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소녀는 아직도 성황리에 영업중!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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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이건 엘름이 한 짓이 아니야."

안이 그렇게 말했다. 특별 고문이라는 직책으로 대사관 테러 특별 수사 본부 대책 회의에 참석한지 1시간이 지났을때였다. 화이트보드에 정렬된 증거물의 사진들을 유심히 지켜보다, 열댓명되는 수사관들이 보고를 마친 뒤였다. 회의실은 수많은 슈프림 출신 수사관들로 가득 차 있었고, 안의 말 한마디로 모든 이의 시선이 그녀에게 쏠렸다.

"흠, 흠. 안양, 방금 뭐라고 이야기하셨는지, 마이크에 대고 다시 한번 말씀해주시겠습니까?"

갑작스런 발언 떄문인지, 아니면 발언의 내용때문이었는지, 사회를 보던 경위가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 곧은 자세로, 자리에 앉아 주위를 쓱 둘러본 안은 자신 앞에 놓인 마이크를 잡아 입 주위로 끌어당기고는 또박또박, 정확하게 다시 한번 말했다.

"이번 폭탄 테러는, 엘름이 했다고 보기 힘들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장내는 완벽한 침묵에 빠졌다. 말도 안되는 가설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흥미로운 의견에 웃음을 머금고 안을 바라보는 자도 있었고, 심각한 표정으로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는 사람도 있었다. 안을 바라보는 자도, 식겁한 표정으로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는 사람도 있었다. 안은 그런 사람들을 보며 자리에 일어나, 화이트 보드를 향해 다가갔다. 난잡하게 써져있는 내용을 지우개로 지우고 나서, 고개를 돌려 청중을 바라보았다. 뭐라고 말을 하려다 마이크가 없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얼떨떨한 표정으로 앉아있던 전 발표자의 마이크를 낚아채 입에 가져다댔다.

"정황상 엘름의 짓이라고 보기는 힘듭니다. 증거로 봐도 그렇죠."

그런 안의 말에 회의가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던, 오트 수사 본부장이 마이크에 대고 말했다.

"그 근거를 좀 더 자세하게 이야기 해줄 수 있나?"

안은 그의 말에 끄덕이며, 화이트보드에 일련의 문장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슬랜더한 뒷태에 걸쳐진 깔끔한 수트가 완벽하게 어울리는데다, 그 움직임마저 간결해 여러가지 제복이 뒤섞인 회의장 안에서 빛을 발하고 있었다.

"일단, 기존의 엘름의 테러행위를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폭탄 테러라는 점에서 이번 테러는 지난 기념비 테러사건과 같아보일 수 있겠지만, 기존의 테러대상이 엘름의 상징적인 건축물이나 기념비, 랜드마크등에 대한 사보타주였다는 점에서 슈프림에 대한 직접적인 전략적 요충지를 타격한 이번 테러와는 차이를 보입니다. 게다가 최근 엘름의 잔당들은 폭탄테러보다는 자원수급을 목표로 한 약탈행위에 중점을 두고 활동해 왔다는 점에서, 엘름의 잔당이 대사관을 타격할 만한 전략적 능력이나 시간, 자원, 인력이 존재하는지에 대해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또한 증거적 측면에서도 이번 대사관 테러 사건은 기존의 엘름의 잔당의 프로파일과는 상당히 다른 형태의 테러입니다. 지난 승전 3주년 기념식 전잘, 엘름의 폭탄 테러 미수사건에서 회수된 폭발물은, 엘름 다차원 확장 기구의 제식 폭약이었던 EPC-3이었습니다. 실제 지구 침략시 사용하던 현역 폭약인 EPC-4보다 연식이 많이 떨어지는 폭약이긴 하지만, 여전히 지구의 재래식 폭약과 비교했을때 그 파괴력은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강력합니다. 하지만 이번에 사용된 폭약은, 증거물이 많이 훼손되어 알기 힘들지만 EPC-3과 비교했을때는 현저히 약한 파괴력을 지녔습니다. EPC-3을 단순한 기념비 파괴에 사용하고, 정작 중요한 대사관 테러에 지구의 재래식 폭약을 사용한다? 이건 전략적으로 멍청한 선택이고, 아무리 괴멸 직전의 상황이라지만 그런 선택을 엘름이 할 리가 없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안양, 지금 안양은 엘름이 아닌 다른 세력, 그러니까 지구인이 이번 테러의 주모자일 가능성이 있다고 대답하는건가?"

