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무라의 중국여행기 (01) 안개낀 베이징으로

호무라 0 3931

4학년 마지막 기말고사가 끝나고 마지막 사학과 총회에 참석하면서 저는 이제 대학생 생활의 끝이 다가옴을 느꼈습니다. 물론 실질적으로 졸업식이 남았지만 그건 공식적으로 대학 생활의 종지부를 찍는 것일 뿐이죠. 그래서 이번 중국 여행은 각별했습니다. 대학교 시절 마지막 여행이니까요.

저는 이번에는 내일투어의 금까기 상품을 이용햇습니다. 직접 비행기표를 사고 호텔 구하는 것보다 훨신 싸게 먹혀서 말이죠. 그래서 총 여행경비는 그 금까기 상품으로 439,000원, 환전을 2천 위안(한국 돈으로 대충 38만원 정도)를 챙겨갔습니다.

12월 22일 저는 캐리어에 짐을 챙겼습니다. 노트북, 보조배터리, 스마트폰, 속옷, 양말, 그리고 옷 두벌, 파카 하나로 말이죠. 그리고 23일 아침 저는 바로 김포공항으로 갔습니다.

김포공항은 5호선을 타고 쭉 가니 바로 도착이더군요. 위치만큼은 최고입니다. 제가 사는 곳에서 한시간도 안 걸리니까요.

그런데 지연이라니.. 중국남방항공과 대한항공 베이징편 두개가 이렇게 된 것을 보고 늦어봐야 한두시간이겠지 하고 가볍게 여겼었죠.

 

김포공항은 인천국제공항에 비하면 규모나 시설이 떨어지지만, 그래도 다른 나라 공항들과 비교하면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에 먹칠할 수준은 아니고 준수한 편입니다.

 

이런 젠장.. 전부터 베이징 스모그 심하다는 소리를 뉴스와 다른 사람들에게 지겹게 들었지만 이정도일줄이야...

 

지연되었다면서 쿠폰을 주더군요. 문제는 전 이미 점심으로 냉면을 한그릇 비웠다는거. 이럴 줄 알앗으면 밥 안먹고 오는건데 말이죠. 일단 파리바게트에서 빵을 샀습니다. 그리고 그게 현명한 선택이 되었죠.

 

 

 

거의 두시가 되어서야 받은 표. 중국남방항공 직원들도 연착이 이렇게 되는 걸 보고 난처해하는 표정이더군요. 저도 로밍한 걸 두번이나 시간 변경을 하는 삽질을 했죠.

 

출국장으로 들어가는데 일본인 학생들이 우글우글거리더군요. 그 다음으로 많이 보이는 사람은 중국인이고. 대충 이야기하는 걸 들어보니 수학여행을 여기로 온 모양입니다.

출국장은 짐검사하고 여권 도장찍고 나오는데, 들어갈 때 출국장의 컴퓨터가 잠깐 에러가 나서 10분을 더 기다렸죠. 도장 하나 찍기 위해.

 

 

 

출국장을 나오면 면세점이 보입니다. 인천공항과 비교하면 초라하지만 있을 건 다 있더군요.

 

 

 

 

 

 

해는 저물고, 출국장 게이트는 갑자기 바뀌고.. 차라리 이럴 줄 알았다면 잠이나 푹 자고 오던가 아니면 김포공항에 있는 백화점에서 아이쇼핑이나 할 걸 그랬습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비행기를 타니 아주 반갑기 그지없더군요.

 

 

 

 

비행기는 작은 편이고 avod같은 것은 없습니다. 표 값이 아주 싸니까 납득할 만합니다. avod가 없는 대신 천장에 작은 lcd 모니터가 잇어서 거기에서 영상을 툴어주긴 합니다.

잘 있거라 서울. 부디 무사히 여행갈 수 있게 기원해주렴.

 

 

 

avod와 usb 포트가 없는 건 저가항공사 같지만, 그래도 여긴 이름있는 곳인지라 이렇게 기내식도 나오고 에전의 악평과는 달리 승무원들도 친절한 편이더군요. 간과 쓸개도 다 내줄만큼은 아니지만 친절하게 응대해주는 느낌은 듭니다. 중국남방항공 첫인상은 이정도면 합격이군요. 식사는 소불고기 정식입니다.

