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한국 해군은 비합리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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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함 폭침사건 이후 해군에 대한관심이 크게 늘어난건 좋습니다만, 이상하게 해군이 잘못된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소리가 정설인양 들리곤 하더군요.

 

  가장 심각하게 까이는걸 추려 보면 1. 대잠에 대한 투자 미비, 2. 콘서트함 (혹은 유령선) 독도급, 3. 대형함에 집착한 이지스함 추가 건조 인데...

 

  뭔 기본적인 사실 확인은 하고 말을 해야 웃어 넘기지 최소한의 사실관계 확인조차 하지 않고 그런 소릴 하면 방사청의 해군 장교들과 조함단 출신 예비역 장교들이 거품 물고 쓰러질 소리 아니겠습니까.

 

  1. 한국 해군은 대잠전에 대한 투자가 미비하다?

 

  우선 한국 해군이 성장하며 처해 왔던 상황을 생각 해 봐야 할겁니다.

 

  한국 해군의 당면 목표는 90년대까지도 쭉 북한의 간첩선에 대한 대간첩작전이었고, 당연히 대간첩작전에 적합한 성격의 함선을 제한된 예산 안에서 충분히 뽑아 내야 한다는 환장할 상황과 언제나 싸워 왔습니다.

 

  당장 한국 해군의 주력함인 울산급, 포항급을 잘 뜯어 보면 무장 구성이 놀라울만큼 2차대전 시절의 구축함(특히 플래처급 구축함)과 유사하다는걸 알수 있습니다.

 

  실제로 울산급은 플래처급 구축함의 후계함으로 계획, 건조된 배고 플래처급 구축함이 한국에서 부여받은 임무인 대간첩작전을 이어받아 수행한 배 입니다.

 

  실제로 한국 해군은 기어링급 구축함의 2연장 포로 그 작은 간첩선을 저격하다시피 명중시켜서 가루로 만들어버린 전적도 가지고 있고(...) 울산급 건조 당시 포의 사각 확보를 위해 76미리 포를 갑판보다 1층 정도 높은 위치에 설치하자 해군 참모 총장께서 어이가 없다는듯 보시다(사실 전방 주포를 2마운트 하지 않는 이상은 상식에 어긋난 설계긴 했으니...) "거기다 주포를 두는 경우가 어디있나?" 라며 혼을 내셨는데 엄도재 제독(예비역 해군 중장)께서 당돌하게 "그럼 구축함이 간첩선을 잡는 경우는 어디 있습니까?" 라고 받아치자 해참 총장께서 허가를 내 주셨다고도 하지요.(...)

 

  그리고 포항급은 울산급 대량건조라는 당초 목표가 돈이 없어서 엄두가 안나자 울산급의 마이너그레이드 형식으로 생산한 한국 해군의 피와 눈물의 결정체라고 할수 있겠습니다.

 

  천안함 폭침사건 당시 경계에 실패한 군인은 용서 할수 없다면서 전사자들을 정부가 너무 영웅시 한다는 미친 소리도 들렸습니다만...

 

  애당초 대수상함, 수상정 전투를 목표로 건조된 배에게 대잠 전투력을 바라는것 자체가 무리 아닙니까.(...)

 

  또 그만큼 혹사 당했고, 그 탓에 장비 수명 연장시켜가며 노인 학대하는게 특기인 한국군이 함령을 넘기자마자 바로바로 퇴역 시켜버릴 정도로 고생을 많이 한 배들인데...이런 울산, 포항급에게 천안함 폭침사건 이후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개량을 해 줬다는것 자체가 한국군이 대잠전에 전혀 무관심한게 아니라는 반증입니다.

 

  애초에 수년 안에 퇴역할 노후된 초계함에 대대적인 개량을 할 돈이 있다면 그 돈으로 대구급을 한척이라도 더 뽑아서 확실한 대잠능력을 확보하겠다는게 해군의 방침이고, 실제로 인천급의 Batch-2인 대구급은 그야말로 강력한 대잠능력을 보유함으로서 이런 비난을 일축했지요.

 

  잠수함 전력의 확보에 미온적이라는 말도 있습니다만...재래식 잠수함 17척 운용, 4척 건조중, 6척 계획의 잠수함 전력이 어딜봐서 약체입니까?

 

  대잠 무기로 가면 도대체 어디의 대잠전 포기한 해군이 신형 호위함에 대잠용 무인 소형정을 장비하고 ASROC을 국산화 시키며 신형 중어뢰를 개발 한답니까?

 

  오히려 한국 해군은 이전까지는 미온적이었을지 몰라도 최소한 천안함 폭침 이후로는 눈에 불을 켜고 대잠전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2. 콘서트함 독도?

 

  독도급 강습상륙함은 대한민국 해군 7기동전단의 기함이자 대한민국 해군의 총기함으로서 건조된 강습 상륙함입니다만 헬기가 없다는 문제가 있는건 사실입니다.