안의 설명을 듣고서, 오트가 조용히 말했다.

"예. 그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화이트보드를 등 뒤에 두고 안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렇다면 국제법상, 이번 테러는 지구인의 슈프림의 영토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행위라고 간주해도 되는 것인가?"

"…그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테러의 배후가 지구인임이 밝혀진다면, 이는 지구의 슈프림에 대한 선전포고인 거겠지?"

"그렇게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많이 따르는 가정입니다."

코코가 답했다. 안은 그저 증거에 따라 답했기에, 오트의 수많은 가정이 섞인 질문에 당황할 수 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 코코가 치고 들어와, 안은 코코를 바라보며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코코도 같은 방식으로 안에게 답하더니, 마저 이야기를 끝냈다.

"슈르림과 지구가 정의하고 있는 '영토'의 개념은 서로 판이하게 다릅니다. 슈프림의 법률에 따르면, 이차원인 지구에 세워진 대사관은 영토라기보다 소통을 위한 창구에 불과할 뿐이죠. 이 대사관이 슈프림의 명명정대한 영토라고 하기엔 많은 무리가 따릅니다. 또한, 인간이 테러를 저질렀더라도, 지구에 차원 단위의 단일 의사결정 기구가 없는 시점에서, 이는 일부 세력의 과격한 의사표출이지, 지구인 전체의 의사라고 보는것은 논리적 비약일 따름입니다."

"지금 슈프림의 대사인 자네를 목표로 한 공격을 옹호하는건가?"

"옹호가 아닙니다. 정확하고 냉철한 판단을 하자는 겁니다."

"하지만 이건 분명 슈프림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였네. 자네의 논리는 그 테러를 '일부' 세력의 문제라고 넘어가려는 것과 마찬가지지 않나?"

그렇게 말하는 오트의 태도는 안을 대할때보다 한층 더 날카롭고 진중했다.

"넘어가다뇨."

하지만 코코는 결코 당황하지 않았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겁니다. 이번 사건의 배후는 철저하게 조사한 뒤 밝혀낼 것임을, 제 이름을 걸고 맹세합니다."

"자네의 이름은 중요하지 않아. 만약 이 조사를 철저하게 진행할 생각이라면, 슈프림의 지원을 받아야하네."

"그럴수는 없습니다. 그건 슈프림이 발제하고 이끌고 있는 다차원 관리 조약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행위니까요."

"하지만 지구인이 단독으로 조사를 했을때 그 배후를 밝혀낼 능력이 있긴 하는지 의문이 든다는게 문제야. 또, 지구인 스스로가 조사를 조작할수도 있고말이지. 때문에 예외적으로 슈프림이 이 조사에 개입해 지원해야한다는 거네."

"그렇다면 마법소녀로 만들어진 테스크포스를 조직하면 됩니다."

코코가 말했다.

"마법소녀는 어떠한 단체나 세력에 소속되어 있지 않은체, 독자적으로 행동할 권리를 보장받고 있습니다. 저희 마법소녀 관리국은 마법소녀를 지원 및 서포트를 하고 있을 따름이죠. 그녀들은 지금까지 엘름의 수많은 잔당들을 추적하고 체포 및 격멸시켰던 전과가 있음으로, 이번 수사에 기용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궤변이군. 결국 지구인일 따름이잖은가."

"한편으로는 슈프림의 편이기도 합니다."

오트의 표정은 확실히 언짢아져 있었다. 코코는 그런 그의 표정에 익숙해져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코코를 상대할때 그런 표정을 짓곤 했기 떄문이다. 그런 표정을 볼때마다, 코코는 즐거웠다.

"그래서, 지금 이 수사본부의 수사권한을 가져가겠다는 건가?"

"엄밀히 따지자면, 그렇습니다."

"…"

"그저 제안일 뿐입니다. 지금 감식반의 상황을 고려하면, 타당한 제안이구요."

오트는 침묵했다. 그저 코코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 고개를 돌려 안을 바라보았다.

"해당 건에 대해서는 논의해보도록 하지."

"감사합니다."

