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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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다 내 아들'…야구 전설 최동원 어머니, 아들 동상의 손 잡고 그리움 달래

한국시리즈에서 혼자 4승을 따낸 유일한 프로야구 투수가 있다. 현역 시절 강속구를 날렸던 고(故) 최동원이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6년이 넘었지만 두 장의 사진이 팬들에게 다시금 ‘무쇠팔 최동원’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지난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이들 사진에는 늦은 밤 부산 사직구장 앞에 세워진 최동원의 동상을 어루만지는 한 여성이 포착됐다. 동상의 손을 꼭 쥔 채 하염없이 바라보던 이 여성은 어떤 사연을 지니고 있는 걸까.  

지난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두 장의 사진. 고(故) 최동원의 어머니 김정자 여사가 부산 사직구장 앞 아들의 동상을 어루만지고 있다.

주인공은 최동원의 어머니 김정자 여사. 사진 속 김 여사는 글러브를 낀 아들의 손을 만지며 마치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보인다.

누리꾼들은 이들 사진을 보며 “진정한 대한 야구의 영웅”,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프로야구가 아닌 한국 야구 역대 최고 투수입니다.”, “왜 이리 일찍 가셨는지…” 등의 댓글을 남겼다. 야구 팬들은 사진에 담긴 어머니의 마음에 공감하며 이렇게 제각각 최동원을 떠올렸다.

김 여사는 지난 5일 최동원 기념사업회의 초청으로 롯데 자이언츠와 넥센 히어로즈의 프로야구 개막전을 관람하기 위해 부산 사직구장을 찾았다. 경기 시작 전 김 여사와 최동원 기념사업회, '최동원 야구교실' 출신 학생들이 동상 앞에 모여 꽃바구니를 놓고 전설의 투수를 기렸다.
 
김 여사는 이날 외에도 아들이 보고 싶을 때마다 사직구장 앞에 세워진 동상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사직구장 앞에 세워진 고 최동원의 동상 모습. 출처=최동원기념사업회

최동원은 1980년대 최고 야구스타 중 한 명이었다. 

1975년 경남고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낸 그는 1981년 롯데 선수로 뛰면서 최우수선수(MVP)와 다승왕, 최우수신인상을 휩쓸었다.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는 혼자 4승을 거둬 롯데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7전 4승제인 한국시리즈에서 혼자 4승을 올린 선수는 최동원이 유일하다.

은퇴 후 한화 이글스에서 코치 생활을 했고 2007년 대장암 진단을 받아 2011년 유명을 달리했다. 

그해 최동원의 등번호 11번은 롯데 구단 최초의 영구결번으로 지정됐고, 구단은 9월30일을 ‘최동원 데이’로 정했다.

2013년에는 롯데의 홈 그라운드인 부산 사직구장 앞에 최동원 동상이 세워졌고, 2014년엔 '한국의 사이영 ’이라고 불리는 ‘최동원 상’이 생겼다. 최동원 상은 한국야구위원회(KBO) 리그에서 활약한 국내 투수 중 가장 활약이 뛰어난 선수에게 주어진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