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무라의 유럽여행기] (05) 긴장해 있던 파리 上

호무라 0 2457

1월 18일. 새벽에 도착해 밥을 먹은 저는 짐을 숙소에 내려놓고 유레일패스와 독일철도청에서 뽑은 시간표를 가지고 바로 파리 동역, 즉 Gare d'Est라고 부르는 곳으로 갔습니다. 파리 동역은 지하철 7호선으로 바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파리 동역에서는 독일로 가는 국제열차를 예매할 수 있죠. 그래서 저는 독일철도청 시간표까지 인쇄해서 끊어달라고 하니 가는 날짜도 안 보고 당일 것을 끊어주는 데다가 목적지 뮌헨이 아닌 오펜부르크까지만 끊어주면서 우리는 프랑스에서 출발, 도착하는 것만 해주니 오펜부르크부터는 알아서 하샘 이럽니다. 게다가 저는 그 때 날자 확인도 안 하는 실수를 했죠. 그래서 날자 고치려고 저녁에 다시 찾아와서 20분동안 말씨름을 해야 했죠. 그리고 나중에 알아보니 정작 제가 원하는 기차인 파리 동역-만하임-뮌헨 기차는 제가 원하던 날짜에는 텅텅 비어 있더군요. 내가 부주의한 것도 있지만 저 직원의 무능함으로 독일까지 가는데 또 고생했죠.

뭐, 그거만 빼면 일단 일은 끝냈죠. 파리 동역은 상당히 규모가 큰 편이고 지은지 100년도 넘어가는데도 그럭저럭 시설이 현대적입니다. 사람들도 엄청 많고요. 그만큼 소매치기도 많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표를 끊었으니 이제 루브르 박물관으로. 지하철 1호선과 7호선 환승하느라고 방금 지나쳤던 Palais Royal Musee du Louvre역에서 Musee du Louvre라는 표지판을 따라 나가면 됩니다.

 

 

 

 

그런데 제가 간 날이 주말인데다가 파리 동역에서 너무 시간을 오래 끌어서 줄이 엄청나네요. 사진에 찍힌 거 외에도 줄이 엄청 길게 늘어져 있습니다. 최소 한시간은 기다려야 할 거 같기에 그냥 패스했습니다.

지하철에서 박물관까지 지하는 일종의 지하상가입니다. 애플 스토어도 있네요. 유리 피라미드와 석조 건축물과 아주 잘 어울리는 매장입니다. 저는 여기 근처에서 간단하게 센드위치로 점심을 때웠죠.

 

 

 

한국에 한개만 생기면 좋겠습니다. 정 안 되면 지니어스 바같은 서비스라도. 이상 한 애플빠의 징징이었고 루브르 박물관 밖으로 나가 보겠습니다.

 

 

 

 

 

 

 

 

 

 

그런데 나가는 문이 좀 미로같아서 헤매게 되네요. 특히나 그 유리 피라미드 쪽으로 나가기가요.

 

유리 피라미드와 이 건물은 처음에 언벨런스하다고 욕 엄청 먹었지만 지금은 루브르 박물관의 상징이 되었죠.

그나마 여기가 조용할 때가 이른 아침과 수요일, 금요일 저녁시간 정도며, 나폴레옹 홀부터 들어가면 입장이 빠르고 편합니다. 거기의 안내데스크에서 한국어 안내서를 받거나 아니면 한국어 오디오가이드를 4.5유로 주고 빌리시면 됩니다.

꼭 봐야 할 것은 반지층에서는 쉴리관의 중세 루브르 유적, 1층에서는 쉴리관의 밀로의 비너스, 라슐리외관의 함무라비법전과 코르사비드 궁전, 드농관의 죽어가는 노예 그리고 큐피드와 프시케, 2층에서는 리슐리외관의 나폴레옹 3세 아파트, 쉴리관에 있는 사모트케의 니케상, 드농관의 모자리자 그리고 메두사의 땟목,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나폴레옹 1세 대관식이 있죠. 3층에서는 리슐리외관에서 레이스를 짜는 여인, 뒤러의 자화상, 사기꾼, 목욕하는 여인, 오달리스크가 있습니다.