어디까지나 마지못해 결론을 내린 것 처럼 보이는 오트는 바로 회의실을 나섰고, 회의장 아느이 다른 이들도 그의 뒤를 따랐다. 코코는 이미 자신의 제안이 타결되었다는 것을 직감했다. 이 회의실에서 나온 결론이라곤, 그 제안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텅 빈 회의실, 안과 코코만이 자리에 앉아 그 성과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고마워요."

그러다, 코코에게 안이 말했다.

"뭘. 너희들의 뒷치닥거리는 언제나 내 몫이니까 괜찮아. 다희가 저지른 일 처리하는 것 보다야 네가 낫지."

"궁금한게 있어요. 오트 본부장은 뭣 때문에 지구인의 탓을 하려는걸까요?"

코코는 텅 빈 회의실을 둘러보았다. 방금까지 앉아있었던 수많은 슈프림인. 테러로 인한 인원 결손을 충원하기 위해서라고는 지나치게 많은 수였다. 그들의 목적이 무엇인지, 코코에겐 너무 뚜렷하게 보였다.

"이번 일을 계기로 확실히 하고 싶은거겠지. 지구에 대한 …영향력을 말야."

"그 부분을 전 아직 이해하지 못하겠어요. 지구 말고도 다른 차원이 수없이 많은데 굳이 자신들에 비해 떨어지는 지구를 차지하기 위해 쏟는 노력이 상당하잖아요. 뭔가 특별한게 있는 것도 아닐텐데요."

코코는 침묵했다. 아니, 무언가를 생각하다, 대답했다.

"…팍스 로마나. 로마 제국의 평화는, 단순한 지배에서 비롯된게 아니었어. 주위의 수많은 국가와 긴밀한 동맹을 구축하고 하나의 문화권으로 자리잡음으로써, 하나의 연결체를 구성함으로써 이루어진 것이지. 내 생각에는, 슈프림의 의도는 로마와 비슷하다고 봐. …그 외의 목적이 없다고는 확언할 수 없겠지만."

그런 말을 하며, 코코는 다희를 떠올렸다. '전쟁은 이미 시작됬다고.' 그녀가 틀리지 않았을 수도 있다. 전쟁은 이미 시작됬을 수도 있다.

"그래서 코코, 그 테스크포스 말예요."

적막을, 안이 깨트렸다.

"하하, 그 이야기를 할 줄 알았어. 알아. 그 테스크포스의 리더는 이미 너로 점찍어 뒀으니까. 뭐, 네 의사가 우선이긴 하지만."

"아니, 리더 이야기를 하고 싶은게 아니에요. 혹시 다희 언니도 그 테스크포스의 후보자 목록에 포함되어 있나요?"


아, 순간 코코는 떠올렸다.

"아니. 왜?"

"어디까지나 제 감이지만, 이 테러의 배후에, 다희 언니가 있다고 생각해서요."

안의 감은 언제나 상상을 초월했었다.





11.



TV에서는 연일 대사관의 테러사건을 다루고 있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그 비중이 떨어지는 것이 눈에 보였다. 일주일쯤 지나자, 테러사건은 9시 뉴스의 여섯번째 뉴스로 단 1분만 TV의 화면을 차지한체 다른 뉴스에게 자리를 내줬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뉴스에 내보낼 이야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뉴스는 엘름의 잔당을 조심하라, 그들을 발견하면 당장 신고하라는 내용으로 막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일렉시아 엘펜스트레이드는 그런 형식적인 마무리에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상부가 마법소녀 5인방에 의해 철저히 괴멸당한지 3년, 그녀는 이제 엘름과 연이 없는 평범한 커피가게 사장님(월세, 빚 3천)일 뿐이었다. 그래, 예전에 수많은 부하를 거느리던 엘름의 중역 여간부였다는 사실은 더는 중요하지 않아. 그래, 누군가가 엘름의 잔당들이 개설한 카톡방에 자신을 초대했다는 사실도 중요하지 않아. 그래, 그러니까 난 안전해. 일렉시아는 스스로를 세뇌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일렉시아도 일주일 전, 슈프림의 스카우터, 그러니까 고양이와 마멋의 중간 쯤 되어보이는 심각하게 귀여운 생명체가, 그것도 그 유명한 슈프림 대사 코코와 똑같이 생긴 스카우터가 가게에 들어와 다른 손님과 설전을 나눴던 일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었다. 단골손님인 예림의 친구가 아니었다면 금새 내쫒았을 둘이었다.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한걸까? 일렉시아는 그 일을 잊자고 계속 생각했음에도 그 일을 결코 잊지 못했다.

