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치구이

노숙병아리 0 2,518
맛있는 꼬치구이가 모닥불 위에서 타닥거렸다. 솜씨좋게 꼬치를 집어 입에 집어넣었다. 입을 닫기가 무섭게 입 안이 뜨거워졌다. 호호하고 입김을 불고선 턱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바삭하게 잘 구워져  씹을 때 마다 감자칩같은 소리가 났다.뜨거운 육즙이 흥건하게 흘러나왔다. 강 비린내가 났지만 괜찮은 맛이었다. 몇분 전 까지만 해도 팔팔하던 놈이라 더 맛있었다.다시 입 안이 뜨거워졌다. 입김을 불다가 A의 표정을 보았다. 못 볼거라도 본 것 같았다. 순간 입을 벌려 안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그나 나나 나쁜 추억이 될 것 같아서 그만뒀다.
"먹을래?"
잘 구워진 다른 꼬치를 내밀며 물어보았다. 너무 잘 구워줘서 B에게 주긴 아까운 꼬치였다. A는 새파랗게 질려 손사래를 쳤다. 그의 손 끝이 꼬치를 쳤다. 꼬치에 꽃혀있던 물방개가 떨어져 모래밭 위에 나뒹굴었다.
"그걸 어떻게 먹냐? 안 징그러워?"
"싫으면 굶어."
떨어진 물방개를 집어 쳐다보았다. 하얗게 물든 두 눈이 날 쳐다보고 있었다. 전혀 징그럽지 않았다. 그냥 기분 나쁜 광경이었다. 모래를 몇번 털어내고 한 입 베어물었다. A가 고개를 돌렸다. 그를 놀려먹는것도 재밌지만 이제 슬슬 재워야 한다.
"안 먹으려면 빨리 자. 내일 일찍 출발할거다."
물방개의 나머지 부위를 씹으며 물장군을 집어들었다. A가 오늘 저녁을 포기해준 덕분에 오늘 저녁은 편히 배불리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내일 밤은 여관에라도 들러서 괜찮은 식사나 해줘야겠다.
====
트위터에서 "맛있는"으로 시작하는 글쓰기 보고 삘받아서 써본 것.

분량은 언제나 짧습니다.
언젠가는 고쳐야 할 버릇. 언젠가는.

Author

2,956 (71.3%)

등록된 서명이 없습니다.

Comment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373 Re: 외전 12. After theie life_the black ticket 허니버터뚠뚜니라이츄 07.09 488
372 외전 11. After their life 허니버터뚠뚜니라이츄 11.11 1478
371 X-4. 잃어버린 인연, 남은 인연 허니버터뚠뚜니라이츄 11.02 1477
370 X-3. 꽃길에서 불꽃길로 허니버터뚠뚜니라이츄 10.10 1355
369 X-2. 죽음의 전화 허니버터뚠뚜니라이츄 09.09 1508
368 외전 10. Karma's child 허니버터뚠뚜니라이츄 08.27 1477
367 이세계 경비회사 습작 노숙까마귀 08.12 1537
366 Re: 이세계 경비회사 습작 qwe123 06.13 570
365 X-1. 탈출 허니버터뚠뚜니라이츄 07.28 1696
364 Prologue-X. 비웃는 자의 눈물 허니버터뚠뚜니라이츄 06.07 1732
363 IX-9. 인어공주의 눈물 허니버터뚠뚜니라이츄 03.10 1777
362 외전 9. Fegefeuer Muse 허니버터뚠뚜니라이츄 02.11 1724
361 IX-8. Substitute 허니버터뚠뚜니라이츄 10.20 1863
360 외전 8. 그림자의 늪 허니버터뚠뚜니라이츄 10.10 1886
359 IX-7. Clearing 허니버터뚠뚜니라이츄 08.15 1887
358 외전 7. 원숭이 손 허니버터뚠뚜니라이츄 07.14 2033
357 IX-6. 생각만 해도 작두타는라이츄 04.29 2018
356 던전 귀쟁이 노숙까마귀 04.16 2228
355 Re: 던전 귀쟁이 ewqas1 07.17 424
354 IX-5. 거울이 모르는 것 작두타는라이츄 04.05 2178
353 외전 6. Haunted mirror 작두타는라이츄 02.18 2072
352 외전 5. 저주받은 거울 작두타는라이츄 02.09 2190
351 IX-4. 잘못된 망집 작두타는라이츄 02.07 2075
350 IX-3. 돌아온 비수 작두타는라이츄 02.06 2208
349 IX-2. 모방범 작두타는라이츄 12.10 2046
348 IX-1. 삼인성호 작두타는라이츄 11.14 2128
347 Prologue-IX. 붉은 눈 작두타는라이츄 10.09 2148
346 無力という罪_Eternal Sanctuary 작두타는라이츄 08.31 2061
345 VIII-9. Hide and seek(하) 작두타는라이츄 08.08 2050
344 VIII-8. Hide and seek(상) 작두타는라이츄 08.08 2166
343 외전 4. 재앙신의 사랑을 받은 남자 작두타는라이츄 06.17 2245
342 VIII-6. The back 작두타는라이츄 05.05 2286
341 VIII-4. 꽃으로 치장된 끝 작두타는라이츄 03.03 2359
340 사신의 서 - (0) 엣날 옛적에 Badog 02.11 2431
339 Re: 사신의 서 - (0) 엣날 옛적에 qwe123 06.13 500
338 무기 리뷰 - 해방선 Zhuderkov 02.09 2279
337 Re: 무기 리뷰 - 해방선 ewqas1 07.17 567
336 VIII-3. 인과응보 작두타는라이츄 02.06 2398
335 VIII-2. Rimen game 작두타는라이츄 01.14 2424
334 Re: VIII-2. Rimen game qwe123 07.09 4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