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의 미래다 - 3

민간인 0 2,485
 

 평소라면 오전수업을 한 뒤 아르바이트를 하기 전까지 집에 있었겠지만, 고양이 생각을 하니 정말 집에 가기 싫었다. 집 대신 피씨방에 있다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오니 집안은 아침처럼 난장판이었다. 아침처럼 똥을 바르진 않았지만, 이번엔 오줌이었다. 엉망인 집안에 화보다 한 숨 부터 먼저 나왔다.
 고양이 미래는 망연해하는 내게 다가왔다. 네 발로 서다 엎어지고, 다시 섰다 엎어지기를 반복해서 왔다. 그리고서 오줌 냄새 나는 축축한 털을 내 발에 비볐다. 내가 발로 미래를 밀자 고양이 미래는 한 번 야옹하더니 몸을 구부려 털을 핥았다.
 "넌 정말 손이 많이 가는 고양이구나."
 나는 고양이에게 말했다. 고양이는 알아듣기는 커녕 듣지도 않았다. 나는 아침에 했던 것처럼 고양이를 다시 화장실에 넣었다.
 앵앵거리는 울음소리. 다시 빤 걸레. 순식간에 써버리는 페브리즈. 집안을 정리하고 뜨거운 물로 고양이를 씻겼다. 귀와 눈에 물이 들어가지 않게 하며 샴푸로 벅벅 문질렀다. 아침보단 화가 누그러졌고, 체념하며 고양이를 씻겼다.
 고양이를 말린 뒤, 고양이의 털 핥기를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 고양이에 대한 정보를 찾았다. 고양이의 털핥기는 '그루밍'이라고 불렀다. 너가 말해주었던 하악질도 나왔고, 꾹꾹이와 우다다, 골골이도 보았다. 전부 고양이의 행동에서 따온 의태어였다. 꾹꾹이는 앞 양 발을 번갈아 누르는 것이었다. 어미 젖을 빨 때 젖이 잘 나오도록 한 행동이 어른 고양이가 되어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나왔다. 우다다는 말 그대로 우다다 달려가는 행동. 사냥과 연결된 고양이의 습성이라고 설명되었다. 골골이는 골골송이라고도 하는데, 고양이가 기분좋을 때 내는 목울림이었다. 우리 고양이가 골골이를 해주었어요, 글을 보며, 나는 고양이 미래에게선 골골이를 영영 듣지 못할 것 같았다. 아쉽게도 뇌성마비 고양이에 대한 정보는 보이지 않았다.
 고양이는 그루밍을 마쳤고, 나도 게임을 하는 대신 고양이를 도왔다. 고양이의 밥먹기를 도와야했는데, 고양이 미래는 스스로 일어나지 못해서 내가 대신 일으켜주었다. 놀랄만큼 폭신하고 부드러웠다. 고양이는 일으켜주어도 밥먹기가 불편한지 사료를 입으로 물지 못했다. 나는 한 손으로 고양이를 안고, 한 손은 사료를 떠 고양이 입에 대어주었다. 고양이는 배가 고팠는지 몇 번 씹지도 않고 삼켰다. 나는 고양이에게 연민했다. 사료통에 있는 사료 절반을 먹으니 더 이상은 먹지 않았다. 물을 떠주니 혀를 낼름거리며 반 컵을 마셨다.
 고양이는 내가 좋아서 몸을 의지했다기 보다 살기위한 수단으로 의탁한 듯했다. 최소한의 신뢰만 주며, 내게 고맙다는 표시도, 의식도 하지 않았다. 아무려면 어떠랴. 나 역시 고양이보다 고양이의 포근함, 온기에 의지했다. 내일부턴 지침대로 점심에 집에 있을 때 고양이를 돌보기로 마음먹었다. 그 다음에 다시 알바를 나가고.
 고양이가 나를 거부하지 않자, 나는 너가 주었던 지침들을 실행했다.
 밥을 먹인 뒤 운동을 시켰다. 나는 구석에서 고양이용 장난감(너는 쥐돌이라고 부르는)을 꺼냈다. 그러자 고양이의 눈빛이 달라졌다. 동공이 커지며, 죽기살기로 구석에 숨어들어가 쥐를 보았다. 나는 쥐를 흔들었다. 내가 마치 쥐인양 쥐돌이를 구석에 숨겨놓았다. 자, 미래, 이제 너의 차례다. 미래는 쥐를 잡기 위해 뛰쳐나와 달려들었다. 그건 안쓰러운 부림이었다. 미래는 달리지 못해 옆으로 누운 채 다리짓을 했고, 똑바로 오는 것도 아닌 곡선을 그리며 뛰어왔다. 나는 미래의 버둥거림을 보며 웃었다. 쥐를 조종해 미래를 움직이게 했다. 미래는 자신이 웃음의 대상이 된지도 모르고 맹렬하게 기었다. 이내 나는 짠해졌다. 이게 진짜 쥐였으면 미래는 한 마리도 잡지 못했을 것이다. 어미에게서 독립하면 일주일도 살지 못하리라.
