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olver(리졸버) - 3

[군대간]렌코가없잖아 2 2,453

Epc. 1022. 11. 24(Fri) 2:57 PM

 메이는 아스널 가 124번지에 있는 3층짜리 상가 건물 앞에 자전거를 세운 뒤, 식료품 가게 옆에 난 입구 위에 있는 자그마한 간판을 올려다보았다.

테일러 탐정 사무소 - 각종 미해결 사건 전문

 제대로 찾아왔다는 걸 안 메이는 곧바로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셔터를 닫아 둔 지하의 바 입구를 지나쳐 2층의 당구장을 건너뛰며 3층에 가자, ‘테일러 탐정 사무소’ 라는 문구가 붙은 유리문이 보였다. 메이가 문을 열자, 문에 달려 있던 금색 풍경이 딸랑 하는 소리를 내며 손님이 오는 것을 알렸다. 그 소리에 맞춰 사무실 안 소파에 앉아 있던 남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출입문 쪽으로 다가갔다.

“아, 오셨군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메이를 본 남자는 수화기 너머로 들려왔던 목소리 그대로 메이를 맞아 주었다.

“잠시 저 쪽에 앉아 계시죠. 그 동안 마실 걸 좀 가져오겠습니다.”

 남자는 메이를 소파 쪽으로 안내하며 말했다. 메이가 사무실 한켠에 놓인 사무용 소파에 앉자, 남자는 소파가 놓인 곳 건너편에 있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 사이, 메이는 잠시 사무실 안을 둘러보았다.

 좁다란 사무실 안은 소파와 접대용 테이블, TV, 책상, 캐비닛, 전기 히터가 오밀조밀 들어가 있어서 약간 답답하게 느껴지긴 했지만 손님맞이 대청소를 한 덕인지 모든 것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상쾌한 방향제 향기 사이에 미묘하게 느껴지는 담배 냄새에서 손님이 여자임을 알고 급하게 환기를 했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책상이 놓인 쪽의 벽에는 군데군데 압정으로 표시가 된 PL의 지도와 영업 허가증, 무기 소지 라이선스 등이 걸려 있었고, 책상 위에는 서류 등과 함께 손질을 위해 분해해 둔 총신 짧은 리볼버 권총이 놓여 있어 이 사무소의 주인이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어느 정도 보여 주었다. 남자가 들어간 문 너머에는 침대나 옷걸이 따위도 어렴풋이 보여서, 이 남자는 사무실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 또한 알 수 있었다. ‘사립 탐정’ 이 하는 일은 탐정 소설 속의 낭만적인 모습과는 다르게 못 받은 돈 떼어내고 도망간 사람 잡아 오는 ‘흥신소’ 에 가깝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메이는 지저분한 사무소에서 떡대 좋은 어깨 하나가 줄담배를 피우며 자신을 맞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책상 위에 있는 것만 빼면 의외로 평범한 소규모 회사 같은 사무실의 모습에 약간 놀란 눈치였다. 메이가 여기까지 둘러보자, 남자는 캔커피를 가져와 메이 앞에 놓았다. 캔 옆에는 하얀 명함이 하나 놓여 있었다. 돈을 많이 들이지 않아서인지 신문사 윤전기에서 종이만 두꺼운 걸로 바꾸면 금방 뽑을 수 있을 거 같은 명함에는 ‘테일러 탐정 사무소 - 대표 : 필 테일러’ 라는 이름과 전화번호만 적혀 있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필 테일러라고 합니다.”

“아시겠지만, 메이 화이트베리라고 해요. 잘 부탁드려요.”

 두 사람은 간단한 자기소개 후 악수를 했고, 테일러가 메이의 건너편에 앉는 사이 메이는 명함을 챙겨 주머니에 넣으며 테일러를 힐끔 바라보았다. ‘테일러’ 라는 이름 탓인지 하얀 드레스 셔츠에 정장 바지를 입은 깔끔한 모습에, 군인처럼 짧게 깎은 머리에, 날카로운 눈빛까지. 꽤 인상적인 모습이었다.

“아 맞다. 여기 부탁한 물건이요.”

 메이는 곧바로 카메라 가방에서 필름을 꺼내 테이블에 올려놓은 뒤, 카메라 가방을 풀어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 그 사이, 테일러는 필름을 받은 뒤 테이블 구석에 있는 신문지를 펼쳤다. 메이가 찍은 사진이 있는 그 신문이었다.

“감사합니다. 그럼 제가 무슨 일을 맡게 되었는지 설명드리죠.”

 테일러는 캔을 따서 한 모금 마신 뒤, 신문에 실린 사진을 메이에게 보여 주었다. 사진에는 메이가 표시했던 곳과 같은 위치에 붉은 펜으로 동그라미 표시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테일러는 셔츠 주머니에서 증명사진 한 장을 꺼내 동그라미 표시 옆에 두었다. 신문 속 인물의 얼굴이 자세히 보이지 않아서 확실하진 않지만, 증명 사진 속 긴 머리 여자와 신문에 찍힌 여자는 언뜻 봐도 비슷했다.

