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무라의 유럽여행기 (08) 새로운 백조의 성, 노이슈반슈타인 성.

호무라 0 2311

1월 21일 새벽. 험난한 길을 뚫고 뮌헨에 도착했습니다. 이걸로 느낀 게 하나가 있었죠. 표 살 때는 깐깐하게 잘 확인할 것, 그리고 표는 미리 살 것. 보니까 그 직원이 당일 것으로 착각해서 그렇지 정작 며칠 후의 표는 너무나 널널하더군요. 그러면 왜 그걸로 안 샀느냐. 그렇게 하면 환불하고 다시 사야 하는데 예약비가 더 깨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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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뮌헨역에 도착했습니다. 그 때가 새벽 6시던가...

 

 

뮌헨역은 동유럽으로 가는 열차의 시종착역이나 다를 게 없는데다가 뮌헨 자체가 독일 내에서 상당한 위치를 가지고 있어서 역도 상당히 큽니다. 그리고 안에는 음식점도 상당히 많은데, 물가가 바깥과 비교해서 비싼 편도 아닙니다. 그래서 맛집을 찾아다니지 않는 사람들은 여기 안에서 끼니를 때우는 경우도 많은 모양이더군요.

제가 갔을 때는 뮌헨역에서 만화 전시를 하고 있더군요. 독일어 하나도 모르지만 대충 이해는 되네요. 독일어도 모르면서 어떻게 여행을 다니냐고요? 프랑스어, 독일어, 체코어, 이탈리아어 다 알고 다니는 여행객이 오히려 드물겁니다. 그냥 영어 표지판과 지나가는 사람 붙들고 물어보는 것, 그리고 가이드북 이 3가지만 있으면 여행 충분해요. 유럽 사람들 어지간해서 영어가 통하긴 하더라고요.

아침은 커리부어스트. 소시지에 우스터소스와 캐첩을 섞은 특제 소스, 그리고 카레 가루를 부어서 먹는 요리죠. 너무나 맛있더라고요. 우스터소스의 짭짤함과 캐첩의 상큼함, 그리고 카레 특유의 향이 소시지와 잘 어울립니다. 게다가 바게뜨도 사면 공짜로 하나 줘서 식사로 너무나 충분한 양이에요. 소시지 다 먹고 소스를 빵에 찍어먹는 사람도 있었죠. 가격은 한 3유로 정도였던가.

 

뭐 이렇게 밥을 먹은 후 뮌헨-프라하, 프라하-빈, 빈-베네치아 표를 구하려 티켓 오피스에 갔습니다. 프랑스에서는 독일갈 때 철도 예매하려고 Gare d'Est 역에 가서 독일철도청 시간표까지 인쇄해서 끊어달라고 하니 가는 날자도 안 보고 당일 것을 끊어주는 데다가 목적지 뮌헨이 아닌 오펜부르크까지만 끊어주면서 우리는 프랑스에서 출발, 도착하는 것만 해주니 오펜부르크부터는 알아서 하샘 이러더니(+나의 확인 부족으로 프랑스에서 독일 가는 길은 헬게이트 열림), 여기에서는 독일 바깥 열차도 다 끊어주는데다가 제가 원하는 날짜 표가 없자 어떻게서든 찾아서 예약해주더군요. 게다가 몇 번 플렛폼에서 타는지와, 도착해서 가장 빨리 시내 나가려면 그 역의 어느 문을 통해 가고 지하철 표는 1일권이 낫다는 등의 정보까지 다 알려줍니다. 독일인들의 일처리에 정말 감동했습니다. 정확히는 제가 만난 프랑스 철도청의 직원이 무능한 거지. 다른 사람은 보니 프랑스에서 베를린-뮌헨 표도 다 끊고 하더라고요.

여러 일들을 다 처리한 뒤 먼저 퓌센으로 갈 생각입니다. 기왕 이렇게 밤 세면서 아침 시간을 확보했으니 왕복 4시간은 족히 걸릴 이 곳에 가는 게 시간절약에도 좋겠죠.

 

뮌헨에서 퓌센까지 가는 열차는 한시간마다 한 대가 있는데 가끔은 직통이 아닌 환승 열차가 있습니다. 저는 하다보니 환승 열차를 타게 되더군요.