 고양이가 충분히 뛰어다닌 뒤, 나는 쥐돌이를 고양이에게 주었다. 고양이는 쥐돌이를 깨물고 할퀴며 가지고 놀았다. 한동안 나는 그 모습을 바라만 보았다.
 고양이게 쥐돌이에 흥미를 잃을 즈음, 나는 고양이를 무릎 위에 눕혔다. 배가 보이도록 뒤집으려는데, 고양이가 슬쩍 반항했다. 나는 힘으로 고양이를 못움직이게 하고는 배를 문질러주었다. 지침 중 하나인 배마사지였다.
 고양이는 내가 배를 만져주기를 싫어했다. 앵앵 울며 싫다고, 하지 말라고 했으나 내가 계속 만져주자 울음이 점차 작아졌다. 기분이 좋은지 눈을 감았다. 싫어! 싫어……, 좋아로 이어지는 고양이의 앙탈이 귀여웠다. 나는 배에 이어 몸을 문질러주었다. 근육이 굳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고양이는 싫은 부위에는 싫다고 반응했다. 하지만 점차 허락하는 부위가 많았다. 마사지 받는 고양이를 찍어 너에게 보내주었다. 너는 서울로 간 이후 답장이 늦었지만, 이 때는 바로 답장했다.
 미래 기분 좋은가보다.
 그리고 너는 또 이어,
 미래  배변하는 거 도와줬어? 물었다.
 아니. 나는 대답했다.
 원래 고양이는 알아서 잘 싸는데, 미래는 몸이 안 좋아서 도와줘야 해. 안 그럼 아무데나 싸.
 어떡하면 되는데?
 자기가 마려우면 도와달라고 울 거야. 화장실에서 미래를 들어주면 돼, 너무 높이 들진 말고. 서있게만 해주면 되니까.
 알았어.
 너는 물었다.
 미래랑 많이 친해졌어?
 나는 대답했다. 모르겠어.
 나라고 생각하고 도와줘. 혼자서는 지낼 수 없는 아이니까.
 응, 알았어. 공부는 어때?
 뭐 힘들지…….
 나는 응원했다.
 힘내고! 기다리고 있을테니까.
 고마워ㅋㅋㅋ... 라고, 너는 답장했다.
 나는 미래의 배변을 도운 뒤 컴퓨터를 만졌다. 컴퓨터를 만지며 시간을 죽였다. 시간을 죽이며, 나는 마음 한 구석으로부터 도망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무엇으로부터? 결정으로부터, 결정에서부터 시작되는 행동으로부터. 그리고 불안으로부터. 불안은 너가 서울로 간 이후 늘었다. 너가 답장이 늦을 때, 내게 숨기는 듯한 말줄임표를 볼 때, 나는 괴로웠다. 너는 나의 기쁨이었으나, 이제는 아니었다. 너는 너무 멀었다. 나는 이런 느낌을 게임의 로딩과 함께 밀쳤다. 그리고 잠 들 즈음, 나는 너무 먼 네게 먼저 자겠다며, 잘 자라고 카톡을 보냈다. 나는 대답을 기다렸지만 너는 확인조차 않았고, 나는 뜻모를 상실감과 함께 잠들었다.
 나는 일어나며 발을 꼼지락했다. 무언가 물컹하고 폭신한 것이 있었고, 그건 미래였다. 나는 고양이를 느끼며 일어났다. 내가 일어나자 고양이도 따라 일어났다. 입을 쫙 벌리더니 다리를 뻗어 기지개켰다.
 "잘 잤어?"
 나는 고양이에게 인사하고는 고양이의 식사와 배변을 도왔다. 그런 뒤 내가 밥을 먹고 씻었다. 학교로 가며 고양이의 화장실을 정리했다. 똥과 오줌으로 굳은 모래를 싸서 나가 밖에다 버렸다.