 

루브르 박물관은 영국과 달리 돈을 받는데 일단 20~30유로 정도 준비해 가시는 게 좋습니다. 부담되시면 10월에서 3월까지 첫째 일요일, 금요일 저녁에 가시거나 아니면 파리 뮤지엄 패스를 챙기면 됩니다. 굳이 시간을 맞출 수 없고 공짜라는 소리를 듣고 온 엄청난 인파를 감당할 수 없다면 파리 뮤지엄 패스 사는 게 낫습니다. 그건 2일권이 42유로 정도입니다.

 

 

 

 

 

 

 

 

 

 

 

 

 

 

 

 

 

 

 

 

 

 

 

루브르 박물관을 둘러본 뒤 바로 뒤를 보면 한 개선문이 보입니다. 우리가 아는 그 개선문과 달리 아담하죠.

바로 이겁니다. 이 개선문은 카루젤 개선문이라고 부릅니다. 나폴레옹이 아우스터리츠 전투에서 대승을 한 후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지었죠. 그런데 나폴레옹은 이게 영 아니락 생각했는지 나중에 다시 새로운 개선문을 짓죠.

 

 

 

 

 

 

 

 

 

 

 

이렇게 내력이 안습하고 나머지 개선문이 너무 크다 보니 무시당하는 면이 있긴 하지만 카루젤 개선문 역시 파리에서 가장 중요한 문화재 중 하나임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무장한 병사들입니다. 제가 가기 얼마 전에 샤를리 엡도 총격사건이 터지면서 유럽이 전반적으로 치안이 엄격해졌죠. 영국만 해도 곳곳에 경찰들이 쫙 깔렸는데, 특히나 사건의 무대가 된 프랑스는 이렇게 주요 관광지나 사람 많이 몰리는 곳마다 경찰과 헌병대, 그리고 군인들이 쫙 깔렸습니다. 그 덕에 소매치기와 집시가 크게 줄었습니다. 물론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요. 샤를리 엡도 테러가 부른 그나마 긍정적인 부분입니다만, 대신 하이잭이나 폭탄테러나 무차별 총기난사같은 테러 일어날까봐 걱정이 들더군요.

카루젤 개선문 뒤로는 튈르리 공원이 펼쳐집니다. 안에는 오랑주리 미술관도 있죠.

 

 

에펠 탑은 파리 어디서든 보인다더니 사실이네요. 파리가 지형이 평평한 편인데다가 에펠탑이 유달리 높아서 말이죠.

 

 

카루젤 개선문에서 그냥 쭉 일직선으로 계속 겉습니다. 이 공원은 파리에서 가장 오래되고 아름다워서 파리지앵들에게 인기라고 하는데, 저는 조경에 대해 몰라서 아름다운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아주 넓고 시원하게 트인 건 알겠네요.

비록 소매치기 등은 줄었지만 이렇게 행상인들은 여전히 남아서 1유로짜리인 조잡한 싸구려 기념품들을 팝니다. 대개 흑인이나 집시들이 이 장사를 하는 편인데, 이들 중에서는 정말 양심적으로 물건만 파는 사람도 있지만 강매를 하거나 소매치기를 하는 사람도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뒤를 한번 둘러보고... 다시 앞으로 걸어갑니다.

 

 

 

 

 

 

 

 

중간에 연못도 두개 정도 지납니다. 빵조각 남는 거 있으면 저 새들과 사진을 찍을 수도 있죠. 저는 안 했지만. 그 전에 저 혼자 가서 셀카 말고는 나를 찍을 방법이 없는데요 뭐.

 

 

 

 

 

 

 

튈르리 정원은 루브르 박물관이 궁전이전 시절의 정원이었다고 합니다. 나중에 볼 베르사유와 쉔부른도 궁전보다 훨신 큰 정원을 가지고 있더군요.

계속 앞을 걸으면서 찍은 사진을 보니 이 대관람차가 신경쓰이셨죠? 이건 콩코르드 광장에 다다랐다는 걸 알려주고 있죠.

 

 

 

 

 

 

여기가 콩코르드 광장입니다. 루브르-카루젤 개선문-튈르리 정원-콩코르드 광장-샹델리제 거리-개선문까지는 이렇게 일직선으로 길이 나 있죠. 콩코르드 광장은 루브르와 개선문의 딱 중간 지점에 있습니다.