 

 

 

 

 

 

 

 

 

 

 

 

여기서 환승합니다.

 

 

 

 

 

 

뮌헨은 몰랐는데 알프스 산맥이 가까워지는 독일 남부는 눈이 많이 내렸더라고요.

퓌센역 도착.

 

 

퓌센역은 상당히 아담합니다. 마치 시골 역을 보는 느낌. 사실 시골 맞아요. 그런데 왜 가냐고요. 바로 호엔슈방가우에 있는 두 성, 호엔슈방가우 성과 노이슈반슈타인 성을 보기 위해서죠.

 

 

 

퓌센역에서 호엔슈방가우로 가려면 퓌센역 앞의 버스정류장에서 73번 혹은 78번 버스를 타야 합니다.

 

표는 왕복 기준으로 4.40유로입니다. 기왕이면 왕복을 타는 게 낫습니다. 호엔슈방가우에서 퓌센역까지의 거리는 상당히 멀어서 말이죠.

 

 

 

 

 

 

버스를 타고 가는 도중의 풍경도 정말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대관령 사는 사람들에게는 아마 혐짤일지도 모르겠군요.

 

 

 

 

 

 

 

버스 정류장에서 내린 뒤 위로 조금만 걸어가면 티켓 오피스가 보입니다.

 

제가 갔을때는 비수기라서 사람들이 없으니 줄 서서 10분 기다리니 바로 표를 살 수 있었죠. 하지만 성수기에는 사람이 엄청 몰려든다는군요. 그럴 때는 미리 표를 예약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표는 노이슈반슈타인, 호엔슈방가우, 그리고 두 성 세트로 파는데, 두 성 모두 성인 12유로, 학생 11유로 하던 걸로 기억합니다. 두 성을 묶은 Konigsticket은 성인 23유로, 학생 21유로죠. 재 생각에는 굳이 퓌센까지 왔으면 두 성 모두 보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어차피 둘 다 아주 가깝기도 하고 볼거리도 많거든요.

 

이 두 성은 자유롭게 입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가이드의 동행 하에 들어가야 하죠. 표에 적한 번호에 따라 들어가는 겁니다.

시간이 남았으니 호엔슈방가우 마을을 좀 둘러보죠.

 

오늘 볼 이 성들은 루트비히 2세가 짓거나 살았던 성이죠. 예술을 사랑했고, 바그너의 열렬한 팬으로 알려져 있으며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인물이죠. 자세한 건 위키를 참조하시면 되겠습니다.

 

이 두 성으로 가는 방법은 3개가 있습니다. 하나는 버스, 하나는 마차, 그리고 하나는 걷기죠. 마차는 가장 비싸지만 특이한 경험을, 걷기는 힘들지만 무료죠. 팁을 드리자면 호엔슈방가우성은 굳이 말이나 버스를 안 타도 될 정도로 가깝습니다. 타는 게 돈낭비에요.

이 노란 성이 호엔슈방가우 성이죠.

 

 

 

 

 

 

 

 

 

이 호수는 알프 호수입니다. 여름에는 이 안개에 가려져 안 보이는 알프스의 산들과 함께 아주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죠. 그런데 겨울의 안개낀 풍경도 나쁘지는 않은 거 같습니다.

 

 

 

 

 

이제 호엔슈방가우 성으로 올라가 보죠.

 

 

 

이 성은 루트비히 2세의 아버지인 막시밀리안 2세가 개조했죠. 그 전에는 버려진 성이었는데 그가 리모델링하면서 근사하게 변했죠. 루트비히 2세는 17세까지 여기에 살았고, 나중에 노이슈반슈타인 성도 이 성을 모델로 자신의 상상력과 취향을 버무려 만들었다고 합니다.

 

 

아래에서 보는 경치가 상당히 근사합니다. 노이슈반슈타인 성이 너무 넘사벽이라 그렇지 여기도 충분히 아름답습니다.

