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박

안샤르베인 2 2,199

엘리자드 시네스, 익숙한 이름이었다. 현 시네스 가의 주인이며 왕실 근위대의 훈련대장. 그리고 제네시스 장군의 부인. 시네스 가는 이 나라가 있고부터 항상 왕실의 호위와 군사의 훈련을 도맡아 해왔다. 그래서 왕가와 가장 가까운 가문 중 하나이기도 했다.

그런데 어째서 이 자는 그 이름을 언급한 것일까? 소년의 눈썹이 움찔하는 걸 그는 놓치지 않았다.

 

"죄송하지만 도와주실 수 있으십니까? 그 분을 꼭 뵈야 합니다."

 

그가 갑자기 손을 잡아서 하마터면 뿌리칠 뻔 했다. 다행히 자국이 남을 정도로 잡은 건 아니었다. 다만 올려다보듯 보는 자세에서 간절함이 느껴져왔다. 태도가 손바닥 뒤집듯 바뀌는 이 사람의 본모습은 어느 쪽에 더 가까운 걸까?

문득 눈길이 상대의 허리춤으로 향했다. 허리 부근에 돌돌 말린 천이 잘 묶여 있는 것이 보였다. 그게 무엇인지 소년은 바로 알아보았다. 

소년은 잠시 생각했다. 이 자는 굉장히 특이한 심부름꾼이었다. 우악스런 힘도 힘이지만 좀 전의 움직임도 보통 사람이 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에 반해 소심해 보일 정도로 예의를 챙기고 있었다. 강함에 비해 허술한 점이 많았다.  

암살자나 스파이라면 처음 보는 이에게 타겟의 이름을 술술 흘리지 않을 것이다. 소년은 잠시 그를 떠보기로 했다.

 

"맨 입으로?"

 

상대가 눈에 띄게 당황하는 것이 보였다. 그는 입을 벌리는가 싶더니 다물곤 손가락으로 턱을 잡았다. 예상대로의 태도라 소년은 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솔직히 내가 당신의 뭘 믿고 알려줘야 돼? 날 납치한 사람한테?"

 

상대는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었다. 좀전에 자신을 납치한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잘못했다는 자각은 하는 듯했다. 일부러 강하게 나왔는데도 뭐라고 하지 못하는 걸 보면. 소년은 이참에 그를 이용하기로 마음먹었다.

 

"뭐, 부탁을 들어준다면 도와 줄 수 있을지도 모르지."

"무슨... 부탁 말입니까?"

 

긴장한 어조가 역력했다. 소년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쉬워. 간단한 거야."


Author

Lv.1 안샤르베인  3
0 (0%)

등록된 서명이 없습니다.

Comments

흐린하늘
어린애가 여간 잔망스럽지가 않네요.
안샤르베인
잔망스럽죠 여러모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13 雪遠 - 3 Novelistar 10.15 2361
212 雪遠 - 2 Novelistar 10.06 2523
211 개목걸이 댓글2 주지스 10.05 2543
210 (본격 아스트랄 판타지)성스러운 또띠야들의 밤-1 댓글3 greenpie 10.04 2453
209 길을 무는 악마 댓글4 작가의집 10.03 2656
208 Resolver(리졸버) - 4 댓글2 [군대간]렌코가없잖아 10.03 2481
207 雪遠 - 1 Novelistar 10.03 3278
206 Resolver(리졸버) - 3 댓글2 [군대간]렌코가없잖아 09.28 2460
205 walking disaster 1.1 - 구원 댓글2 전위대 09.28 2480
204 추격 안샤르베인 09.26 2330
203 휴식 안샤르베인 09.25 2327
202 죽음의 완성. 댓글2 흐린하늘 09.24 2295
201 부탁 댓글2 안샤르베인 09.24 2470
200 정리 안샤르베인 09.23 2508
199 반의 성공, 반의 실패 안샤르베인 09.22 2429
198 합류 안샤르베인 09.21 2269
197 드러남 안샤르베인 09.21 2168
196 Reslover(리졸버) - 2 댓글2 [군대간]렌코가없잖아 09.20 2327
195 의논 댓글2 안샤르베인 09.20 2351
194 도주 안샤르베인 09.19 2236
193 의심 안샤르베인 09.19 2233
192 전투 댓글2 안샤르베인 09.17 2337
191 습격 안샤르베인 09.17 2171
190 기억 안샤르베인 09.15 2183
189 [습작] 죽음을 거스르는 방법 Prologue 댓글4 앙그라마이뉴 09.14 2443
188 Resolver(리졸버) - 1 댓글5 [군대간]렌코가없잖아 09.14 2420
187 위험 안샤르베인 09.14 2539
186 예감 안샤르베인 09.13 2171
185 일행 안샤르베인 09.12 2282
184 심문 댓글2 안샤르베인 09.12 2294
183 관찰 안샤르베인 09.12 2464
182 발견 안샤르베인 09.11 2615
181 무슨 일이 있었나? 안샤르베인 09.10 2271
180 알현 댓글6 안샤르베인 09.10 2225
179 서찰 안샤르베인 09.09 2201
178 Resolver(리졸버) - 프롤로그 [군대간]렌코가없잖아 09.09 2186
177 이성적인 악함 댓글1 작가의집 09.08 2232
176 전달 댓글2 안샤르베인 09.05 2229
열람중 협박 댓글2 안샤르베인 09.04 2200
174 반항 댓글2 안샤르베인 09.03 2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