 

  사실상 한국 해군 최대급의 전투함이라 여기저기 행사에 불려다니며 콘서트함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기도 했습니다만은...

 

  애초에 독도급은 강습상륙함으로서의 가치도 있습니다만 기함답게 데이터 링크 허브로서의 능력과 항공통제능력(이건 사실상 정규 항모에 준하는 능력을 자랑합니다)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독도급은 헬기가 없다고 절대로 깡통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천안함 폭침사건과 청해진 해운 세월호 침몰 사건당시에도 독도함은 해상구조 본부로서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여 그 유용성을 증명해 보인바 있지만, 기술 탐색 당시 LPH에 대한 건조 경험이 전무한 해군에서 요구하는 기능을 다 때려 박다 보니 어찌 보면 한가지에 특화되지 않은 어정쩡한 배로 완성된 감도 없지않아 있지요.

 

  그런데 문제는 독도급이 초도함이자 한국 해군이 LPH 건조 경험을 쌓기 위한 실험적인 성격이 강한 배라는겁니다.

 

  해군과 정부도 탐색 당시 그걸 인지하고 있었고, 그래서 독도급의 건조 수량을 두척으로 잡았습니다.

 

  즉 독도를 운용한 뒤 그 운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2번함 마라도를 건조한다는 계획인겁니다.

 

  마라도가 독도에 비해 20%이상 확장이 불가능해진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소나타를 두대 산다고 통보 한 뒤 첫 차는 소나타 3를 사고 두번째 차는 EF 소나타로 살수는 있지만 두번째 차를 에쿠스를 살수는 없다는 겁니다.

 

  대형함이라면 '이게 다 똥별들의 간지용이다!' 라며 질색 팔색 하시는 분들에게 질문 하겠습니다만, 본인이 해병이고 상륙작전을 수행한다고 했을때 독도급에 타서 전차의 엄호를 받는걸 선호하시겠습니까, 상륙정에 타고 적 기관총 소사를 맨몸으로 탱킹하며 달리는걸 선호하시겠습니까?

 

  독도급과 세종대왕급은 한국 해군이 연안 해군에서 지역해군으로 발돋음 하는데 큰 역할을 한 배 입니다.

 

 

  3. 대형함에 집착해 이지스함을 추가 건조한다?

 

  어떤 분들은 이지스함이 시스키밍 공격에 취약하다는 이유로 전력으로서의 가치가 낮다고 하시는데, 이지스함의 탐지 능력으로 못잡아낸다면 다른 배도 못잡습니다.(...)

 

  일본이 한국보다 대북 미사일 발사 관측에서 우위를 점하는 이유가 바로 6척을 취역시켜둔 이지스함을 호위대군에 배치해 두고 그 탐지능력으로 미사일 발사를 관측하는겁니다.

 

  이지스함은 해군만의 자산이 아니라 적의 전략 공격을 감시하고 방어하는 3군 통합자산이라고 해도 좋을정도의 중요성을 가진 강력한 대공 방어 플랫폼입니다.

 

  다만 이걸 운영하는것도 사람이고, 기계는 사용후 정비를 해줘야 하므로 그 수량이 최소 6척은 되야 동서해를 빈틈없이 경계 할수 있고 그렇기에 추가 건조를 하는거지 군함이 뭔 장난감도 아니고 뽀대 때문에 건조를 한다? 해군 장교들한테 멱살잡힐 소립니다.

 

  실제로 연평도 포격 이후 한국 해군이 무력 시위성 훈련으로 NLL 인근에서 기동 훈련을 실시할때 세종대왕급이 모습을 드러내자 그 화약고나 다름없는 서해가 단번에 평화의 바다가 되면서 북한이 줄창 떠들어 대던 불맛 소리를 바로 닥쳐 버리기도 했지요.(...)

 

  애당초 북한과의 전쟁에서 승패를 따지는건 무의미하고 얼마나 피해를 줄이느냐가 관건인데, 이지스함의 대공경계하에 작전을 수행함으로서 그 피해를 줄일수 있는겁니다.

 

  잠수함 전력 확보, 중요하지요. 그런데 결국 해군 입장에서 작전의 끝은 강력한 수상함이 없다면 불가능하다는겁니다.

 

  사실상 7기동전단 최강의 카드이자 강력한 대북 압박 수단인 세종대왕급을 보직 늘리기용 배라느니 뽀대용이라느니 하면서 폄하 하는건 너무 심한 말이 아니겠습니까.

 

 

  여기서도 그런 말을 들었지만 인터넷 여러곳에서 해군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상황에서 해군이 생각이 없다는 식으로 말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적어 봤습니다.

 

  저도 육군 출신입니다만 최소한 다른 조직을 비판할때는 그 조직의 상황이나 사실관계는 파악을 해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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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파니  
세계의 화약고를 러브앤피스로 만드는 대왕님의 위엄만 눈에 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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