'저기 엘름의 잔당이 있어요!'

'빨리 신고해! 마법소녀가 되고 싶다면 말야!'

아니, 그럴리는 없겠지만. 하지만 상상이라는 녀석은 끊임없이 일렉시아의 불안을 자극했다. 안되지 안돼. 아무리 마법소녀라도, 마법을 쓰지 않는 엘름인을 추적하지 못하는건 이미 밝혀진 사실이잖아? 3년 전부터 마법을 쓴 적은 한번도 없으니까, 나는 안전해. 일렉시아는 그렇게 생각하며 놀란 가슴을 겨우 진정시켰다.

하지만 문이 열리는 종소리에 흠칫 놀란 일렉시아는 그 손님의 정체를 보고는 울다시피 짜증내며 말했다.

"깜짝 놀라게 하지 마, 볼트!"

"아니, 제가 뭘 잘못한거죠…"

 금발의 이국인은 당황하며 되물었다. 옛 상관의 갑작스런 투정에 놀란 것이 확연했다.

"언제나처럼 아메리카노 톨사이즈, 테이크아웃으로 주세요. 오늘도 사람이 없네요?"

"걱정해주는거야?"

"하하, 그건 아니지만요."

어찌저찌, 여러가지 일을 하며 돈을 모았던 일렉시아는, 일년 반 전부터 이 곳에 카페를 차릴 수 있었다는 사실이 운이 좋아서였다는 이유라고 생각하며 그 운을 놓치지 않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었다. 철저하게 과거를 숨기고 열심히 일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일렉시아는 굳게 믿고 있었다.

"그런 볼트 너는 한가한가봐?"

"이래뵈도 바쁘다구요. 한밤중에 저를 찾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줄 아세요?"

"…네가 하는 일이니 별 소리는 안하겠지만, 안정적인 직업을 좀 찾아보렴…"

"그거야 일렉시아님처럼 현지 위조 신분이 확실하고 자금도 많았던 간부들한테나 해당되는 소리에요."

볼트는 한숨을 빽 내쉬며, 일렉시아가 에스프레소 머신을 다루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갸냘픈 손가락을 열심히, 그리고 자연스럽게 놀리며 기계를 만지자, 증기가 뿜어져 나오며 커피 특유의 진한 향기가 가게를 가득 채웠다.

"그러고보면 궁금한게 있어요."

"뭔데?"

"어쩌다 커피가게 종업원 복장에 앞치마가 어울리는 여자가 엘름의 다차원 확장 기구의 간부에 자원했는지 말이죠. 지금 모습으로는 간부 시절의 모습을 전혀 연상할 수가 없어요."

일렉시아는 웃었다. 폭소나 실소가 아니라, 그래,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 라는 속 마음을 표현하는 웃음이었다.

"이유에 대해, 말해준 적 없었나?"

"예."

일렉시아는 아주 조금, 머뭇거리며 생각하더니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내 고향은, 아마 말해줘도 모를 변방의 아주 작고 척박한 차원, 그 곳에서도 외로이 떨어진 한 행성의 누추한 빈민가였어. 그곳은 마법등은 커녕 원시적인 전기조차 들어오지 않는 곳이라, 밤이 되면 하늘은 적나라하게 별들을 내보냈지. 파란색, 빨간색, 녹색, 아름답고 찬란하게 빛나던 그 별들이 한가득 찬 밤하늘을 보고 난 언제나 생각했어. 나중에 크면, 저 우주로 나아가 다른 별의 다른 사람들을 만날거라고."

진한 향기를 내뿜는 아메리카노가 커다란 종이컵 안에 담겨, 볼트 앞에 내어놓아졌다. 볼트는 그 커피잔을 집고서는 조용히 생각하다 말했다.

"간부 연금이랑 차원 개척에 성공하면 받는 혜택 때문 아녜요?"

"윽. 전 상관한테 못하는 말이 없네."

"'전' 상관이니까 그런거죠! 하하하."

볼트는 테이크 아웃 잔을 들고도, 밖으로 가거나 자리에 앉지 않고, 카운터에 계속 서있었다. 선 자리에서 커피를 마셨다. 언제나 그랬듯, 맛있었다.

"근데 말예요…"

"말 줄이지 마라… 불안해지잖아… 뭘 말하고 싶은건데."

