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노벨 부작용

다움 0 2,393

 착한 미소년 미아 꼬맹이의 운명적 만남, 지금 이 상황을 이렇게 정의하고 싶다. 물론 미소년은 나, 꼬맹이는 차분한 단발에 검은 선글라스를 쓰고, 어울리지 않게 입을 삐죽 내민 여자애. 나란 착한 사람은 건방진 미아 꼬맹이를 돕고 있었다.  

 

 "길 잃은 거 아니라니까. 그냥 길이 멋대로 움직인 거야!"

 

 "그래그래, 넌 길을 잃지 않았겠지, 하지만 길은 너를 잃었어."

 

 알 수 없는 말에는 알 수 없는 대답을 해주는 것이 인지상정. 길이 멋대로 움직이다니, 여기가 '호구'와트라도 되나? 역시 꼬맹이들의 상상력은 대단하다 대단해. 그런데 말야.

 

 "꼬맹아, 너 이름이 뭐니? 나이는 몇 살이고? 어디 가던 길이야?"

 

  "우악, 기분 나빠, 왜 그렇게 꼬치꼬치 캐묻는 거야?  도움같은 거 필요 없어, 애당초 길을 잃은 게 아니니까!  게다가 꼬맹이 아니거든! 열다섯 살이야!"

 

 꼬맹이 맞잖아. 열다섯 살이면, 내 열여덟 상식피디아가 말했다. 열다섯은 꼬맹이라고, 그나저나 이거 위험한데? 이런 꼬맹이가 보호자도 없이 혼자서 다니다니, 이러다 큰일나면 어쩌려고, 요즘 세상이 험악해져서 사건사고도 많이 일어나는데, 걱정이 된다. 사실을 말하자면, 난 로리콘이다. 나는 믿는다. 로리는 사랑이다. 로리는 정의다. 그러므로 난 로리를 지켜야만 할 이유가 있다.

 

 "아무튼, 난 너를 내버려 둘 수가 없어. 나쁜 사람 만나면 어떡해?"

 

 내 말에 꼬맹이의 인상이 구겨졌다. 그전부터 안 좋았던 것 같은데, '더욱더' 나빠졌다니 신기하네..

 

 "너가 그 나쁜 사람이라고 내 직감이 말했어, 내 직감은 틀린 적 없으니까. 확실해. 아~ 진짜 짜증나네, 내가 뭘 한 거람."

 

 꼬맹이는 그런 말을 하며 길을 갔다. 길을 갔다. 아까 전에 두리번 거렸는데? 길을 갔다. 쟤, 제대로 가고 있는 거 맞나? 지금부터 내가 하는 일은 스토킹이 아니다. 미행이 아니다. 다만 신경쓰여 저 꼬맹이의 뒤를 밟기로 했다. 

 

 첫 번째 코너에서 오른쪽으로 돌고, 두 번째 코너에서 오른쪽으로 돌고, 세 번째 코너에서 오른쪽으로 돌고, 네 번째 코너에서 오른쪽으로...

 

 "야! 너 아까부터 뱅뱅 돌고 있다!"

 

 꼬맹이의 어깨가 흠칫하는 게 보였다. 그래도 쳐다보진 않는군. 꼬맹이는 내 말을 무시하며 계속 앞으로 갔다. 

 

 횡단보도를 건너서, 첫 번째 코너에서 왼쪽으로 돌고, 두 번째 코너에서 왼쪽으로 돌고, 세 번째 코너에서 왼쪽쪽으로 돌고, 네 번째 코너에서 왼쪽쪽으로.... 안되겠어 이 녀석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난 꼬맹이의 어깨를 붙잡았다. 그 꼬맹이가 나를 본다. 난 말했다.

 

 "넌 너무 아청아청하게 생겨서 위험해, 이렇게 돌아다니면 감방갈지도 모른다고?"

 

-------------------------------------------------------------

 

 

 본 소설은 철저히 픽션입니다. 세 살차이 커플의 알콩달콩한 러브코미디 소설인데... 실은 한가지 목적을 위해서 쓰였습니다.

 

 "아청아청" 이 단어를 한 번 써보고 싶었어요. 생각했던 것보다 좋은 퀄리티는 나오지 않았지만, 실현 성공!는 재탕도 성공!

Author

Lv.1 다움  2
0 (0%)

등록된 서명이 없습니다.

Comment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53 만월의 밤 自宅警備員 06.26 2376
252 추락. 댓글1 양철나무꾼 06.14 2455
251 헌신하는 아내 이야기 3 (끝) 네크 06.13 2190
250 無力と言う罪_after 블랙홀군 06.08 2268
249 예전에 쓴 즉흥시? 댓글1 귤탕자MAK 06.08 2314
248 無力と言う罪_Borderland 댓글1 블랙홀군 06.05 2382
247 남자로 돌아왔는데 두근거림이 멈추지않는다 댓글1 네크 05.23 2542
246 헌신하는 아내 이야기 2 네크 05.22 2384
245 헌신하는 아내 이야기 1 네크 05.16 2395
244 단상 1 WestO 05.11 2358
243 안개왕 이야기 네크 05.09 2382
242 여느 4월 때와 같은 날씨였다. Novelistar 05.04 2416
241 백마를 탄 놈 랑쿤 04.29 2570
240 무제 YANA 04.29 2534
239 꿈을 꾸는 이야기 네크 04.19 2364
238 부재 greenpie 04.19 2285
237 애드미럴 샬럿 4 폭신폭신 04.12 2360
236 통 속의 뇌 댓글1 네크 03.22 2526
235 Robot Boy - 2 댓글1 Novelistar 03.17 2579
234 Robot Boy - 1 댓글1 Novelistar 03.14 2428
233 마법사가 우주비행사를 만드는 법 댓글1 Heron 03.11 2521
232 239Pu 댓글1 Heron 02.25 2515
231 디트리히 루프트헬름의 이야기 (1) 네크 02.24 2487
230 별의 바다와 열두 이름들 이야기 네크 02.15 2592
229 운명론자 이야기 네크 01.25 2478
228 붉은 찌르레기 이야기 네크 01.23 2407
227 천랑성 作家兩班 01.18 2459
226 마녀 이야기 2(끝) 댓글1 네크 01.17 2483
225 마녀 이야기 1 댓글2 네크 01.16 2516
224 미래의 어떤 하루 주지스 01.07 2409
223 시간 야생의주지스 01.07 2538
222 그 해 가을 - 上 Novelistar 12.18 2823
221 애드미럴 샬럿 3 폭신폭신 12.15 2493
220 기관사 아가씨 16편 폭신폭신 12.06 2595
219 매장昧葬의 후일담後日談 Novelistar 11.10 2830
218 있을 때 잘해. 댓글1 Novelistar 10.31 2519
217 유리 구슬과 밤이 흐르는 곳 - 2 Novelistar 10.25 2390
216 상담사님과 함께 작가의집 10.24 2531
215 프로자식 레나 10.23 2574
214 유리 구슬과 밤이 흐르는 곳 - 1 Novelistar 10.21 25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