 오전수업 후 다시 집으로 와서 미래를 돌보았다. 나는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아르바이트하기 위해 갔다. 자취방 근처에 있는 '남도낙지'. 오후 두 시서부터 저녁 여덟 시까지. 사장님의 부탁에 따라 더 길어질 수도 있고, 짧아질 수도 있다. 오후 수업이 있는 수요일과 목요일은 수업을 마치는 대로 바로 간다. 주말에도 일하는데, 대신 내 편의를 많이 봐주었다. 예를 들어 데이트 때엔 시간을 조정해주거나 빼주었다. 최저임금에서 천 원이 낮은 시급이었지만, 크게 고되지 않고 식사를 해결할 수 있어 만족했다. 안에서 직원 분들이랑 밥을 먹거나, 남는 반찬은 싸갈 수도 있었다. 자취생이 자주 낙지 먹기란 쉽지 않다. 여기서 모은 돈으로 학비랑 생활비를 해결했다. 복학 후 3학년 부터 시작했으니, 이제 일 년 정도 한 셈. 그러다보니 얼굴이 익은 손님도 있었다. 이 집 단골인 근처 고물상 배 사장님. 내게 유일하게 팁을 주셨던 분이었다. 오늘도 다른 분이랑 저녁을 드시러 오셨다.
 "야 니 잘있었나."
 "네, 안녕하세요."
 "뭐 시킬지 알제?"
 "네, 여기 전골 하나요. 술도 시킬까요?"
 "아니, 됐다. 오늘은 안 마실라고. 또 일있어서."
 배 사장님은 오지랖이 넓어서 평소에도 내 이모저모를 물으시고, 앞으로의 일, 진로도 걱정하셨다. 하지만 나는 그 부분이 부담스러웠고, 불쾌하거나 성가셨다.
 나는 배 사장님의 상을 차려드리고 너에게 카톡을 했다. 너는 서울에 올라간 이후로 답장이 늦었고, 확인과 답장의 간격도 벌어졌다. 나는 조바심이 났다. 이 조바심은 너와의 거리에 안달하는 내 자격지심일까. 나는 너의 페북을 보았다. 페북을 보는 일도 즐겁진 않았다. 어느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남자친구가 없는 줄로 알 정도로, 거기엔 나에 대한 이야기가 없었다.
 "어이, 니는 이제 개학했나."
 개강요? "네, 얼마 안 됐어요." 나는 스마트폰을 집어넣고 대답했다.
 "이제 4학년이지?"
 "네."
 "진로는 정했나?"
 "아뇨."
 나는 웃었다. 이 다음에 나올 말도 알고 있었다.
 "어차피 전공 살려서 안 한다고 안했나. 아저씨가 몇 군데 알려준데 거기서 일하지. 처음에 한 일 이년만 고생하면 될기라. 돈도 꽤 받고 한데이."
 어느 중소기업의 경리, 승강기 기술직, 건설현장 측량 관련, 배 사장님이 말해준 것들. 자기 밑으로 오라는 얘기도 했으나, 얼마 전에 사람 구했다고 그 얘기는 이제 안 하셨다.
 "생각 정해지면 알려드릴게요. 저 아직 1년 남았어요."
 "오야 알았다. 니 여자친구랑은 잘되나? 서울 갔다 안했나."
 "네 그렇죠, 뭐……."
 "잘 되는 게 아인갑네, 얼굴 보니. 니는 걔 많이 좋아하나."
 "네."
 "걔는 니를 많이 좋아하고?"
 나는 자신이 없었다.
 "모르겠어요."
 사장님은 웃었다.
 "모르면 되나! 좋아하면 좋아한다, 싫어하면 싫어한다 알아야지."
 나는 너를 점점 모르는 대신 미래를 알아갔다. 미래는 날이 지날 수록 잘 때마다 꾸물꾸물 기어들어왔고, 발에서 다리로, 다리에서 허리로, 허리에서 겨드랑이로 올라와 기대잤다. 그러면서 내게 보이는 너는, 점점 내가 없었다.
 일을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고양이 두 마리를 보았다. 하나는 스쳐 지나가는 고양이었고, 하나는 원룸 건물 구석에서 사료를 먹던 검정과 주황이 섞인 카오스 고양이었다. 카오스 고양이는 암컷만 나온다고 했다. 수컷이 나올 확률은 삼십만분의 일이라고 했다. 카오스 수컷이 나올 확률과 뇌성마비 고양이가 나올 확률 중 어느 것이 더 높을까. 나는 고양이에게 아는 척을 했다. 안녕?
 고양이는 나를 빤히 보더니, 홱 뒤돌아 도망갔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속을 알 수 없는 눈이었다. 나는 고양이가 먹던 밥그릇을 보았다.