"이번에 대사관에서 폭탄 테러가 일어난거 아시죠? …혹시 알고 계신거 없어요?"

흠칫 일렉시아는 살짝 떨었다.

"…없어. 뉴스에 나오는 것 말고는 아는게 없어. 그리고 말 했잖아? 난 이제 엘름과는 관계 없는 사람이야. 그저 대한민국에 숨어사는 외계인일 뿐이라고."

"아니, 외계인이라는 시점에서 충분히 관계 있지만요…"

"그리고 그런건 왜 알아보고 다니는거야? 위험하다고."

"알아요. 하지만 워낙 큰 일이다보니, 개인적으로 알아보고 있는 것 뿐이에요. 헤스론 대장에게도 물어봤는데, 마찬가지로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더라구요. 아무래도 이번 테러는 저희쪽에서 한건 아닌 것 같아서 말이죠."

"잠깐, 헤스론 대장? '그' 헤스론 대장말야?! 그 양반이 아직도 살아있어?"

"예. 지금 비정규직 막노동꾼으로 근근히 신분상승을 노리는 중이에요."

"…"

뜻하지 않게 뜻하지 않은 사람의 뜻하지 않은 말로를 알게 된 일렉시아는 실소를 품을 수 밖에 없었다.

"여튼 혼자서 그런걸 찾아다니면 큰일나. 안그래도 엘름에 대한 시선이 안좋은데다 다들 엘름인을 찾아나서는 판에, 테러의 주범이든 아니던 마법소녀나 슈프림에게 걸리면 큰일날껄?"

"알아요, 알아. 어디까지나 취미 수준에서 하는 조사니까요."

카운터 앞에서 홀짝이는 커피의 맛은 기가 막혔다. 여러가지 일을 병행해서 하고 있는 볼트로써는, 이 커피 가게에 들러 휴식하며 잡담하는 것이 얼마 안되는 시간이 가장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커피를 테이크 아웃으로 시킨 이유가, 뛰쳐나가 다음 일로 향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들어올때 바로 자리를 비켜주기 위해서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마저도 불안한 평화였지만.

"제가 커피를 많이 마셔본건 아니지만, 언제나 정말 맛있는 커피네요."

"고마워. 그동안 그렇게 노력했으니 당연히 그래야지."

일렉시아는 푸근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근데 오늘은 커피 향이 전하고 다른 것 같아요. 나쁜건 아니고, 독특한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아, 오늘은 예림이가 어제 선물한 원두를 가지고 내본 커피였어. 마음에 들지 모르겠네."

"아, 정말 마음에 들어요."

그렇게 말하며, 볼트는 카운터쪽으로 몸을 기대고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런데 말이죠."

"뭐…뭐야."

"예림씨 연락처는 언제 주실건가요?"

"안준대두!"

저번주에 예림과 마주친 뒤로, 볼트는 그녀의 연락처에 계속 메달리고 있었다. 그 집념은, 일렉시아도 질려갈 정도였다.

"십중팔구 예림이, 연예인이라니까? 정체모를 너는 관심도 안가져줄 애라니까."

"너무하시네요! 제가 얼마나 밤에 잘나가는지 알면 결코 무시하지 못한다니까요!"

"…너 경찰서에 끌려가면 경찰한테 평소에도 그런말 했다고 증언할테니까 그렇게 알아둬."

"후, 이래서 군대 인맥은 아무런 쓸모도 없다는 지구인 말이 사실일 수밖에 없네요."

"조용히 해 이 녀석아."

순간, 10시를 알리는 시계의 종소리가 조용히 울려 퍼졌다. 가게 문을 닫을 시간이었다. 커피 가게 치고는 빨리 문을 닫는 것이었지만, 애초에 이 가게에 9시를 넘어서 오는 손님이라곤 볼트밖에 없었으니 별 문제는 없었다. 

"이제 돌아가 봐. 10시 다 됬어."

"조금만… 조금만 더… 여기는 제 안식처라구요…"

"돌아가 이 녀석아. 네가 잘나가는 밤이 됬잖아?"

"…그렇게 말하니까 제가 흡혈귀같네요."

"헛소리 말고 좀 돌아가! 나도 퇴근좀 하자! 추가 근무 수당 줄거 아니면 돌아가란 말야! 상관의 명령이닷!"