“전화 할 때 얘기했겠지만, 이 사진에 실종자로 추정되는 사람이 찍혔습니다. 실종자의 이름은 미스티 아인게이츠. 구 포트라임 항 근처의 펍, 비올렛 가르텐에서 일하던 여급이었습니다. 4일 전에 누군가의 차에 납치되는 것이 목격된 것을 마지막으로 실종되었죠.”

“목격? 목격자는 누구죠?”

“미스티 아인게이츠의 친동생, 길버트 아인게이츠입니다. 새벽에 늦게 퇴근하는 누나를 배웅 나왔다가 낮선 사람들에게 납치되는 걸 봤다더군요.”

“음, 그럼 테일러 씨에게 의뢰를 맡긴 사람이 그 동생인가요?”

“네, 맞습니다.”

 메이는 캔을 따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나서 다시 말을 이었다.

“좀 이상한데요. 보통 그런 일이 생기면 경찰에 신고하는 게 보통이잖아요. 구 항구같은 빈민가에서 일하는 사람이면 사립 탐정 쓸 돈도 없을 텐데...”

“물론 제 의뢰인, 아인게이츠 군은 곧바로 경찰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아인게이츠 군이 거기서 알아낸 사실은 미스티 아인게이츠가 익명의 신고자에 의해 마약 사범으로 신고되었다는 사실 뿐이었습니다.”

“마약이요?”

 테일러는 손에 든 커피 캔을 테이블에 내려놓으며 말을 이었다.

“최근 돌고 있는, 신경안정제를 바탕으로 조제된 알약 형태의 신종 마약입니다. 중독되면 그 약 없이는 잠 들 수조차 없는 것이 특징인데, 의뢰인이 누나가 자기 전에 꼭 어떤 약을 챙겨 먹었다는 증언을 했고, 의뢰인이 가져온 약 또한 그 마약임을 확인하고 곧바로 태워 버렸습니다. 이걸 보면 마약 투약 사실 자체는 사실이죠. 이 마약의 유통 근원을 추적하는 데 그 유명한 에반젤린 하이겐 경감이 나서게 되었으니, 저희가 손을 놓고 있으면 미스티 아인게이츠가 현행범으로 체포되는 것은 시간 문제입니다.”

“자기 누나를 현행범으로 만들고 싶지 않아서 테일러 씨에게 부탁하게 된 거군요...”

“그렇습니다. 아인게이츠 군은 자기 누나가 어째서 마약을 시작했는지는 몰라도, 현행범으로 잡혀가는 것은 죽어도 원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말을 마치고 테일러는 다시 캔을 집어 커피를 마셨다. 그 사이, 메이는 궁금한 게 생겨 곧바로 테일러에게 질문을 시작했다.

“음, 테일러 씨가 이 사건을 성공적으로 해결하면 그 길버트라는 얘는 자기 누나를 찾을 수 있고, 이 사건에 협력한 저는 그 미스티라는 사람이 알고 있다는 중요한 정보를 기삿거리로 만들 수 있겠지만 테일러 씨에겐 뭐가 떨어지는 건지 궁금하네요. 아까도 얘기했지만 구 항구 사람이면 거의 무보수로 일하고 있는 걸텐데요?”

 돈 얘기를 꺼내는 메이의 태도는 아까보다 더 진지했다. 테일러는 메이의 말을 차분히 들은 뒤 조용히 입을 열었다.

“사실 뭘 받을 뻔하긴 했습니다. 아인게이츠 군은 저에게 오기 전에 다른 탐정 사무소 두세 군데에서 퇴짜를 맞고 왔는지 절 보자마자 ‘돈 없어 보인다고 무시하지 말라, 훔친 것도 아니다‘ 라면서 옷 주머니에서 금괴를 꺼내더군요. 그 무거운 걸 어떻게 갖고 온 건지... 당연히 딱 봐도 그게 전 재산 같아 보여서 안 받았고, 그 대신 저도 미스티 아인게이츠를 찾게 되면 물어 볼 게 있다는 걸 알아내서 이 일을 맡기로 했습니다.”

“물어 볼 거라, 그게 뭔가요?”

“미스티 아인게이츠가 투약하고 있는 신종 마약은 루마노프 과격파에 의해 유통되고 있습니다. 5년 전의 전쟁을 다시 일으키려는 그 놈들 말이죠. 그 마약은 과격파의 주요 자금줄입니다. 저는 아인게이츠 군에게 마약 얘기를 듣고 미스티 아인게이츠가 납치된 이유가 마약과 관계 있을 것이라 추측했고, 곧바로 아인게이츠 군의 누나가 일했다는 그 펍을 조사했습니다. 펍은 갑자기 문을 닫은 상태였지만 펍 뒤쪽에 있는 벽을 잘 뒤져 보니 비밀 문이 하나 나오더군요. 그 안으로 들어가 보니, 펍의 카운터와 창고에서 다량의 마약과, 레베데프 저격 미수 사건에 쓰인 루마노프제 탄환이 잔뜩 발견되었습니다. 아마 미스티 아인게이츠는 자신이 일어난 곳에서 마약이 거래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그 배후에 레베데프 저격 사건을 꾸민 놈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다가 우연히 펍 어딘가에 숨겨진 무기 및 탄환을 봤거나, 그들이 음모를 꾸미는 걸 엿들은 것을 들켜서 납치된 것일 겁니다. 다른 말로 하면, 미스티 아인게이츠는 루마노프 과격파의 마약 밀매 조직에 관한 사실이나, 저격 미수 사건에 대해 무언가 중요한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 전 그 정보를 경찰에 넘겨 돈을 받을 수 있겠고,”

“전 저격 사건의 배후에 대한 기사를 쓸 수 있겠네요.”