 

 

 

 

 

 

 

 

 

 

 

 

 

 

 

 

 

 

호엔슈방가우 성과 노이슈반슈타인 성은 내부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사실 이 사진들은 들어가는 입구라서 찍을 수 있던 것들이죠. 호엔슈방가우성에서 가장 인상깊던 곳 중 하나가 루트비히 2세의 침실인데 빨간색, 홍색, 파란색, 노란색, 녹색 등 원색으로 꾸며진 게 마치 공주님 방 같더라고요. 그 외에도 곳곳에 그려진 벽화와 화려한 가구와 장식품, 그리고 화려한 인테리어가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듭니다. 노이슈반슈타인성만 보고 여기를 지나치는 사람들이 바보같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여기도 너무나 볼 게 많은데. 가이드 투어는 대충 40분 정도 걸리는데 생각보다는 짧은 편입니다. 저는 여기 두시간도 더 머물 수 있는데.

 

 

 

 

 

 

 

 

 

 

 

 

이제 노이슈반슈타인성으로 천천히 걸어가 봅니다. 원래 아름다운 곳이지만 눈이 내려서인지 더 아름다운 거 같습니다. 여기 역시 시간 많고 다리 튼튼하면 저처럼 걸어보는 걸 추천합니다만 거리가 좀 되고 산 중턱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마차나 버스를 타는 것도 좋습니다.

 

 

 

 

 

 

 

 

 

 

 

노이슈반슈타인성 입구 아래에서 보는 풍경 아름답네요. 이 구름만 없으면 아마 산들도 드러나서 더 멋질거 같은데. 저 노란 성이 호엔슈방가우 성입니다. 노이슈반슈타인 성이 얼마나 높은 데 있는지 알 수 있죠.

 

 

이렇게 천천히 구경하면서 올라왔는데도 시간이 남네요. 그러면 사진 찍으러 마리엔 다리로 가야겠네요.

이 다리 자체는 별거 없지만, 거기서 보는 풍경이 아름답거든요.

 

 

 

  

 

다리에 눈이 쌓여서 조금만 실수하면 미끄러질 거 같더군요. 뭐 미끄러져도 이렇게 난간이 철저하게 지켜주기는 하지만. 그래도 마치 외줄타기 하는 그런 느낌입니다. 눈만 아니면 그런 느낌이 없을텐데.

 

 

 

 

 

 

마리엔 다리에서 사진을 찍으면 우리가 아는 그 모습이 나옵니다. 폰카+흐린 날씨로도 이정도 사진이 나오는데 만약 맑은 날에 DSLR 비싼 걸 들고 오면 얼마나 아름다운 사진이 찍힐까요.

 

 

 

 

 

 

 

 

노이슈반슈타인 성은 루트비히 2세가 17년동안 만든 성입니다. 이름의 뜻은 새로운 백조의 석성이란 뜻이라는데 딱 어룰리는 이름입니다. 대포와 폭약이 발달하고 있던 19세기에 왜 굳이 성을, 그것도 이 아름다운 자연풍경 말고 볼 거 없는 이 시골에 지었는가 하면 그 사람이 바그너와 그의 작품 로엔그린의 열렬한 팬이라서, 그 로엔그린을 그대로 제현하고 싶어서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걸 짓는 건 좋은데, 딱 봐도 비싸 보이는 이 성을 지은 거 때문에 반대파에게 욕을 엄청 먹었고, 결국 그는 의문사를 당하게 되죠. 그리고 이 성에서 그는 172일밖에 못 있었다고 합니다.

 

내부 풍경은 그냥 한마디로만 설명하자면 독일 간 사람들은 공갈협박을 해서라도 가서 보라고 하고 싶군요. 왜 성수기에 여기 보려고 4시간 기다리고도 사람들이 욕하거나 불평하기는 커녕 오히려 반하는지 알 수 있겠더라고요.

가이드 투어는 40분 정도 걸립니다. 이제 내려가야지...

퓌센역에서 뮌헨으로...

돌아오니 저녁 7시가 넘더군요. 퓌센은 확실히 갈 가치가 있는 곳이네요. 이제 내일은 간단히 뮌헨을 돌아봐야겠군요.

[이 게시물은 함장님에 의해 2015-05-03 23:24:16 자유게시판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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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은 분명 바꿀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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