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안샤르베인 0 2,478

병사들은 조금씩 진군 중이었다. 이야기로는 제네시스 장군이 있는 야영지에 합류한 뒤 최종 목적지로 간다고 했다. 그는 여전히 말없이 그들을 따르고 있었다. 여전히 이름은 몰랐지만 상관없었다. 어차피 꼬마 아니면 살림꾼으로 통하고 있었고, 그도 굳이 다른 이름을 붙여달라고 하지 않았다.

조사는 큰 진척이 없었다. 이상한 생명체가 나돈다는 소문은 있었지만 사람들은 곧 잊어버렸다. 눈 앞에 나타나질 않았기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이야기를 들으려고 아이에게 집적대는 사람도 있었으나, 그가 입을 꾹 닫은 채 함구했기 때문에 몇번 물어보던 사람들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이거 별 일이 없어서 심심할 지경이네."

"인마. 안 나오는 게 좋은 거야."

 

병사들의 잡담을 뒤로 하고 그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묘한 느낌이 들었다. 얼마 전 바깥바람을 쐴 때 마주했던 그 기운이었다. 그것도 숨막힐듯이 강한 기운. 그러나 주변 사람들은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는 현자의 말로 접근했다.

 

"어르신. 잠깐 말씀드릴 게..."

"무엇이냐?"

"이 주변, 뭔가 좀 이상합니다."

 

현자는 한번 슥 둘러보았지만 고개만 약간 갸웃거릴 뿐이었다. 노인이 그에게 물었다.

 

"이상하다니, 무엇이?"

"예?"

 

이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단 말인가? 금방이라도 주변을 옥죄어올듯한 이 기운이. 그가 무언가 더 말하려는 순간 앞에 가던 일행들이 멈춰섰다. 졸지에 앞사람들과 부딪치게 된 병사들이 불평을 늘어놓았다.

 

"뭐야, 멈추라는 명령도 없었는데."

 

하지만 불평은 금새 사그라들었다. 아니, 사그라들 수밖에 없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광경이 그들의 눈 앞에 펼쳐졌기에.

처음엔 그저 쓰러지는 것으로만 보였다. 하지만 그들 눈앞에서 무너져내린 것은 이미 사람이라 할 수 없는 고깃덩이였다. 날고 기는 베테랑이라 해도 이때는 첫 출전을 한 병사들과 다름없이 한 모습이 되었다.

 

"으아아악!"

"뭐 뭐야! 무슨 일이 일어난 거냐고!"

 

그들은 순식간에 공황상태가 되었다. 무슨 일이냐고 물어본다 한들 대답해 줄 사람이 있을리가 없었다. 그는 현자를 바라보았다. 그도 앞에서 벌어진 상황에 당황하고 있었다.

 

"대장, 대장은 무사한가?"

 

한 사람이 간신히 상황파악을 했지만 그들 앞에 닥친 건 최악의 결과였다. 대장조차도 이 살육 속에서 무사하지 못했다. 일부는 넋을 놓은 표정이었고, 일부는 자신만이라도 살아나가겠다고 도망치려고 했고, 일부는 제네시스 장군을 찾아가는 게 좋지 않겠느냔 의견을 보였다. 누구의 의견이 옳은 지 쉽게 결정 내리기 힘든 상황에서 그것은 또 나타났다.

이번에는 제대로 볼 수 있었다. 병사들은 경악했다.

 

"저, 저게 뭐야?"

"괴물이다! 모두 도망쳐!"

 

그는 눈이 커졌다. 그 괴물은 한 눈에 보기에도 이상했다. 체격에 비해 한쪽 팔이 비대하게 커져 있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이상한 건 팔에서 느껴지는 기운이었다.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한 기운이 팔 하나에 응축된 상태였다. 괴물의 울림은 단순히 흉폭함 때문인지, 아니면 저 마나로 인한 괴로움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가 멍하니 보고 있는데 누군가가 그를 끌어당겼다.

 

"뭘 멍하니 보고 있는가!"

 

현자였다. 그는 그제사 현자의 말 뒤로 올라탔다. 이미 병사들은 제각기 달아나기 바빴고, 괴물도 쫓아오고 있었다. 더 생각하고 있을 틈이 없었다. 사람들은 달아나기 시작했다. 

Author

Lv.1 안샤르베인  3
0 (0%)

등록된 서명이 없습니다.

Comment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53 만월의 밤 自宅警備員 06.26 2360
252 추락. 댓글1 양철나무꾼 06.14 2435
251 헌신하는 아내 이야기 3 (끝) 네크 06.13 2168
250 無力と言う罪_after 블랙홀군 06.08 2247
249 예전에 쓴 즉흥시? 댓글1 귤탕자MAK 06.08 2291
248 無力と言う罪_Borderland 댓글1 블랙홀군 06.05 2357
247 남자로 돌아왔는데 두근거림이 멈추지않는다 댓글1 네크 05.23 2516
246 헌신하는 아내 이야기 2 네크 05.22 2360
245 헌신하는 아내 이야기 1 네크 05.16 2367
244 단상 1 WestO 05.11 2332
243 안개왕 이야기 네크 05.09 2350
242 여느 4월 때와 같은 날씨였다. Novelistar 05.04 2387
241 백마를 탄 놈 랑쿤 04.29 2545
240 무제 YANA 04.29 2499
239 꿈을 꾸는 이야기 네크 04.19 2339
238 부재 greenpie 04.19 2262
237 애드미럴 샬럿 4 폭신폭신 04.12 2334
236 통 속의 뇌 댓글1 네크 03.22 2502
235 Robot Boy - 2 댓글1 Novelistar 03.17 2550
234 Robot Boy - 1 댓글1 Novelistar 03.14 2399
233 마법사가 우주비행사를 만드는 법 댓글1 Heron 03.11 2500
232 239Pu 댓글1 Heron 02.25 2487
231 디트리히 루프트헬름의 이야기 (1) 네크 02.24 2454
230 별의 바다와 열두 이름들 이야기 네크 02.15 2549
229 운명론자 이야기 네크 01.25 2451
228 붉은 찌르레기 이야기 네크 01.23 2385
227 천랑성 作家兩班 01.18 2438
226 마녀 이야기 2(끝) 댓글1 네크 01.17 2457
225 마녀 이야기 1 댓글2 네크 01.16 2491
224 미래의 어떤 하루 주지스 01.07 2382
223 시간 야생의주지스 01.07 2512
222 그 해 가을 - 上 Novelistar 12.18 2804
221 애드미럴 샬럿 3 폭신폭신 12.15 2466
220 기관사 아가씨 16편 폭신폭신 12.06 2573
219 매장昧葬의 후일담後日談 Novelistar 11.10 2804
218 있을 때 잘해. 댓글1 Novelistar 10.31 2492
217 유리 구슬과 밤이 흐르는 곳 - 2 Novelistar 10.25 2367
216 상담사님과 함께 작가의집 10.24 2507
215 프로자식 레나 10.23 2553
214 유리 구슬과 밤이 흐르는 곳 - 1 Novelistar 10.21 2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