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선생님의 은밀한 계획
저번에 교육청에서 이상한 방침을 내리자,
교육청 유리창을 깨고 교육청 사람들을 매타작하겠다고 개드립을 치셨던 T모 수학선생님이 수업을 들어오셨습니다.
"그럼, 수시기간도 거의 끝나가니 출석체크를 해 보자"
출석체크 해봤더니 학생 두 명이 없었는데 무단결과더군요.
참 대담한 친구들이구만(…)
그래서 선생님 왈.
"괘씸하구만. 처벌을 내릴 테다."
"어떻게요"
"매를 때릴까"
"아뇨 선생님, 반 친구들에게 빵이나 음료수 같은 걸 돌리라고 하는 건 어떨까요"
"그건 그냥 니들이 빵이 먹고 싶어서잖아"
"빵도 먹고 처벌도 하고 일석이조죠"
"그래 그럼."
그러면서 선생님께서 갑자기 생뚱맞은 말을 하시더군요.
"너희들은 텔레파시를 믿니?"
"예? 선생님 그런 거 믿어요?"
(…)
"아니. 그런 건 없지. 하지만 다음 시간에 난 그 무단 결과생들이 들어오면 텔레파시가 있다는 걸 증명할거야."
"어떻게요"
"내가 수업을 대충 하다가, 너희들이 나한테 헛소리를 하면 내가 거기에 응수하면서 텔레파시 쪽으로 말을 끌고 갈게"
"그러고 어떻게 해야 두 결과생에게 빵을 살 수 있는데요"
"내가 텔레파시 쪽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서 너희들에게 내기를 하자고 할 거야."
룰은 대략 이렇습니다.
칠판에 3가지씩 3줄로 우물정자 형태의 격자에 서로 다른 도형을 그려놓고,
예시)
★○◇
#△□
♤♡♧
그 중 한 가지 도형을 선생님이 지목한 임의의 학생이 지시한 후(단, 적는 동안 문제를 맞출 학생은 눈을 가림)
* 즉, 그 학생이 지목한 도형은 선생님과 참여하지 않는 학생만 아는 거죠.
아홉 도형을 위에서부터 차례로 선생님이 회초리로 지목하실 거랍니다.
"그래서요?"
"텔레파시가 통한다면 참여한 학생들이 그 도형이 뭔지 맞출 수 있겠지?"
(…)
"뭐에요, 그렇게 하다 잘못하면 저희들이 망하잖아요"
"당연히 트릭을 집어넣어야지"
그래서 선생님이 제시한 트릭은 단순합니다.
아홉 가지 도형을 차례로 지목하되, 한 가운데에 있는 격자를 주목하라고 하시더군요.
* 그러니까, 위 예시 기준으로는 △가 그려진 칸이요.
"지목하는 도중 가운데 격자에 회초리가 도달했을 때 임의의 학생이 선택한 도형과 가까운 방향을 지목할 거야"
* 정확하게는, "가운데 칸을 9분할한 후 해당하는 칸에 해당하는 분할된 칸을 짚는다"
"오오 그럴싸하다"
"결과한 두 학생은 멋도 모르고 다 틀리겠지"
"그런데 그 학생들이 만약에 문제를 맞추면 어떻해요?"
"멍청하긴, 그럴 땐 너희들이 아니라고 우기면 되잖아. 걔는 어차피 처음부터 정답을 모르니까."
"와, 사악하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 그 학생들이 텔레파시 퀴즈를 틀리게 만들어서 같이 빵 사먹잡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