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에 등 돌린 교육, '엄친딸'은 어쩌다가...

학생부에 담긴 그는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였겠지만, 승승장구하여 어느새 헌법기관이 되어 권력을 움켜쥔 그는 지금 안하무인 같은 이미지가 돼버렸다. 그의 지역구인 경기도 광명에도 급식소에서 힘겹게 일하는 조리사들과 차별받는 학교 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숱하다. 그들 중 다수는 야당 소속이었던 그를 믿고 투표했을 텐데, 그는 그들의 간절한 요구에 망언으로 답한 꼴이 되어버렸다.

황급히 '학부모로서 급식의 질이 낮다는 의미였다'는 등의 어이없는 해명을 늘어놓았지만, 오히려 들끓는 여론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됐다. '동네 아줌마'들의 학교 급식이 못마땅하면 매일 아침 자녀 도시락은 스스로 챙기면 된다는 조롱은 차라리 애교다. 그의 해명을 '왜 내 귀한 자녀가 아랫것들과 똑같은 음식을 먹어야 하느냐'는 뜻이라면서 자상하게 '번역'해주는 사람도 있다. 

순간 자문해보게 된다. 비정규직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들에게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욕설을 해댄 그의 천박한 노동관은 대체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명문대 졸업과 변호사, 국회의원으로 이어지는 이 땅의 주류로 살아가다 보니 의식이 시나브로 퇴행한 것일까. 아니면 그보다 훨씬 전 그가 어릴 적부터 노동에 대한 그릇된 가치관을 지속적으로 주입받아온 결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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