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회장 한마디에..제빵사들 "화장실 갈 시간도 없어요"

고소한 빵냄새가 빵집을 가득 채우는 점심시간, 수도권의 파리바게뜨 가맹점에서 일하는 20대 여성 제빵기사 ㄱ씨는 점심을 거른 채 케이크 만들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새벽 6시 출근해 빵 800~1000개를 굽고 난 상태지만, 3월부터 케이크 생산 시간이 오후 1시30분 이전으로 30분 이상 앞당겨져 편의점에서 허기를 떼울 시간도 사라져 버렸다. 새벽에 출근하느라 아침도 거른 ㄱ씨가 점심도 못먹고 일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26일 <한겨레>가 이정미 정의당 의원을 통해 입수한 파리바게뜨 본사 관리자와 가맹점 제빵기사 사이에 오간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대화내용을 보면 경위를 알 수 있다. 본사 관리자는 단체 대화방에서 “최근 회장님이 점포를 순회하다 케이크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며 “본사에서 생크림 케이크 생산시간 조기시행 지시가 있었다”고 전한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에스피시(SPC) 회장이 점포에 들렀다가 케이크가 진열돼 있지 않다는 것을 지적하자, 본사가 제빵기사들에게 케이크 생산을 오후 1시30분 이전으로 당길 것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빵은 빵대로 생산해야 했기 때문에, 일부 점포의 출근시간은 아침 7시에서 6시(또는 6시30분)로 앞당겼다. 19일 <한겨레>와 만난 ㄱ씨는 “물량을 맞추지 못하면 사장님(가맹점주)에게도 눈치가 보이니까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어요. 몇달 째 점심도 못 먹고, 화장실 갈 시간도 없어서 물도 안 마시는 기사들도 많아요”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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