 내가 스쳤던 고양이는 얼마나 되었고, 알아차리지 못한 고양이는 얼마나 되었나. 고양이들은 항상 내 주위에 있었으나, 쉽게 보이지 않았고 보지도 않았다. 그 고양이들을 누군가가 챙겨주었다. 고양이 사료가 담긴 그릇은, 그 누군가의 활동이었다. 미래를 키우면서 그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집에 들어가니 미래가 나를 반겼다. 미래는 뛰다 넘어지기를 반복하며 내게 왔다. 나는 미래를 안아들었다. 잘 있었어? 보고싶었어.
 나는 미래에 대한 지침을 실행했다. 그러면서 미래를 위해 뭘 하면 좋을지 생각해보았다. 좁고 구석진 곳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럴만한 장소나 놀이기구를 만들어주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인터넷을 보니 그런 장소보다는 캣타워가 나왔다. 아니다. 미래는 오르지 못하니까. 아니, 작게 만들어줄까? 나는 밖에 나갔다. 사료를 챙겨 고양이 밥그릇에 넉넉하게 부어준 뒤 미래의 놀이터를 만들어볼 요량이었다. 나는 구상했다. 큰 상자와 작은 상자를 챙길까? 테이프를 붙여야겠지? 방이 그리 크지 않으니까…… 그 때 전화가 왔다. 너에게서 온 전화였다.
 잘 있었어?
 뭐 그렇지. 너는?
 나야 그냥…….
 공부는 어때. 괜찮아?
 응 뭐 그럭저럭.
 이제 날 풀리니까, 너무 피곤하지 않게 몸 챙기고.
 응, 알았어.
 너는 사근사근했다. 나는 위화감을 느꼈다. 왜? 나는 너가 내게 무언가를 말하려는 걸 알았다.
 근데 왜 전화했어? 무슨 할 말 있어서 한 거 같은데.
 그러자 너는 한참을 뜸들이더니 말했다.
 ……우리, 헤어지자.
 어? 나는 내가 잘못들은 줄 알았다. 너가 다시 말했다.
 헤어지자.
 왜? 내가 물었다. ……내가 뭐 잘못했어?
 아냐. 너는 말했다. 그런 거 아냐. 넌 좋은 사람이야. 너는……
 아냐. 나는 말을 끊었다. 지금 서울로 갈게. 역으로 나올래?
 그러지 마.
 나오는 게 어려워? 내가 그리로 갈게. 노량진이라 그랬지?
 그러지 마, 오지 마. 응?
 너는 내게 처음으로 부탁이라고 할 만한 태도로 말했다. 내가 말했다.
 내가 노량진 어딘지는 구체적으로 모르니 역으로 나와있어. 집에서 옷만 차려입고 바로 갈테니까.
 노량진 아냐. 오지 마…….
 나는 집으로 가다 멈춰섰다. 노량진이 아니라고? 노량진이 아니라고? 그럼 어딘데?
 ……신림이야.
 신림? 신림 왜?
 나 지금 혼자 있는 거 아냐. 다른 사람이랑 같이 있어.
 나는 내게 처음으로 화를 냈다.
 대체 무슨 말이야!
 …나 서울에 남자친구 있어.
 남자친구? 나는 아까부터 계속 되물었다. 남자친구?
 서울에 있어. 서울 오기 전부터 만났는데…… 이 사람은 잘못 없어. 내가 잘못한거야, 내가.
 기다려, 신림으로 갈게.
 아냐, 오지……
 나는 전화를 끊었다. 집에 가서 옷과 지갑을 챙겼다. 나가려니 미래가 울었다. 아냐, 너는 잘못 없어. 너는 아무 잘못도 없어……. 나는 무슨 마음이었는지, 미래도 같이 챙겨 들었다. 미래는 얌전히 있었다.
 상행 KTX에서, 나는 너가 내게 유래없이 카톡을 많이 보낸 상황을 지켜보았다. 너는 계속해서 카톡을 보냈고, 나는 확인하지 않았다. 난 너의 모든 말을 보고싶었으나, 동시에 보고싶지 않았다. 나는 신림으로 가는 지하철만 확인하고는 폰을 꺼버렸다.
 나는 너의 말을 떠올렸다. 너는 아무 잘못도 없어. 나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은 걸까. 아무 잘못도 하지 않은 게, 실은 잘못이 아니었을까. 나는 당혹스러웠고, 괴로웠고, 당혹스러워서 괴로웠다. 나는 너의 잘못을 믿고싶지 않았고, 그래서 끊임없이 잘못을 내게 전가하려고 했으나, 나의 잘못없음에, 막다른 길에 다다른 것처럼, 또 당혹스러웠다. 나는 너를 추궁하고 싶었고, 동시에 용서하고 싶었다. 네게 화를 내고 싶었으나, 동시에 네 앞에서 울고 싶었다. 나는 너에게 무어라 말해야 할까. 너무 많은 말들이 또아리를 틀고 있어, 막상 말해야 할 때가 오면 막힐 것만 같았다.