"하하하. 예스, 맴. 그렇게 하죠. 다음에 또 뵈요."

드디어, 볼트는 뒤로 돌아 가게의 문을 향해 다가갔다. 유리로 이루어진 문 너머로 비친 골목길은 어두웠고, 한산했고, 고요했다. 꽤나 사람들이 빨리 들어간다고, 볼트는 추측했다. 그렇게 생각하며 볼트가 문을 연 그 순간, 문 바로 앞에 누군가가 서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처름하고 큰 챙이 달린 모자를 쓰고, 검은색 망토를 두른, 누가 봐도 마녀의 코스프레라고 생각할 옷차림을 한 소녀였다.

"벌써 할로윈인가요? 하하. 꼬마 아가씨, 오늘 영업은 안타깝게도 끝났답니다."

그렇게 말을 하며, 볼트는, 그리고 알렉시아는 친숙한 기척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 3년 전 이후로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기척, 용케도 피해가고 있었다 믿었던 기척, 마법소녀 특유의, 강하고 폭발적인 마력이 내뿜는 기척.

"여기가 푸른 이끼의 커피 가게가 맞나요?"

소녀는 물었다.

"아, 그 쪽이 일렉시아 엘펜스트레이드 씨 군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소녀는 말했다. 소녀는 웃었다.

"저는 마법소녀 매지컬 스텔라라고 해요. 다른 사람들은 절 별의 마녀라고도 부르죠."





12. -라고 소챕터로 시간과 사건의 사이를 애매하게 넘기려 들지마라, 빌어먹을 작가놈아! 지금 나는 목숨이, 그동안 쌓아온 가게의 단골들이, 갚지 못한 빚이, 가게가 달려있단 말이다! 너는 그렇게 편리하게 시간과 장소를 바꿀 수 있겠지만, 난 아니라고! 그 다음 챕터에 담담하게 '죽었다… -다음장-'이라고 쓸 생각인거냐! 저 마녀차림을 한 마녀같은 마법소녀를 내 앞에 내던져 두고, 도망치면 안되지!

"그래서, 대화를 나누고 싶은데요."

"제가 막겠습니다! 탈출, 탈출, 탈출!"

근육 기억. 인간은 그렇게 부르더지. 머리가 잊더라도, 근육이 기억한다는 것이다. 인체를 구성하는 근섬유는 근육의 최적의 상태를 기억하고, 그로인해 시간이 지나더라도 최적의 행동을 반복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아무리 처참하게 패배해 차원 그 자체에서 갈가리 찢긴 군대의 간부라지만, 내 몸 속에도 그런 근육 기억이 각인되어 있었던 모양이다. 뒷문을 향해 달린다. 자연스럽게 문을 열고, 밀치고, 내달렸다. 검은 밤거리를 달려 나간다. 숨이 벅찰정도로 가파라졌다는 사실은 잠시 잊는다. 그저 도망친다. 계속 도망칠 뿐이다.

볼트, 널 잊지 않을게. 너는 좋은 부하였어. 이런 한심한 간부 밑에 있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출세해서, 그, 모르지. 아마 비정규 계약직으로 안정된 생활을 조금이나마 즐길 수 있었을거야. 이런 못난 간부를 만나고도 충실하게 따라줘서 고맙다. 아마 너라면 10분은 끌 수 있을거야. 그 소중한 10분을 허비해서는 안되기에, 머리를 최대한 굴려, 최적의 도주루트를 생각했다.

마력을 써서 도망간다면, 아마 50km 정도는 도망칠 수 있겠지. 하지만 그건 자충수다. 마력의 흔적이 남아버리게 되면, 도보로 도망칠때보다 더 빠르게 붙잡히게 될 것이 분명했다. 그렇다면 집으로- 아냐. 가게가 발각됬다는 이야기는, 곧 내 신분이 남겨진 모든 장소가 발각됬다고 고려하는게 타당하다. 일단 이 도시를 벗어나야 하는게 급선무였다. 차를 훔쳐야 한다. 그래, 그 편이 안전할 것이다. 오래 전에 받은 교육이긴 했지만, 현지 서바이벌 교습에서 현지 교통수단을 탈취하는 교육을 받았었다. 그래. 난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 나는 내 자신을 세뇌했다.

"일렉시아님!"

