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고 지낼 권리'

뉴스 게시판에 올린 내용에 대해서 의견을 받는건 여기서 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기사 자체의 신빙성 이전에 이런 생각에 대해서는 따로 짚고가고 싶었으니까요.

 

제 인지 내에서 현대는 개개인의 삶에 대한 가치가 무엇보다 중요해진 시대지만, 적어도 인사 정도는 하고 사는 최소한의 인간미는 남아있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죠. 그런 제게 '모르고 지낼 권리'라는 말이 나온다는 것에 대해 잠시 비현실적인 거부감이 들었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해가 안되는건 아니더군요. 어떻게 보면 거리를 두는 것 자체도 상대와 어울리는 방법의 하나고 상대를 존중하는 방법이기도 하니까요. 극단적으로 보면 반사회적이거나 다소 다른 이를 배려하지 않으려는 과격한 의식이나 행동에 대해서는 누구라도 멀어지고 싶어하는게 당연하겠죠. 다만 처음부터 다른 이를 알아갈 수 있는 방법인 인사조차도 기피해야 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개개인의 정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긴 어려울겁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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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cocoboom  
현대는 인맥과잉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과거엔 잘해봐야 부모형제, 친척, 이웃들이나 알고 지냈지만 지금은 거기에 +@로 직장 동료들 선후배들 고객들에 학교 다닐때 봤던 인맥들도 일일히 관리해야 하고. 게다가 군대인맥까지 신경써야 하는 입장이면....

그런 맥락에서 차라리 서로 모르고 살 권리는 필요합니다. 어차피 한 사람이 관리할 수 있는 인맥은 한정돼 있는데 비해 현대는 너무 많은 인간관계를 강요해요. 인맥도 정리하고 살아야 합니다.
거시적으로 보자면 관계해야 할 사람들이 더 많고 복잡해진 시대에 필요한걸지도요. 위에서 제가 말했듯이 이것도 사람과 어울리는 방법일테니까요. 다만 그러한 방법을 써야 할 곳과 쓰지 않아야 할 곳은 구분할 필요는 있다고 보이네요. 공동 생활을 해야 하는 아파트 같은데선 자칫 서로가 서로를 거수자로 의심하는 삭막한 분위기가 이어질 수도 있고, 우리도 역시 무뚝뚝해 보이는 사람보다는 친절하고 미소가 있는 사람에게 호의적으로 대해주기도 하니까요. 그게 외모 자체에 기인한 것도 있긴 한데... 으음. 그건 또 별개의 이야기니 여기서는 논할 필요는 없겠군요.
cocoboom  
아파트처럼 다닥다닥 붙어사는데도 옆집 사람에 대해서 잘 모르거나 불편해지는건 참 아이러니한 일이죠.

하지만 그렇기때문에 모르고 지낼 권리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도 듭니다. 과거 이웃지간은 지연, 혈연으로 연결된 형태가 보통이지만 현대는 아니니까요. 오히려 사생활을 침범할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기피하는 대상으로 인식되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가령 우리 집에서 음악을 크게 틀어놓으면 그게 옆집 사생활에 영향을 주는, 피차 생활을 침해하는 경우가 많죠.

그럴 바엔 차라리 서로 공공의 매너만을 지키고 "모르고 지내는" 걸로 해두는게 부담이 덜해질지도 모르죠.
생각해보니 1인 가정이 늘어나는 실정도 고려한다면 그런 룰을 정하는걸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겠네요.

그보다 본문과는 상관이 없는 이야기지만, 비로그인 댓글 허용을 글쓰기 설정에 넣어뒀으면 좋겠네요. 주제가 과격하지만 않다면 댓글 내용도 어느정도 예상할 수 있는 범위에서 나올거 같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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