 메이는 테일러의 말을 절묘하게 받아친 뒤 캔커피를 마셨다.

“그러면 왜 입막음용으로 납치된 미스티 아인게이츠가 어딘가에 감금되거나 살해되지 않고 서던크로스 홀에 나타난 건지 설명이 안 되긴 하지만, 아직 이 사진 속 인물이 미스티라는 보장은 없으니 좀 더 큰 사진이 나온 뒤에 확인해도 늦지 않을 것 같습니다.”

 테일러는 필름통을 꺼내 메이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다행히 아직은 경찰이 제가...아니, 우리가 라고 해야겠군요. 찾는 사람을 찾진 못한 것 같으니, 아직 시간은 있습니다. 그러니 일단 사건 해결에 진전이 생기면 제가 먼저 화이트베리 양에게 연락하겠습니다. 혹시나 저보다 먼저 무언가를 알아내게 된다면, 아까 받은 명함에 있는 번호로 연락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중간에 말실수를 한 탓인지 잠시 당황하긴 했지만, 테일러는 이내 할 일이 다 끝났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사이, 사무실 문에 있는 풍경이 딸랑 하고 열리더니, 헝클어진 머리의 소년이 들어왔다.

“저 왔어요. 일은 어떻게... 어, 거기 있는 누나는 누구에요?”

“아, 아인게이츠 군이군요. 저번에 아인게이츠 군이 찾았던 사진을 찍은 신문 기자, 메이 화이트베리 양입니다. 저희에게 협력하기로 했으니 앞으로 자주 보게 될 겁니다.”

“네가 길버트구나. 방금 테일러 씨에게 얘기는 들었어. 잘 부탁해.”

 세 사람은 테일러의 소개 덕분에 빠른 속도로 인사를 나눴고, 길버트는 책상에서 서류를 정리하고 있는 테일러에게 다가갔다.

“우리 일을 도와 줄 사람이 생겼으니, 잘 된 거네요?”

“아직은 지켜봐야 합니다. 일단 화이트베리 양에게서 사진의 원본 필름을 받아냈으니...”

 메이는 잠시 사건의 진전에 대해 익숙하게 얘기하는 두 사람을 바라보다 점심 내내 자기 사진으로 숨은 그림 찾기를 하느라 점심을 건너뛰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떠올렸다. 다행히 아침을 많이 먹어 둔 덕에 그렇게까지 배고프진 않았지만, 길버트의 초라한 행색을 보아하니 길버트는 하루에 한 끼 정도 건너뛰는 건 일상다반사인 것 같아 보였다. 그래서, 메이는 두 사람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잠깐, 길버트. 오늘 점심 못 먹었지?”

“어, 어떻게 알았어요?”

“척 보면 알지.”

 테일러와 얘기를 나누다 놀란 듯 뒤를 바라본 길버트의 표정을 보자, 메이는 길버트가 보지 못하게 고개를 숙인 뒤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내가 너네 누나에 대해 좀 알고 싶은 게 있어서 말인데, 여기서 볼일 다 보고 나서 나랑 밥 먹으며 얘기나 좀 해 보지 않을래? 이 근처에 가정식 요리 잘 하는 집 하나 알고 있는데, 내가 살게.”

“정말이요? 고마워요! 화이트베리...”

“그냥 메이 누나라고 불러.”

 밥 얘기에 표정이 확 밝아지는 길버트에게 메이는 씨익 웃어 보였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메이는 머릿속으로 길버트와의 인터뷰 소재를 짜고 있었다.

 

Resolver Episode 1 : 길버트 아인게이츠의 그림자

Chapter 1 : 교차하는 두 사건

To be contiu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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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없입니다.

예전에 읽은 소설 작법서에서 '대화만으로 이야기의 전개를 처리하는 건 세련된 방법이 아니다' 라는 말을 보고 격하게 공감했는데, 이 부분을 쓰면서는 그걸 어길 수 밖에 없더라고요. 뭐, 앞으로 쓰면서 좋은 기회가 오겠죠.

다음 달부턴 훈련도 많아서 글 쓰기가 힘들어질 테니 좀 더 써야 할 텐데 분량도 제 성에 안 차고. 뭐, 아직 초반부니 일단 계속 써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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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흐린하늘
확실히 대화가 조금 많고 길긴 하네요. 상황이나 심리 묘사를 조금 더 해주셨으면- 3인칭이라 힘든가(....)
일단 중간에 커피를 마시는 식으로 대화를 조금씩 끊어 봤긴 한데 여전히 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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