행 사건이 발생한 겁니다.

[김영진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습관화 되고 축적이 되서 더 큰 폭력으로 이어지거든요. 중간에 끊어주는 것이 선도프로그램인데….교육부와 경찰청에 정확한 시스템과 의무규정 조항을 둬서 사건을 예방하고….]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 이후 정치권에서는 여론에 편승해 처벌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사후적인 처벌 강화에 앞서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제대로 된 선도 프로그램이 먼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YTN 박광렬[parkkr082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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