 

 

콩코르드 광장 뒷편에는 방금 본 대관람차와 루브르 박물관이, 광장에는 오벨리스크와 분수가 있습니다. 튈르리 정원과 콩코르드 광장은 지하철 1, 8, 12호선의 Concorde역에서 내리면 바로 가실 수 있습니다.

 

 

 

이 오벨리스크는 이집트에서 가져왔다고 합니다. 듣기로는 이 오벨리스크는 아니지만 이집트가 10년만에 고장난 시계탑과 이 보물을 바꾸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 당시 이집트인들은 이것의 가치를 모르고 그냥 이교도의 우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그랬다죠. 이래서 역사 공부와 유적을 보는 눈이 필요합니다. 만약 안목이 있었다면 수천년 된 유물을 이렇게 안 다루겠죠.

 

 

 

 

 

 

 

 

샹젤리제 거리로 가는 길. 처음에는 포장도 안 된 인도와 나무가 펼쳐집니다.

그리고 이런 석조 건물들이 나타나는데, 이 건물마다 온갖 브랜드 샵이 즐비합니다. 쇼핑하려고 온 여성들에게 있어 여기는 천국이자 블랙홀과도 같죠.

 

 

 

 

 

 

 

샤를리 엡도 사건이 난 바로 다음호.. 원래는 이 잡지는 그냥 독한 듣보잡 잡지였는데, 이 테러로 인해 엄청난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되고, 판매부수도 늘어났다고 하네요. 이슬람 과격파들은 저 잡지를 방법하려다가 오히려 광고해 준 것이 되었죠. 이런 무식한 테러나 시위보다는 무시나 센스 있는 반박이 더 효과적인 것을 아는건지 모르는건지...

그리고 역시 여기도 노상 라이브가 펼쳐집니다. 이런 거 보는 것도 재미죠. 다만 이 사람이 하는 힙합이 프랑스어라서 저는 저 사람이 뭐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게 문제랄까요.

 

 

계속 앞으로 직진합니다.

드디어 보이는 개선문.

뒷편도 찍어 봅니다. 길이 일직자선인 건 보이시죠? 망원경 같은 걸로 보면 희미하게 콩코르드 광장 뒤의 대관람차까지 보입니다.

 

샹젤리제 거리와 개선문은 지하철 1, 2, 6호선의 Charles de Gaulle Etoile역에서 내리면 바로 도착이죠.

유명 관광지에는 의례 특이한 분장을 해서 스스로 구경거리가 되거나, 아니면 노래나 춤, 각종 퍼포먼스를 펼치는 사람들이 꼭 있더군요. 이 사람은 광대 복장을 했죠. 제가 보는 동안 받은 돈만 10유로. 해볼만 한 장사 같네요.

 

 

 

 

 

 

개선문의 세부 디테일을 보면 각종 이름들로 빼곡히 차 있네요. 그리고 각종 조각과 장식으로 화려하고요.

그리고 여기 역시 총을 들고 경비하고 있네요.

 

 

 

 

이 불은 꺼지지 않는 불이라고 합니다. 프랑스 무명용사를 추모하는 것이라고 하던데 정확하지는...

 

 

 

 

 

 

 

 

 

 

 

 

 

 

개선문은 단일 건축물이지만, 그 크기와 사진상으로는 보이지 않는 세세한 디테일을 꼼꼼히 보다보면 시간이 금세 지나갑니다. 요금은 성인 기준 9.5유로, 학생 기준 6유로이며 파리 뮤지엄 패스가 먹히는데, 한번 시간이 남는다면 전망대에서 방사상 도로를 보는 것도 좋습니다. 이 도로 때문에 이 개선문이 있는 광장을 에투알, 즉 별 광장이라고 불리죠.

이 개선문 너머 보이는 문 같이 생긴 건물과 현대식 유리빌딩들은 뭘까요. 가 보죠.

 

내, 그 곳은 라 데팡스라고 하는 일종의 신도시입니다. 지하철 1호선이나 RER A선 La defance Grand Arche역에서 내리면 바로 도착합니다

 

 

 

 

[이 게시물은 함장님에 의해 2015-05-03 23:23:42 자유게시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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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은 분명 바꿀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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