바로 그 때, 볼트의 목소리가 내 뒤에서 들려왔다. 뜀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봤다. 만신창이인 모습이었지만, 볼트가 맞았다.

이 자식, 감동했잖아.

"일렉시아님!"

"이 바보야!"

다리에 힘이 빠졌다. 안심해서 그런건가? 아니면 갑자기 격렬하게 뛰어다녀서 그런건가? 볼트가 마법소녀를 물리칠 줄이야. 그렇게 성장했었다니, 놀랐다. 휘청거리는 몸을 지탱하며, 벽에 양손을 짚고, 가쁜 숨을내쉬었다. 그제서야 예고없는 움직임에 근육이 고통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기억은 하고 있었지만, 몸이 안따라주는군.' 근육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어디 다친데는 없으세요?"

"몰라. 바보야. 몰라."

왜 그런거지? 눈물이 나왔다. 그런 모습을 볼트에게 보여주고 싶지는 않았다. 화장이 번진다고. 보지마. 보지 말라고. 하지만 볼트는 점점 더 가까워졌다. 제대로 힘이 들어가지 않는 다리 때문에 쓰러지려는 나를, 그가 붙잡았다. 힘을 주고 싶지만, 뿌리칠수가 없었다. 얼굴을 볼수가 없었다. 손을 들어 눈을, 눈물을, 얼굴을 가렸다. 하지만 가쁜 숨소리가, 그의 얼굴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그 뜨거운 입김이, 알려주고 있었다. 천천히, 내 얼굴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내 거친 숨이, 그의 뺨에 닿아 다시 내게 되돌아왔다. 뜨거웠다. 참을 수 없을만큼.

"미안해요. 걱정 시켜드려서, 정말 미안해요."

귓가에 속삭이듯, 그가 맗쌔다. 바보야. 그걸 알면 하질 말았어야지. 너는 내게… 눈을 감는다. 촉촉한 입술이, 내 입술에 맞닿았다. 헤집는다고 해도 좋을 만큼, 부드럽고, 격정적으로, 동시에 정중하게 그는 내게 키스했다. 그는 달콤했다. 그는 뜨거웠다. 좋았다. 너무 좋았다.

이게 내 처음인가?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좋았다. 홀로 남겨진 이곳에서, 결국 내 사랑은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외로운 동지여야 하는 것이다. 과거의 계급을 뛰어넘는 금단의 사랑. 그런 것도 좋지. 내심 바라던걸지도 모르고. 그렇게 생각하며, 볼트의 채취를 음미했다. 몸을 뜨겁게 달구는, 그의 향기로운 채취를.

어? 향기로운?

눈을 떴다. 그곳에는 볼트가 아니라 소녀가 있었다. 

움직일 수 없었다. 격려한 소녀의 키스가 내 기력을 모두 빨아들이는 듯 했다. 벽을 등 뒤에 두고, 소녀는 나를 천천히 먹어갔다. 뭐야 이게…말도…안되는… 왜 이렇게… 능숙한…힘이…숨이…살려…엄……



10분이 지나서야 소녀는 나를 놓아줬다. 이제 틀렸어. 지구의 인생은 틀렸어. 순결도 처참하게 뻇기고, 전쟁 범죄자로 끌려가, 감옥에 갇혀 다시는 해를 볼 수 없겠지. 아냐, 이 소녀에게 끌려가, 더 끔찍한 삶을 살게 될 수도… 내가 인류에 대해 아는것을 모두 이야기할 때까지… 이제 틀렸어.

"음, 엘름인의 입술도 맛있네요? 빠져들것 같아…"

텅빈 눈동자로, 어둡게 웃으며 나를 보고 있는 소녀를 올려다보았다. 저렇게 사악하게 웃을수가. 만약 악마가 잇다면, 아마 그는 저렇게 웃으며 저런 모습을 하고 있지 않을까.

"후후. 제 능력을 잊어버리신건가요? 구면인데, 살짝 실망했어요. 아, 아닌가? '제' 능력인지 몰랐겠군요…"

뭐라고 하는거야… 나는 키스를 잘하는 능력을 가진 마법소녀는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어. 내 순정이나 돌려줘, 이 요망한 마녀야.

"저에요, 매지컬 스텔라. '별의 마녀'. '예지' 마법을 쓰는 마법소녀요. 기억 안나세요?"

