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eperux-ziram 의 페허 안에서

가올바랑 0 2,521
  저녁 어스름이 질 때 즈음 나타나는 두 개의 달, 푸른 큰 달과 그 뒤를 이어 나타나는 붉은 작은 달, 이 떠오르고 수 많은 별이 밤 하늘을 장식하는 밤. 
수백년을 이어 온 Xeperux-ziram제국의 건축물이 별빛을 받아 빛나던 그 야경을 누가 기억할 수 있을 것인가. 아쉽게도 나 이외에는 그 누고도 기억하지 못하리라.
누군가 있다 하더라도 그 혹은 그녀가 지금 바라보는 풍경은 내가 보는 것과 같이 한때의 빛을 잃은 건물들이 박혀있는 황량한 땅 위로 잔인하게 박혀 있는 빛들이 떠올라 있는 하늘을 보고 있으리라.
  언제부터 우리의 땅이, 아니 우리의 별이 이만큼 망가진 것일까.
  꼬리를 쓰다듬어 보며 생각해 보면 그 때가 4~5년 전이었을 것이다. 새로운 식민 행성을 발견했으며, 이전에 발견했던 식민행성들보다 가장 발달된 문명들이 자리잡았다는것을. 때문에 우리 Kordurk  행성정부 총독은 처음이자 마지막 명령으로, 이들을 우리의 문화 아래 들이자는, 최초로 비군사적으로 이들을 점령하자는 제안을 해 왔다. 일주일 간의(그들의 행성 기준으로는 거의 한 달)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함으로서 언어와 제도적인 문제를 거의 해결하였고 마지막 서명을 하기 전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 
  그 별, Ea-r-sh의 누군가 대사를 독살한 것이다. 그것도 그냥 독이 아닌 마약으로.
  이것은 우리에게 크나 큰 분노를 불러들었으며, 그것이 일으킨 결과는 자명했다.
  전쟁이었다.
  서로를 몰라 생긴 일이라거니, 문화와 생태적 차이를 극복해야 한다거니 하는 말 따위는 필요하지 않았다. 이전의 옳은 방법을 따랐어야만 했던 것이다. 솔직히 웜홀 항법이나 하다못해 차원-퓨즈를 응용한 플라즈마공법의 기법의 기초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생물체들에게 문명과 문화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커다란 망상이었다. 대사는 자신의 망상으로 인해 자멸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의 가르침을 통해 우리가 이전의 별들 처럼 이곳을 새로운 식민지로 삼으리라.
  그들이 그토록 호전적이지 않았다면 그렇게 되었으리라.
  그들은 자신의 목숨을 아낄 줄 몰랐다. 우리의 병기들 하나를 갖기 위하여 Ear-sh-an열 명 중 다섯 명이 플라즈마에 녹아내리고 네 명을 단분자 커터의 제물로 삼으면서 결국 한 명이 무기 하나를 훔치고 달아나는 것을 기본전술로 삼았던 자들이었다. 결국에는 대사를 독살했던 그 독을, Nu-tel-ra를 사용하여 아군마저도 죽일 것을 각오하고 뿌려대던 자들이다. 우주선을 직접 전함에 들이받아가면서까지 그 독을 뿌려 우리를 모두 죽이려 하던 자들이었다.
  그리고 지금에 이르렀다. 내 고향 별에 독이 뿌려지던 날에 나 이외의 모든 자들이 독에 중독되며 환각을 보며 무너져갔다. 너무 맜있었다고, 더 먹싶다고. 차라리 나를 죽여달라고 비명을 질렀다면 지켜보는 자들이 덜 괴로웠을텐데.
  그들이 Ea-r-sh점령군의 기함을 빼앗을 것을 시작으로 그들은 그들이 직접 침략을 위해 내려오는 대신 생화학 폭탄을 각 행성에 무차별적으로 폭격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각 행성들의 모든 연결은 끊어지고 Xeperux-ziram제국의 모든 방어수단은 무력화되기 시작했다.
  거기에 이곳에까지 Ear-sh-an들이 들이닥치지만 않았어도 몰래 시공간 왜곡 은폐장을 써가며 잔해 속을 파헤치며 먹을 것을 찾지는 않았으리라.