 

 

 

 

두시간을 날아간 끝에 중국 수도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싼 가격의 비행기라 그런가, 이렇게 내려서 버스를 타야 하더군요. 10년만에 처음 겪어보는 일이었죠. 내리자마자 공기가 매케한 게 느껴집니다.

 

 

 

 

 

중국 수도공항 시설은 깔끔합니다. 선진국 공항과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아요.

 

 

 

 

특이하게도 수도국제공항은 입국하는 통로에도 면세점이 있네요. 이용은 안해봤지만.

 

입국장에 나와서 공항철도를 타려고 kfc 옆의 한 여자에게 물어보니 처음에는 친절하게 가르쳐주는 척 했지만 택시가 더 낫다면서 끌고라려고 하더군요. 호객꾼이었죠. 자기 공항직원이라면서 명찰도 보여주고 하지만 저는 의심병 환자인지라 속을리가 있나. 그래서 뿌리치고 다시 kfc 앞으로 돌아가서 한자로 공항철도라고 써서 거기에 있는 공안에게 물어보니 지하로 쭉 내려가라면서 친절히 가르쳐 주더군요. 생각보다 공안들은 그 악명에 비해 친절하고 영어로 유창하게 가르쳐주는 걸 보고 놀랏습니다.

여기 보이는 이 표지판을 따라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쭉 내려가면 공항철도역이 보입니다.

중국 지하철은 매번 이렇게 짐검사를 하도록 요구합니다. 귀찮지만 하도 티베트와 위구르 독립운동가들의 봉기, 그리고 is의 테러위협도 있으니 납득은 갑니다.

 

표는 이렇게 기계 혹은 서비스센터에서 끊을 수 있지만 저는 이미 여행사에서 이카퉁 카드를 받아서 50위안 충전만 하고 바로 탓죠. 이카퉁은 한국의 티머니같은 교통타드입니다.

생각보다 중국의 기차는 시설도 좋고 쓸만했습니다. 그리고 공항철도는 가격이 20위안이나 되더군요. 제가 가는 곳은 베이징 지하철 10호선의 산위안차오 역입니다. 거기에 숙소가 있죠.

공항철도 산위안차오역 하차. 생각보다 중국 지하철 시설 좋네요. 이탈리아나 프랑스와는 비교할수도 없을정도고 한국이나 일본 수준이라고 단언할 만한듯.

노선도도 보면 상당히 복잡하고 정교한데, 그나마도 이 노선은 아직 미완성이랍니다.

하지만 바깥을 나서니..

 

뭐.. 그래도 이정도면 꽤 준수합니다. 그런데 이 산위안차오역은 역구조가 복잡해서 해매게 만드네요. 게다가 중국인들은 영어도 안 통해서 길 찾기 더 어려워요.

일단 어떻게 바우쳐에 나온데로 d 출구를 찾아 나왔습니다. 나오자마자 보이는 건 화려한 빌딩숲과 밤인데도 뿌옇다는게 느껴지는 스모그였습니다.

베이징 지하철은 한국과 달리 짐검사 한다는 거 말고도 이렇게 출구를 1번, 2번 이렇게 안하고 a출구, b출구 이렇게 알파벳으로 칭합니다. 헷갈리게 만드는 부분.

d출구를 나오자마자 보이는 건 중국이 자체 개발한 전투용 헬리콥터더군요. 알고보니 이 헬리콥터가 전시된 정문 뒤에는 중국의 전투기와 헬리콥터를 설계하는 설게국이 있더군요. 그래서인지 우샨카와 모직코트를 쓴 군인이 정문을 지킵니다.

 

 

 

호텔로 가는 길. 밤이라서 좀 헤맸습니다. 호텔 근처에는 이렇게 대규모 아울렛이 있더군요.

 

호텔 도착. 더블배드룸이 5만원이라니 정말 축복받은 가격입니다. 그것도 이렇게 빌딩이 즐비한 도심에. 한국방송도 나오더군요.

 

욕실도 깔끔한 편입니다. 아쉬운 건 욕조가 없다 정도? 아무튼 정말 힘들게 중국으로 온 거 같군요. 연착에 길 헤메고.. 연착만 아니었으면 예정대로 왕징과 789예술구, 산리툰을 오늘 둘러보는데 아쉽습니다. 결국 왕징과 789예술구를 빼야 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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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은 분명 바꿀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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