 많은 말들- 분노와, 억울과, 호소와 그 밖의 모든 것들의 방향은 하나였다. 너를 다시 돌아오게 하는 것. 하지만, 과연, 그럴 수 있을까. 나는 너가 떠났음을 어렴풋 예감했고, 이제 확인한 것이다. 나는 믿고 싶지 않았던 것일 뿐이다. 나는 다시 묻는다. 너는, 돌아올까. 내가,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나는 내 감정들을 어렵게 밀치며, 다시 너를 부를 행동과 말을 생각했다. 하지만 떠오르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말은 없었다. 떠난 마음을, 이미 남의 사람이 된 너를 돌아오게 할 말 따위는 없었던 것이다. 너는 서울로 가며 어떤 꿈을 꾸었으리라. 그것은 누구를 위한 꿈이었을까.
 나는 서울에 도착한 뒤 폰을 켰다.
 
 -----------
 
 다음이 마지막.

Author

Lv.1 민간인  2
36 (3.6%)

등록된 서명이 없습니다.

Comment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73 고래 댓글6 레이의이웃 08.31 2339
172 切段 댓글4 Novelistar 08.27 2439
171 납치 안샤르베인 08.26 2274
170 마주침 댓글4 안샤르베인 08.18 2341
169 뒤를 무는 악마 댓글2 작가의집 08.10 3040
168 작문 쇼 댓글2 민간인 08.10 2488
167 애드미럴 샬럿 2 폭신폭신 07.30 2371
166 검은 나비의 마녀 댓글1 블랙홀군 07.17 2445
165 애드미럴 샬럿 1 폭신폭신 07.15 2487
164 섬 저택의 살인 9 댓글2 폭신폭신 07.06 2412
163 섬 저택의 살인 8 폭신폭신 07.04 2495
162 네버랜드 - 3. 엄마? 마미 07.03 2478
161 섬 저택의 살인 7 폭신폭신 07.03 2385
160 네버랜드 - 2. 알브헤임 마미 07.02 2297
159 섬 저택의 살인 6 폭신폭신 07.02 2416
158 섬 저택의 살인 5 폭신폭신 07.01 2316
157 도타 2 - 밤의 추적자 팬픽 Novelistar 06.30 2366
156 섬 저택의 살인 4 폭신폭신 06.29 2294
155 네버랜드 1. 웬디 그리고 피터팬 마미 06.28 2294
154 라노벨 부작용 다움 06.27 2398
153 파리가 사람 무는거 본적 있어? 댓글2 다움 06.27 2719
152 카라멜 마끼아또, 3만원 어치 민간인 06.26 2465
151 섬 저택의 살인 3 폭신폭신 06.26 2262
150 섬 저택의 살인 2 폭신폭신 06.24 2251
149 섬 저택의 살인 1 폭신폭신 06.23 2290
148 무제 민간인 06.22 2432
147 발을 무는 악마 댓글6 작가의집 06.19 2542
146 [본격 휴가 나온 군인이 쓰는 불쌍한 SF 소설] 나방 (#001 - 강산은 변하지 않았다. 변한 것은 사람뿐) 레이의이웃 06.11 2441
145 인문혁명 댓글2 Tongireth 06.11 2783
144 손님을 맞는 이야기. 폭신폭신 06.05 2423
143 훈련소에서 댓글1 폭신폭신 05.25 2489
142 [공모전에 낼 소설 초안] 꿈, 혁명, 그리고 조미료와 아스피린 (1) 댓글1 BadwisheS 05.19 2574
141 학교에 가는 이야기. 폭신폭신 05.13 2459
140 세달만에 첫사랑을 만나러 가는 이야기 폭신폭신 05.12 2223
139 뚜렷 한흔적 댓글2 다움 05.10 2466
138 Spinel on the air(스피넬 온 디 에어) - 프롤로그 [군대간]렌코가없잖아 04.26 2264
137 마지막 약속 댓글3 안샤르베인 04.18 2393
136 빛이 지는 어둠 속 작가의집 04.14 2585
135 아름다웠던 하늘 김고든 04.10 2479
134 이별의 아침 아이언랜턴 04.09 22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