그제서야 기억이 났다. 그래, 예지 능력을 가진, 5인의 오메가 클래스 마법소녀 중 한명. 비전투원에 가까워 보였지만, 그 능력이 알려진 뒤로 확장 기구의 간부들 사이에서 고가치 목표로 지정되었던 소녀였다. 그러나 기억은 나지 않았다. 분명 몇번이고 마주친 적은 있기야 했겠지만…

"제 보조 마법은 '의태'랍니다. 그쪽에서는 저를 '할로우 맨'으로도 불렀었다고 들었는데, 맞아요?"

"뭐…? 네가 '할로우 맨'이라고?"

말도…안된다고 생각했지만, 말이 됬다.

당당히 기지의 정문으로 들어와, 수많은 검사기게를 통과해, 기밀 자료를 들고 정문으로 다시 나간 슈프림의 특수요원, '할로우 맨'의 전설은 전쟁 내내 확장 기구의 군인 사이에서 오르내리던 전설과도 같은 이야기였다. 그렇게 완벽한 마법을 구사 할 수 있는 마력을 가진 슈프림인은 없었기 때문에, 다들 헛소리라고 치부했지만. 하지만 전무하다시피한 인간의 마력을 극단적으로 증폭시켰다고 평가되는 오메가급 마법소녀라면, 각종 검사기계조차 무력화시킬 대마법을 사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사실을 왜 내게 알려주는거지? 상상할 수 있는 결말은 한가지 뿐이었다. 이 지구에서 증발하게 된다는 결말. 아무도 날 기억하지 못한체, 다시는 햇빛을 보지 못하는 깊은 시설로…

"…죽이던지, 살리던지, 마음대로 하도록 해. 다만… 마지막으로 내가 키우는 고양이를 옆집에 주고 와도 될까? 외로움을 많이 타는 아이야…"

"어? 고양이 키우세요? 부럽다… 저희 집은 어머니가 털 알러지를 가지고 있어서 못 키우거든요."

"어?"

"에?"

뭐지?

"아, 전 일렉시아님을, 언니라고 불러도 되죠? 언니를 잡으러 온게 아니에요. 그렇게 생각하진거에요? 아하하, 아녜요."

"…뭐?"

"안잡아간다구요."

"안잡아가?"

"네."

"감옥에도 안가고?"

"예."

"고문도 없고?"

"세상에, 당연하죠."

"네 노예가 되는 것도 아니지?"

"…당연하죠."

"키스도 안할거지?"

"…"

명백하게 침묵했어. 방금 명백하게 대답을 거부했다고.

"아까 말했다시피, 부탁하고 싶은게 있어서 찾아왔어요."

말을 돌린 매지컬 스텔라에게서, 한도 끝도 없는 사악이 느껴진다…

"제 스승이 되어 주실 수 있나요?"

"스…승?"

나보다 잘하면서! 경험도 많아 보이는데! 뭘 가르쳐달라는거야, 내게서 앗아간 순정 너머 뭘 더 가져가려는거야, 이 소녀는…!

"난… 너에게 가르쳐 줄 수 있는게 없어… 오히려 배워야…"

매지컬 스텔라는 잠시 벙찐 표정을 짓더니,  이내 무슨 의미인지 알아차렸다는 둣 웃으며 대답했다.

"아하하, 키스 말구요. 전 마법을 배우고 싶어요!"

그렇게 말한 매지컬 스텔라는 망토에 달린 수수한 브로치를 떼어냈다. 순간, 빛이 소녀의 전신을 감싸더니, 수초 후, 눈 앞에 평범한 지구인 소녀로 변해 있었다. 마법의 기척이라고는 하나도 나지 않는, 완벽하고 순수한 지구인이었다.

"뭐야… 마법소녀는 인간으로 변신 할 수 있던거였어? 뭐가 그런… 완전히 사기잖아. 우리가 추적할 수 없었던 것도 이유가 있었던가…"

"어머, 처음 아신건가요? 아하하. 그래요. 마법소녀는 언제든지 보통 소녀로 돌아올 수 있어요. 반대도 마찬가지구요. 자, 이제 제 비밀은 전부 말씀드린 것 같네요. 소개를 다시 할게요. 안녕하세요? 전 5년째 마법소녀, 매지컬 스텔라를 하고있는 민아라고 합니다. 일렉시아 엘펜스트레이드 언니에게 마법을 배우고 싶어서 찾아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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