  그리고 에너지 캔 하나를 잔해 속에서 빼면서 나는 소리에 민감하게 굴지도 않았으리라.
  스륵 와르르르르
  "Geogi Nuguya!"
  '시공간 왜국 은폐장, 2페이즈 시동'
  "Delta thri, Museun Ilinga?"
  '2페이즈 가동되었습니다'
  은폐장이 가동되었다. 이제 그들이 눈치채기 전에 빨리 움직여야한다.
  "Bang-gum Muanga Umzikinun soriga-"
  "Babogatun sorima, Gromeon E MoSheon Senserga-"
  빨리 움직이자, 하지만 그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그 망할 연장 눈알들이 작동하기 전에...
  "Hull, Jinzza Itne?"
  "Delta one, yeogineun Delta thri. Waegyaein Saengjonzaga itda. Jwapyoneun..."
  합금 파편들 위로 지나갈 때에도 신중해야만 한다. 그것들을 딛는 순간 일어나는 진동이 그들에게 들키지 않게, 그들이 날 찾아내지 못하게...
  "Delta Por! Ab JJok Eu Ro Ga! ... Delta Tu! Neo Neun..."
  이미 들켰다면 더 이상 쫒지 못하게.
  "벡터컴, 가용 가능한 네트워크 검색."
  '보안 네트워크 72개를 발견했습니다.'
  검색 키워드 드론! 검색시 전부 가동! 삽입 : 프로토콜 레드 웨이브! 빨리!
  '프로토콜 레드 웨이브 시작합니다. 본 기능은 피아식별기능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반복합니다, 본 기능은...'
  ...뭐?
  "Uaaak, Strike One! Gongjung Jiwonel! Droneida! Dron Ddutda!"
  이런 젠장! 레드 웨이브가 방범기능일 줄만 알았지 전면전 기능일 줄 누가 알았겠어!
  '..원하지 않습니다. 
   모두 안녕히 주무십시오'
  "Uaaak, Nu-tel-ra, Nu-tel-ra Eerditsso!!"
  "Jinjeonghae! Gigyaehantae gugeon Antonghae!"
  글루토늄 합금 잔해들 사이로 솟아오르는 도시 방어용 터렛들과 바로 옆에서 잔해들 속에서 깨어난 드론들을 확인한 후 나는 바로 발걸음을 옮겼다.
  '은폐장 감지되었습니다. 시공간 강제 동기화 진행됩니다. 10zec 내에 인가받은 보안 코드를 실행하지 않을 시 
  은폐장 및 방호역장들은 모두 해제됩니다'
  아... 안돼!

=============================================
제가 예전에 말한 '소설제 XCOM에서 외계인이 인간에게 털리는 이야기를 아무도 안 써서 제가 쓰는 이야기'입니다.
그래도 누텔라에 중독이라니, 생각보다 덜 잔인한 걸지두요?
본래는 외계인 생존자를 고문하는 데까지 쓰려고 했는데 너무 잔인해서(...) 그냥 자기 함정에 자신도 휘말리기 직전에서 간략히 끊습니다.

Author

Lv.1 가올바랑  3
0 (0%)

등록된 서명이 없습니다.

Comment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33 따뜻함을 사고 싶어요 다움 04.09 2416
132 Evangelion Another Universe 『始』- Prologue 벨페고리아 04.08 2269
131 [어떤 세계의 삼각전쟁] 난투극 - 2 RILAHSF 04.04 2391
130 어느 늦은 봄의 이야기 언리밋 04.03 2264
129 The sore feet song 블랙홀군 04.02 2345
128 짧은 글 댓글2 다움 03.27 2388
127 [자연스러운 문장 연습] 귀머거리 BadwisheS 03.26 2421
126 더러운 이야기 댓글2 기억의꽃 03.23 2449
125 언제든지 돌아와도 괜찮아 [군대간]렌코가없잖아 03.18 2476
124 죽음의 죽음 댓글3 더듬이 03.16 2548
123 현자 더듬이 03.16 2292
122 애드미럴 샬럿 폭신폭신 03.15 2516
121 [어떤 세계의 삼각전쟁] 난투극 - 1 RILAHSF 03.07 2498
120 유정아 댓글1 민간인 03.05 2600
119 LOM Sentimental Blue Velvet Ground 終章 - 상념 Novelistar 03.04 3134
118 [어떤 세계의 삼각전쟁] 관리자 댓글3 RILAHSF 02.27 2539
117 Vergissmeinnicht 블랙홀군 02.26 2469
116 [시?] 첫사랑 Caffeine星人 02.24 2657
115 [어떤 세계의 삼각전쟁] 4월의 전학생 댓글3 RILAHSF 02.22 2786
114 시시한 시 Sir.Cold 02.22 2724
113 전설의 포춘쿠키 댓글1 민간인 02.19 2577
112 [단편] 미네크라프 Caffeine星人 02.17 2642
111 [푸념시] 씻어내자 박정달씨 02.17 2492
110 어느 소녀의 사랑 이야기 댓글2 블랙홀군 02.16 2401
109 나는 너의 미래다 - 끝 민간인 02.14 2450
108 나는 너의 미래다 - 3 민간인 02.12 2485
107 [창작 SF 단편] - 인간, 죽음 Loodiny 02.10 2538
106 Hazelnut 댓글2 블랙홀군 02.09 2519
105 나는 너의 미래다 - 2 민간인 02.07 2622
104 Workerholic-Death In Exams(3) Lester 02.02 2439
103 카펠라시아 기행록 - 1 댓글2 [군대간]렌코가없잖아 02.01 2491
102 [소설제 : I'm Instrument] 종료 & 감평 댓글11 작가의집 02.01 2860
101 [소설제 : I'm Instrument] 갯가재 Novelistar 01.31 2873
100 [소설제 : I'm Instrument] 새벽의... 앨매리 01.31 2555
99 [소설제 : I'm Instrument] 열시까지 BadwisheS 01.30 2481
98 [소설제 : I'm Instrument]Color People Lester 01.30 2848
97 이복남매 이야기 블랙홀군 01.30 2430
96 [창작 SF 단편] - 열역학 댓글3 Loodiny 01.27 2712
95 부고(訃告) 댓글2 가올바랑 01.25 2421
94 마그리트와 메를로 퐁티 그 사이에서. 댓글2 Sir.Cold 01.25 25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